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 ‘성서의 땅을 가다’(51)] 베드로가 당한 고난과 순교 사건

등록날짜 [ 2016-08-29 15:01:08 ]

-진행 윤석전 목사(연세중앙교회 담임)
-박성민 목사(한국대학생선교회 CCC 대표)
-홍순화 원장(한국성서지리원)



<사진설명> 베드로가 갇혔던 로마 마메르티노감옥 내부.


윤석전 목사: 예수님의 수제자 베드로는 마음이 심히 연약해 변명을 자주 했습니다. 그러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예수님을 세 번이나 모른다고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성령을 받아 변화된 후에는 자기 목숨을 조금도 귀하게 여기지 않고 영혼 구원에 앞장서는 복음의 수장(首長)이 되었습니다. 베드로가 복음을 전하다가 갇혀 최후를 보냈다는, 악명 높은 마메르티노감옥으로 가 보겠습니다.


로마 시내에 가면 베네치아 광장과 콜로세움 사이에 로마 공회장(Forum Romanum)이 있다. 이 공회장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마메르티노감옥이 있다. 로마에서 복음 사역하던 베드로는 네로 황제 핍박기에 악의에 찬 유죄 선고를 받고 마메르티노감옥에 수감됐다. 역사가들은 마메르티노감옥을 ‘인류 야만 비망록’에 기록된 가장 무서운 감옥이라 평한다. 수감자들은 이곳 지하 감옥에서 미쳐 서서히 죽어 갔다.

베드로는 이곳 기둥에 쇠사슬로 묶인 채 9개월간 잔혹한 고통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 중에도 베드로는 마메르티노감옥에서 자신을 지키는 간수 두 명과 죄수 47명을 회심하게 했다.

당시 그를 기둥에 묶었던 사슬은 ‘베드로 쇠사슬 교회’에 보관돼 있다. 로마 황제 발렌티아누스 3세의 부인 에우도시아 황비가 이 교회를 세웠다.

‘베드로 쇠사슬 교회’에는 지금도 순례자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순례객들은 베드로를 닮고 싶은 마음을 성결한 예배로 담아낸다. 예루살렘 빈 무덤 안에서 천사가 직접 전해 준 예수의 부활 소식을 믿지 못한 베드로. 하지만 이 쇠사슬 교회 속에서는 사도 베드로가 반석 같은 믿음으로 기나긴 고난을 견뎌 낸, 굽힐 줄 모르는 순교 정신이 불꽃처럼 타오르고 있다.


윤석전 목사: ‘마메르티노감옥’과 ‘베드로 쇠사슬 교회’를 자세히 소개해 주세요.

홍순화 원장: 당시 로마 시내에 감옥이라고는 ‘마메르티노’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이곳에는 로마 시민은 수용하지 않았고 시민권이 없는 전쟁 포로나 특수한 정치범을 가뒀습니다. 수감자 대부분에게 사형을 집행한, 악명 높은 감옥입니다.

그 마메르티노감옥에 베드로가 갇혔습니다. 하나님께서 보낸 천사가 감옥에 나타나 결박한 쇠사슬을 끊어 베드로를 풀어 주었다고 합니다.

예루살렘에서 베드로를 묶은 쇠사슬과 로마 마메르티노감옥에서 베드로를 묶은 쇠사슬, 두 쇠사슬을 한 장소에 두었습니다. 그러자 ‘사슬이 하나로 연결되었다’는 전승이 생겼습니다. ‘베드로 쇠사슬 교회’는 바로 그 전승 속 이야기를 기념해서 지었다고 합니다. 442년 기공해 8세기 들어서 완성했고, 1475년 증축했습니다. 실제 베드로를 묶은 쇠사슬인지 알 수 없지만, 베드로와 초대교회 성도가 받은 고난을 기억하는 정도로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윤석전 목사: 만약 베드로가 복음서를 썼다면, 신약 맨 앞에 자리했을 터입니다. 베드로가 기록한 베드로전·후서에는 어떤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까?

박성민 목사: 베드로전서는 ‘참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 속에서 ‘참하나님을 아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전합니다. 그러면서 한 가지 중요한 점을 말합니다. 그들이 택함받아 하나님의 백성이 된 그 자체가 하나님의 선하심을 널리 알리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또 그들이 받는 고통이 선교와 전도의 도구가 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베드로전서 2장 21절에는 “예수께서 너희를 위해 먼저 고난받으셔서 그 자취를 따라올 본을 세우셨다”고 말합니다. 그 본을 좇아 가는 일에 성도로서 사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 삶을 위해 너희가 택함받았다”고 말하면서 ‘고난’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합니다.

