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 ‘성서의 땅을 가다’(8)] 예수께서 선포한 하늘나라와 산상수훈

등록날짜 [ 2015-08-26 09:54:37 ]

갈릴리 호수는 이스라엘 전역에 식수와 공업용수를 대는 젖줄이기에 이스라엘의 심장부 역할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갈릴리 바다’라고도 부르는 이곳은 최저수심이 60m며, 물고기 40여 종이 살고, 연간 어획량은 5000t에 달한다. 이 호수에서 잡아 소금에 절여 말린 생선은 예로부터 이스라엘의 주요 수출 품목이었으며 예수님의 오병이어(五餠二魚) 이적의 재료가 되기도 했다.


 

갈릴리 호수(바다) 전경.


 

예수님은 공생애 활동을 갈릴리 호숫가 12개 마을을 중심으로 시작하셨고, 예수의 제자 중 6명이 갈릴리 출신이다. 또 갈릴리에는 예수님의 주요 설교 장소로 사용된 고기잡이배가 수없이 많았다. 바로 그중 하나였을지 모를 배 한 척이 갈릴리 호숫가 ‘배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주후 40년 이전 시대에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는데, 타원형이며 길이 8.2m, 폭 2.3m로 배로서는 중간 규모다.

 

윤석전 목사(연세중앙교회): 지금부터 2000년 전,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많은 사람을 가르치면서 천국 복음을 증거하신 교육 현장이 ‘갈릴리’입니다. 특히 갈릴리 호수를 중심으로 갈릴리 지역에서 예수님께서 복음을 전하시고 제자들을 가르치셨습니다. 예수께서 이처럼 갈릴리 지역에서 활동하실 만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지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홍순화 원장(한국성서지리원): 많은 분이 ‘갈릴리’ 하면 갈릴리 호수만 떠올리는데, 예수님께서는 갈릴리 호수보다는 갈릴리 지역에서 많이 활동하셨습니다. 나사렛 위쪽 부근부터 이스라엘 국경까지를 ‘갈릴리 지역’이라고 부릅니다. 예수님이 갈릴리 지역에서 활동하신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갈릴리가 교통 요충지였다는 점입니다.

 

지중해 해안을 따라 길게 뻗은 도로를 통해서 고대역사가 이어졌습니다. 이 해안도로가 내륙지방으로 들어갈 때 갈릴리 지역을 통과해서 뻗어 갈 정도로 갈릴리 지역은 교통요건이 매우 좋았습니다. 둘째, 갈릴리 지역이 이방인들을 많이 접촉할 수 있는 개방된 지역이라는 점입니다. 갈릴리 호수 오른쪽으로 ‘데가볼리(Decapolis)’라고 하는 도시 10개가 있었습니다.

 

‘데가볼리’는 헬라의 알렉산더 대왕에 의해 식민지화된 10개 도시입니다. 이 도시들은 B.C. 63년경 로마 폼페이우스 장군에게 협력하면서 자치와 통상, 면세의 특권을 부여받았고, 도시 동맹체 성격을 유지한 연합도시입니다. ‘데가볼리’는 성경에도 기록되었습니다(마4:25;막5:20;막7:31). 데가볼리 중 유명한 ‘벳산’이 유일하게 요단강 서편에 있고 나머지는 모두 갈릴리 오른쪽 개방된 지역에 있었습니다. 이렇게 갈릴리 지역은 교통의 요충지이고 개방된 지역이었기에 예수님께서 일하시기에 좋은 장소였습니다.

 

윤석전 목사: 호수와 바다는 엄연히 다른데. 갈릴리를 ‘호수’라고도 부르고 ‘바다’라고도 칭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홍순화 원장: 갈릴리 호수는 짠물이 아니라 민물이라는 점과 크기로 볼 때 호수에 해당합니다. 큰 호수가 없는 곳에서는 ‘바다’처럼 크다고 볼 수 있지만, 세계적으로 큰 호수들과 비교해 봤을 때는 갈릴리를 바다라고 칭하는 점은 무리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지 사람들은 그 정도만 해도 매우 크다고 생각해서 갈릴리 바다라고 부릅니다.

