[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 ‘성서의 땅을 가다’(7)] 예수의 공생애 시작을 알렸던 여리고

등록날짜 [ 2015-08-19 10:11:43 ]

윤석전 목사(연세중앙교회): 학생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이 더 좋은 학교, 더 좋은 직급을 얻기 위해서 시험을 치릅니다. 입시경쟁과 시험경쟁에서 이겨야만 한 발 더 앞으로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성도들도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큰 사역을 할 때는 언제나 시험을 만났습니다.

 

야고보 사도는 “시험을 참는 자는 복이 있도다 옳다 인정함을 받은 후에는 생명의 면류관을 주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약1:12). 예수님께서도 공생애를 시작할 즈음 성령에 이끌려 광야에서 시험을 받으셨습니다. 바로 시험받은 그 현장으로 가 보시겠습니다.


시험산.

여리고 뒤편에 있는 시험산. 라틴어로는 ‘40일산’이라고도 하는데 이곳은 예수의 40일 시험의 역사가 담겼다. 시험산 밑에 있는 여리고성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성이다. 여호수아의 가나안 입성 시기에 파괴된 것으로 추청된다. 현재는 요르단 국경 지역에 있어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다. 시험산은 여리고성 유적에서 서쪽 1km 평원으로부터 300m 솟은 석회암 벌거숭이 산이기에 정상까지 오르려면 케이블카를 타야만 한다.

 

예수님은 시험산에서 성령에 이끌려 마귀에게 세 가지 시험을 받으셨다. 예수님은 성령에 이끌리어 가파른 산기슭을 오르셨을 것이다. ‘예수님의 기도 자리’에서 마귀는 40일 동안 금식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시험하나 예수께서는 오직 말씀으로 모든 것을 이기신다(마4:10).

 

 

윤석전 목사: 예수님이 시험받던 장소에 가 보면 ‘어떻게 저런 곳에서 시험을 받으셨나’ 할 정도로 아주 험합니다. 예수께서 시험받던 그 장소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홍순화 원장(한국성서지리원): ‘예수님이 정말로 그곳에서 시험을 받으셨는가’ 하는 문제가 있지만 믿고 현장에 가 보면 예수님께서 받으신 시험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시험산에는 절벽 사이에 수도원이 있습니다. 밑을 내려다보는 순간 현기증이 나고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여기서 시험을 받으셨다면 참 어려우셨겠구나 깨달아집니다. 그야말로 낭떠러지입니다. 그곳에 가면 예수님께서 시험을 받았다고 추정하는 곳이 있습니다. 시험산에서 밑을 보면 거기가 여리고입니다. 그 여리고 위로 보이는 산에 건물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예수님이 시험을 받았다는 곳에 세워진 시험산 수도원입니다.

 

윤석전 목사: 여리고에서 보면 시험산이 환히 보이고, 시험산에서도 여리고가 훤히 바라보입니다. 그걸 보면서 많은 느낌이 들더군요.

 

홍순화 원장: 예수님께서 시험받으신 곳이 이곳이구나 하고 보기만 하면 그냥 그런가 보다 합니다. 하지만 성지순례의 참된 의미는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현장을 답사하면서 온몸으로 당시 상황을 느낄 수 있다는 거죠..

 

윤석전 목사: 예수님께서 둘째 시험을 받으시려 예루살렘 성전 꼭대기로 올라가셨는데요. 여리고와 예루살렘의 거리는 얼마나 되며 얼마나 움직이셨을까요?

 

홍순화 원장: 여리고와 예루살렘는 38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요즘으로 보면 짧은 거리이지만 그 당시 걸어 다녔다고 하면 짧은 거리가 아니고 평탄한 길도 아닙니다. 또 재미있는 점은 예루살렘의 평균고도가 해발 760m 정도인데 여리고 지역은 해저 258m 정도라는 겁니다. 바닷속 깊이죠. 그 중턱에 시험산이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유 교수님, 예수님께서 시험을 받으셨는데요. 그 시험이 결국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말씀해 주세요.