“이를 위하여 너희가 부르심을 입었으니 그리스도도 너희를 위하여 고난을 받으사 너희에게 본을 끼쳐 그 자취를 따라 오게 하려 하셨느니라”(벧전2:21).

따라서 베드로전서는 ‘영원(永遠)’이라는 관점에서 고난을 해석하는 특징을 띱니다.

베드로후서를 베드로가 직접 썼는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베드로가 기록했다고 가정하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베드로후서 1장에서 베드로는 자신에게 죽음이 임박한 상황을 압니다. “…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게 지시하신 것 같이 나도 이 장막을 벗어날 것이 임박한 줄을 앎이라”(벧후1:14).

곧 떠나야 하기에 너희에게 다가올, 또는 이미 너희 가운데 존재하는 ‘이단’의 술수를 어떻게 이겨야 하는지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3장에서는 이단이 무엇을 공격하는지, 주님 재림이 늦어지는 이유는 무엇인지 성경대로 설명합니다. 즉, 베드로후서는 재림을 부인하는 이단들을 경계하고 신앙을 지키라고 권면하고자 쓰였습니다.


윤석전 목사: 당시 로마 황제에게 핍박당해 수많은 성도가 순교했습니다. 그때 베드로가 전한 메시지는 초대교회 성도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박성민 목사: 베드로전서는 고난과 순교라는 의미를 깊이 담고 있습니다. 베드로전서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가 있습니다. 신약성서에서 여러 번 언급되고, 베드로전서에서 가장 많이 쓰인 ‘파스코’입니다. 헬라어로는 ‘고난을 당하다’라는 뜻입니다.

베드로전서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너희를 위해서 고난받았다. 그같이 너희가 당하는 핍박과 순교가 곧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는 길’이라고 말했습니다. 단순히 고난 참여뿐만 아니라 ‘예수님이 받으셨던 영광과 존귀에 참여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지금 삶에서 당하는 고통은 ‘잠깐’이라고 표현하는 내용이 베드로전서 1장과 5장에 나옵니다.

“그러므로 너희가 이제 여러 가지 시험을 인하여 잠깐 근심하게 되지 않을 수 없었으나 오히려 크게 기뻐하도다”(벧전1:6).

“모든 은혜의 하나님 곧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부르사 자기의 영원한 영광에 들어가게 하신 이가 잠깐 고난을 받은 너희를 친히 온전케 하시며 굳게 하시며 강하게 하시며 터를 견고케 하시리라”(벧전5:10).

베드로전서의 시작과 끝에 ‘잠깐’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삶을 ‘영원’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게 하는 단어입니다. 이런 권면에 따라 초대 교인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역경과 핍박을 이겨 낼 수 있었고, 심지어 순교에 동참할 수 있었습니다.


윤석전 목사: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신앙고백을 받으신 후, ‘천국 열쇠’와 ‘반석’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베드로는 영혼 구원의 열정을 지니고 복음을 전하다 순교했습니다. 베드로 무덤 위에 ‘베드로 교회’가 세워졌다고 하는데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사진설명> 바티칸시국 ‘베드로 교회’.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바티칸시국(Vatican市國). 그곳에 있는 베드로 교회로 가는 길에는 각국에서 몰려든 순례자가 늘 붐빈다.

‘사도 베드로 교회’로 들어가는 외부 문은 다섯 개다. 그중 하나로 들어섰다. 베드로 무덤 위에 세운 ‘사도 베드로 교회’ 출입구가 나온다. 성전 내부 천장 돔(dome)은 세계에서 가장 크다. 이곳에 미켈란젤로의 걸작품이 있다. 1499년 완성된 ‘피에타’ 상(像). 인류 구원을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예수, 그리고 그 예수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애도하는 마리아를 표현했다. 예수의 손에 난 못 자국이 선명하다.

순례자들은 ‘피에타(Pieta, 슬픔·비탄)’ 상을 보면서 메시아가 인간을 얼마나 애절히 사랑했는지 실감한다. 그 사랑을 순교로 실천한 베드로. 그의 유해는 로마 콘스탄틴 대제에 의해 이곳 지하에 묻혔다.

순례객은 이 위대한 사도의 무덤 위 교회에서 예배드린다. 예배드리면서 베드로의 순교가 생생한 역사임을 실감한다. 예수님의 명대로 바다 위를 걷다 겁에 질려 물속에 빠졌던 베드로. 하지만 하나님은 나약했던 인간 베드로에게서 죄 사슬을 끊어 내셨고 교회의 수장으로 탄생시키셨다.

침례받은 후에 시작한 예수님의 공생애 3년 중, 변화산상에서 변모하신 거룩한 순간에도 함께했다. 성령 강림 후, 베드로는 양을 위해 생명을 내놓는 참목자가 되었다. 음부의 권세가 침범치 못하는 교회 안에 거룩한 반석으로 우뚝 서 있다.