 

그 지역에서 제일 큰 강인 요단강도 우리나라의 시냇물 정도 크기거든요. 갈릴리 호수는 길이 20km, 폭 12~13km, 깊이 50~60m 정도로 대단히 큽니다. 게다가 가끔 광풍이 불면 바다 이상으로 엄청난 일들이 벌어집니다. 그러기에 ‘호수’와 ‘바다’ 둘 중 뭐라고 불러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윤석전 목사: 기독교인들에게는 ‘갈릴리 바다’가 이미 각인되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갈릴리 바다에서 제자를 부르시고, 복음도 전하셨으니까요. 갈릴리에는 어떤 특성이 있기에 갈릴리 주변에서 예수님의 사역이 많이 일어났는지 조경철 교수님께서 말씀해 주십시오.

 

조경철 교수(감리교 신학대학교 신약학): ‘갈릴리인’이라는 말에는 ‘촌놈’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본다면, 갈릴리에 주로 어떤 사람들이 살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공생애를 사실 때 갈릴리에서 하나님 나라의 메시지를 선포하셨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메시지를 갈릴리 사람에게 주로 선포했다는 점은 신학적으로 대단한 의미가 있습니다. 사실 갈릴리 지역이 지리적으로는 비옥한 곳이지만 생산물 대다수를 예루살렘에 사는 기득권층이 가져갔습니다. 갈릴리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웠고 정치적으로 박해를 받았습니다. 그런 곳에서 예수님께서 하나님 나라 메시지를 선포했다는 사실은 매우 의미 있습니다.

 

예수님도 육으로 볼 때는 목수의 아들로서 머리 둘 곳 없이 가난한 분이셨기에 예루살렘보다 갈릴리가 사역하시기에 더 어울리는 지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 힘든 사람, 억울한 사람에게 하나님 나라의 메시지가 선포되었고, 그들에 의해서 하나님 나라의 메시지가 받아들여졌다.’ 이 점이 갈릴리에서 예수님께서 공생애 대부분을 보내시면서 하나님 나라의 메시지를 증거하신 중요한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전 목사: 예수님께서 가시는 곳은 언제든지 설교 장소가 됐습니다. 수가성 우물가에서 여인에게 설교하셨고, 가버나움에서도, 납달리에서도, 시돈에서도 예수님께서는 가시기만 하면 설교하셨습니다. 특히 갈릴리 주변에서 예수님은 성경에 나타난 복음의 진수(眞髓)인 산상수훈을 말씀하셨습니다. 그 현장이 얼마나 기대가 되는지 모릅니다. 예수님께서 산상수훈으로 복을 말씀할 당시, 인류 모두 복을 받기 바라셨습니다. 예수님은 참된 복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 산상수훈, 축복의 말씀을 해 주신 장소로 가 보겠습니다.

 

 

팔복교회는 갈릴리 호수 북서해안 경사지대에 있다. 예수께서 산상수훈을 하신 일을 기념해서 지은 교회다. 1938년 이탈리아 건축가 바를루치가 설계해 건축됐다. 내부 유리창 8개에 라틴어로 팔복의 내용이 하나씩 기록되어 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복이 담긴 산상수훈 여덟 가지를 라틴어로 대하는 일은 순례객에게 은혜로운 경험이다.

 

예수께서 군중에 둘러싸여 산에 올라가 앉으셨고, 그 앞에 제자들이 나왔다. 예수께서는 당시 사람들이 추구하는 복의 개념을 완전히 뒤흔드는 하늘의 메시지를 선포하셨다. 산상수훈의 핵심적인 내용이 팔복이다. 예수님이 선포하신 복은 세상 가치와는 다른, 하나님 나라의 소망과 기쁨을 의미한다.

 

그것은 진실된 섬김과 순종을 통해서만 얻어지는 행복이다. 이것을 통해 천국 시민의 특징과 그들이 누리는 복을 말씀하셨다. 또 산상수훈은 메시아로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의 권위를 세상에 알린 위대한 선포였다.

 

“예수께서 이 말씀을 마치시매 무리들이 그 가르침에 놀래니 이는 그 가르치시는 것이 권세 있는 자와 같고 저희 서기관들과 같지 아니함일러라”(마8:28~29)

 

팔복교회.

 

윤석전 목사: ‘팔복’이 영적으로 주는 엄청난 복을 깨달으면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수님이 자라신 곳이 나사렛인데요. 나사렛에서 팔복교회까지는 어느 정도 거리인지 말씀해 주세요.