 

유병우 교수(한영신학대학교 신약학): 성경에는 예수님께서 선지자 요한에게 침례를 받으시고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에 시험을 받으신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그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기에 앞서 마귀라고 하는 엑스트라를 등장시켜 예수가 마귀도 인정한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서 시험받은 사건을 성경에 기록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윤석전 목사: 예수님께서는 마귀에게서 세 가지 시험을 받았습니다. 예사롭지 않은 시험들입니다. 이 세 가지 시험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유병우 교수: 첫째 시험은 돌을 들어서 떡 또는 빵이 되게 하라는 것입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당시 메시아가 갖추어야 될 가장 기본적인 자질이 바로 대중, 백성의 빵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빵이 넉넉하다고 해서 인간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가치관의 전환, 즉 새로운 가치관을 가져야만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되고 하나님의 나라를 앞당길 수 있다는 교훈을 주신 것 같습니다.

 

둘째 시험은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리라는 것입니다. 마귀가 한 시험은 깜짝 이벤트를 하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네게 사람들을 현혹시킬 수 있는 그런 재주라도 있느냐’는 얘기였다고 해석해 봅니다. 마지막 시험은 마귀의 권세에 복종하라는 것입니다. 일종의 타협입니다. 딱 한 번만 눈 감고 나에게 절해라, 모든 것을 다 주겠다. 그렇지만 예수님은 타협하지 않으셨지요. 결국 이런 과정을 통해서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로서 자질을 세상에 드러내고 공식적으로 메시아로서 사역을 시작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리고에 있는 삭개오 뽕나무.

요르단 계곡에 자리 잡은 여리고는 해면보다 250m쯤 낮은 세계 최저 고도 도시다. 열대성 기후를 띤 풍요로운 땅답게 과일 파는 소년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여호수아 당시 정탐꾼 12명을 주눅 들게 했던 커다란 포도송이 생산지답게 이곳은 여전히 종려나무를 비롯한 온갖 과실이 풍부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다.

 

1993년에 맺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협정으로 여리고는 현재 팔레스타인의 행정수도로 그 역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곳에서 예수님은 소경 바디메오의 눈을 뜨게 했고(막10:46~52), 예수님이 오신다는 소문을 듣고 한 번만이라도 보려고 뽕나무로 기어오른 세리 삭개오를 불러 구원을 주시기도 했다(눅19:1~10). 삭개오 뽕나무는 현재도 구원은 간절히 구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은혜임을 우리에게 전해 주고 있다.

 

 

윤석전 목사: 여리고는 시험산 부근에 있습니다. 이 도시는 이스라엘 백성과 무척 연관이 많은 곳입니다. 그런데 지금 여리고에 가 보면 성경에 기록된 만큼 굉장한 도시 같지 않습니다. 옛날에는 번화했다고 하는데요. 홍 교수님, 지금은 왜 그렇게 황폐해졌을까요?

 

홍순화 원장: 여리고라는 도시가 옛날에는 대단한 도시였습니다. 여리고는 세계 최저 고도의 도시입니다. 해저 258m입니다. 그곳을 가려면 예루살렘 해발 760m에서부터 내려갑니다. 내려가는 길 중간에 해발 0인 시 레벨(sea level)이라는 곳을 지나가게 됩니다. 여기서부터는 “바닷속으로 들어가자”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그다음, 역사적으로 세계 최고(最古)의 도시입니다. 사람이 살기 시작한 건 BC 8000년경으로 추정하고 최소한 BC 7000년경, 지금으로부터 9000년 전 도시의 흔적이 뚜렷이 남아 있습니다. 지금으로 보면 농사를 짓는 조그마한 시골 동네이지만 그 당시에는 도시였습니다.

 

윤석전 목사: 홍 교수님, 여리고 근처에는 길갈과 히쌈궁전이 있다고 합니다. 많은 성지순례객이 그곳에 가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여리고에 쉽게 들어갈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홍순화 원장: 성지순례를 하면 꼭 가야 되는 곳이 베들레헴, 세겜, 헤브론, 여리고인데 지금은 못 들어간다 해서 성지순례 계획을 뒤로 미룬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참 반가운 소식은 2005년 4월부터 여리고 지역에 팔레스타인 자치권이 인정돼서 순례객을 막는 사람이 없습니다.