“또 내가 네게 이르노니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마16:18~19).

윤석전 목사: ‘베드로 교회’에 깃들어 있는 역사적 유래를 말씀해 주세요.

홍순화 원장: 지금 베드로 교회가 세워진 자리는 초기 기독교 때부터 베드로 무덤 자리라고 믿었습니다. 그 무덤 자리 위에 기도처를 조그맣게 만들어 유지해 왔다고 합니다. 313년 기독교를 공인하자 조그만 예배당을 지었습니다. 천년 세월 동안 예배당이 퇴락해 크게 재건축했습니다. 넓이 115m, 길이 199m, 높이 119m(돔 포함)입니다. 아파트 한 층 높이를 3m로 본다면 약 40층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실제 베드로 무덤이 그 장소에 있었는지는 따져봐야 합니다. 1939년, 그곳에서 공사하다가 특이한 유적을 발견했습니다. 베드로 무덤으로 추정되는 유적이었습니다. 세계가 깜짝 놀랐습니다. 하지만 그곳이 베드로 무덤 터라고 확신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내부가 오래전부터 훼손됐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교회를 무척 화려하게 꾸며 놓았지만, 베드로 무덤 터로 추정하는 곳에 세웠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어쨌든 순교한 베드로를 기억하면서 교회를 살펴보면 됩니다.


윤석전 목사: 예수께서 나약한 베드로를 불러 위대한 복음 전도의 수장으로 쓰셨습니다. 여기서도 하나님 섭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도 베드로의 최후를 교회사에서는 어떻게 말하고 있습니까?

박성민 목사: 베드로는 로마에서 사역할 때 황제를 보좌하는 이들에게도 복음을 전했습니다. 사실상 고관 부인들에게도 예수 복음을 전해 크리스천이 많아지자 베드로를 죽이고자 하는 음모가 일어났습니다. 베드로의 제자들은 베드로에게 로마를 떠나라고 간청합니다. 베드로는 가지 않으려고 하지만 애절한 부탁에 결국 떠납니다. 그런데 로마를 벗어나는 길에서 예수님을 만납니다. 그때 베드로가 묻습니다.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Domine, Quo Vadis? 도미니, 쿼바디스?)” 그러자 예수께서 대답하십니다. “내가 다시 십자가에 달리러 로마로 돌아간다.” 베드로는 그 말을 듣고 발걸음을 돌려 로마로 돌아가 순교합니다. 그때 베드로는 ‘어찌 감히 예수님과 동일한 모습으로 죽겠느냐’ 해서 십자가에 거꾸로 달려 순교했다고 합니다.

윤석전 목사: 베드로후서 3장 8절 “사랑하는 자들아 주께는 하루가 천 년 같고 천 년이 하루 같은 이 한 가지를 잊지 말라”는 말씀이 전하는 메시지를 말씀해 주세요.

박성민 목사: 베드로후서는 이단들의 악과 술수를 밝히고 있습니다. 이단들은 “예수가 부활 승천해도 세상에는 변화가 없다”, “예수가 재림한다는 증거가 어디에 있느냐”고 말합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예수는 분명히 재림한다”면서 노아 홍수를 언급합니다. 베드로는 “예전에 이 세상이 홍수로 심판받았듯이 종말에도 심판받는다. 그때는 불로 심판을 받고 그 날에 모든 악인도 심판받는다”고 경고합니다. 이처럼 하나님 말씀에 분명히 기록되어 있다면서 “천 년이 하루 같고 하루가 천 년 같다”고 말합니다.

이 말씀이 가리키는 바는 첫째, 하나님의 시간과 인간의 시간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둘째, “하루는 순간순간 시시하게 지나지 않는다. 인간이 천 년 동안 할 일을 하나님은 하루에 하는 에너지를 갖고 계신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그만큼 집중하고 계신다는 의식을 주고 있습니다. 마지막에 “세상은 없어지고 새것으로 바뀐다”는 메시지를 주면서 이 땅에서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겠느냐를 묻고 있습니다.

베드로후서 1장에 기록한 바와 같이 하나님께서 거룩하시듯 너희도 모든 행실에 거룩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윤석전 목사: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 초라한 사람’이라고 좌절하고 있습니까? 주님께서 성령으로 당신 안에 와 계십니다. 성도 여러분, 베드로처럼 성령을 충만히 받을 때 복음을 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의 ‘나’가 아니라 내일의 베드로로 하나님께서 쓰시는 큰 일꾼이 됩시다. 하나님의 위대한 일에 쓰임받는 성도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계속>

<윤석전 목사 탐사기행 ‘성서의 땅을 가다’는 www.ybstv.com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49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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