 

홍순화 원장: 예수님이 사셨던 나사렛에서 팔복교회까지는 35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팔복교회에서 가버나움까지 거리는 2km 정도입니다. 갈릴리 호수 언덕 위에 예쁜 팔복교회가 있습니다. 팔복교회에서 내려다보면 갈릴리 호수 전체가 다 보입니다. 갈릴리 호수가 길이 20km, 폭이 12~13km인데, 그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갈릴리 호수 수면에서 125m 정도 높은 지역에 팔복교회가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갈릴리 호수가 해저 210m 정도에 있어서, 따지고 보면 팔복교회도 해저 85m 바닷속에 있는 셈입니다. 팔복교회를 볼 때 ‘지금 바닷속에 있구나’ 하고 보시면 더 재미있습니다.

팔복교회와 갈릴리 바다.

 

윤석전 목사: 예수님께서 갈릴리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야트막한 구릉인 ‘팔복산’에서 산상수훈을 전하셨습니다. 또 변화산에서는 예수님께서 변화한 몸으로 신성을 보이셨습니다. 그런 성경 내용을 가만히 살펴보면, 예수님께서 산에서 역사를 많이 보이셨는데 그 의미가 무엇일까요?

 

조경철 교수: 한마디로 말해서 ‘산’은 하나님이 나타나신 곳, 또 사람이 하나님과 만나서 대화한 곳입니다. 즉, 하나님이 나타나셔서 사람에게 당신의 뜻을 계시(啓示)해 주신 곳이고,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하나님을 만나 뵙고 하나님의 뜻을 받는 계시의 장소로, 그 의미가 큽니다.

 

예를 들면 하나님이 태초에 인간을 창조하신 곳도 에덴동산입니다. 구약성서에 시내산(호렙산)이라는 중요한 곳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시내산도 결국 하나님께서 나타나신 곳이고 모세가 그 산에 올라가서 하나님과 만났습니다. 그곳에서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당신의 뜻인 율법을 계시해 주었습니다.

 

또 엘리야의 갈멜산(왕상18장)도 중요한 의미를 띱니다. 신약성서에서도 산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팔복산은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뜻을 선포한, 하나님의 뜻을 계시한 산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변화산, 겟세마네 동산, 감람산 등 하나님의 중요한 뜻이 계시되고 하나님의 역사가 이루어진 곳이 전부 산입니다.

 

산상수훈(山上垂訓)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나 폐하러 온 줄로 생각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케 하려 함이로라”(마5:17). 구약성서를 보면 하나님이 시내산에 나타나 모세에게 율법을 주셨습니다. 신약성서에는 예수님께서 팔복산에 오르셔서 산상수훈을 선포하셨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즉, 시내산에 나타나 말씀하신 하나님이 바로 팔복산에서 말씀을 선포하신 예수님이라는 말입니다. 모세와 예수님이 비교되는 것이 아니라, 모세에게 말씀하신 하나님과 예수님이 비교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예수님은 이 세상에 인간으로 오신 하나님이라는 뜻입니다. 모세가 시내산에서 받은 율법은 하나님 말씀이지만 간접적으로 주신 말씀이고 불완전한 말씀입니다.

 

그런데 팔복산에서 예수님이 말씀하신 산상수훈은 이 세상에 인자(人子)로 오신 하나님께서 직접 하신 말씀이고, 또 마태복음 5장 17절에서 “율법을 완성하러 왔다”고 말씀하셨듯, 모세가 시내산에서 받은 율법이 산상수훈을 통해 완성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산상수훈은 기독교 2000년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말씀입니다. 기독교 윤리와 신앙을 결정적으로 지배해 온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기독교인은 늘 산상수훈을 읽고 음미하고 되새기며 살아서 복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윤석전 목사: 오늘 말씀이 얼마나 은혜가 되는지, 구약의 율법과 신약시대 산상수훈을 비교해 가면서 말씀하실 때 많은 성도가 은혜롭게 이해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예수님의 생애, 사역하신 지역을 비롯해 여러 사실을 다루면서 많은 분이 예수님께서 가는 곳마다 그 자리가 바로 선교지요, 복음을 전하는 장소였다는 사실을 아셨을 것입니다. 혹시 ‘나는 어디에 가서 복음을 전하나?’ 걱정하시는 분도 계셨을 겁니다.

 

바로 내가 있는 곳에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곳이 바로 복음을 전할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현장감 넘치는 체험과 깊이 있는 해설이 어우러진 좋은 대담을 들으면서, 우리가 성경 속으로 다가서서 더 깊이 알고 체험하는 귀한 기회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계속>

 

<윤석전 목사 탐사기행 ‘성서의 땅을 가다’는 www.ybstv.com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44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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