 

팔레스타인들이 오는 손님을 막을 이유는 없거든요. 그래서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나올 때는 이스라엘 땅으로 나오니까 검문검색을 받아야 합니다. 아직까지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단체로 가면 들어갈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갈급해서 꼭 가겠다는 분은 관람할 수 있습니다. 여리고에는 성경에서 매우 중요한 곳이 많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 땅으로 들어갈 때 요단강에서 기적이 일어나고 최초로 도착한 곳을 성경은 ‘길갈’이라고 합니다. 여리고가 중요한 이유는 길갈이 그 부근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리고에 갈 때마다 예수님을 생각합니다. 성지가 중요한 이유는 예수님이 그곳에 왔기 때문입니다. 삭개오도 중요하지만 예수님이 그곳을 지나셨다는 것은 확실하지 않습니까.

 

많은 분이 삭개오 뽕나무가 그곳에 있다고 하는데, 그 당시 그 나무는 아니지만, 학자들은 그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로 보이기 때문에 이것을 일명 ‘삭개오 뽕나무’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의 뽕나무는 아니고 돌무화과 나무입니다. 이 지역에 엘리사의 샘이 있습니다(왕하2:19~22). 엘리사가 이적을 일으킨 그 샘 덕분에 반경 5km 정도가 옥토가 됐습니다. 그 샘물은 지금도 흐르고 있는데, 그런 여러 의미에서 여리고는 아주 대단한 성지입니다.

 

윤석전 목사: 성경을 보면 여리고나 사마리아 이야기가 간단하게 나옵니다. 교수님의 얘기를 들으니 현장감이 있어서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예수님의 생애를 보고 있는데, 전체 틀에서 볼 때 성도들이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유병우 교수: 네. 지금까지 예수님의 탄생과 시험을 거쳐 공생애에 접어든 단계까지 왔습니다. 예수님의 공생애뿐만 아니라 예수님의 생애 전체를 살펴보려면, 성경에 나와 있는 복음서를 볼 수밖에 없는데, 문제는 복음서가 네 개라는 것입니다. 네 개 중에서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은 보는 관점이 같아서 공관복음(共觀福音)이라고 부릅니다. 이 세 개와 달리 요한복음은 다른 시점에서 예수님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신학에서는 공관복음과 요한복음을 적절하게 조화하면서 예수님의 전체적인 공생애를 보면 됩니다.

 

윤석전 목사: 공관복음서와 요한복음서에는 예수님의 공생애 기간이 차이가 나는데,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유병우 교수: 사실 예수님의 공생애의 시작과 끝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 성경을 보면 보통 예수께서 30세 되던 해에 공생애를 시작하신 걸로 되어 있는데, 원문을 자세히 보면 대략 30세지, 못을 박은 것은 아닙니다. 공관복음과 요한복음을 종합해서 볼 때 1년보다는 3년이 더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하는 것이 학자들의 추측입니다.

 

일반적으로 예수님의 공생애를 우리가 3년으로 추측하는 것은 요한복음에 근거해서입니다. 공생애 기간의 차이 때문에 같은 사건도 서로 다른 맥락으로 배열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공관복음에 예수님께서 성전을 정화하신 사건이 있습니다. 성전에 올라가서 장사꾼을 몰아낸 사건입니다(요2:14~16). 공관복음에 의하면 이 사건은 당연히 예수님의 생애 마지막 일주일간 예루살렘에서 일어난 일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요한복음에는 그것이 앞부분에 나옵니다. 같은 사건이지만 다른 맥락에서 연결되고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공생애를 시작할 때 마귀는 예수님을 시험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말씀과 능력으로 이겨 내셨습니다. 예수 믿는 수많은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와 같이 믿음의 길을 가면 역시 마귀는 핍박, 고통, 시험으로 앞길을 가로막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으로, 예수의 이름으로 이기면서 하나님의 나라에 갈 때까지 승리하는 여러분이 되시길 바랍니다. <계속>

<윤석전 목사 탐사기행 ‘성서의 땅을 가다’는 www.ybstv.com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44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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