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 '성서의 땅을 가다'(56)] 마가와 사도 마태의 흔적

등록날짜 [ 2016-11-15 15:52:05 ]

누가와 더불어 공관복음(共觀福音)의 저자인 마가와 마태
예수의 지상명령 따라 이방 땅에서 복음 전하다 순교해
로마 가톨릭, 수백 년 후에 시신 발견했다며 이탈리아로 옮겨
웅장한 기념교회로 순례객 발길 붙잡으나 역사적 근거 희박


-진행 윤석전 목사(연세중앙교회 담임)
-박성민 목사(한국대학생선교회 CCC 대표)
-홍순화 원장(한국성서지리원)


윤석전 목사: 마태라는 이름에는 '주님의 선물'이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마태는 '마태복음'에서 자신을 세리(稅吏)라고 밝힙니다. 주님을 만나기 전 초라했던 자신의 신분을 그대로 드러낸 것입니다. 이는 동족 유대인에게 미움받던 세리일지라도 이 땅에 오신 예수께서 사랑해 주시고 구원해 주셨다는 뜨거운 신앙 고백인 듯합니다. 사도 마태의 시신이 이탈리아 살레르노 지방에 있다고 합니다. 살레르노에 가기 전에 먼저 마가교회가 있는 베네치아부터 들르겠습니다.



<사진설명> 베네치아에 있는 마가교회.


열두 제자의 전도와 순교 유적지를 찾는 여행을 계속하고 있다. 이번 도착지는 베네치아(Venezia)다. 아드리아 해(海) 끝에 있는 베네치아는 섬 120개와 운하 150개로 연결된 물의 도시다. 조각조각 나뉜 섬으로 구획된 베네치아는 미로 같은 수로로 연결되어 있다. 교통수단은 '곤돌라'라는 배다.

베네치아에 있는 마가교회(건축 1063~1073년)는 종탑 높이만 110m에 달한다. 이 교회는 상인들이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가져왔다는 마가의 유골을 넣은 납골당 위에 세워졌다. 로마네스크와 르네상스 건축양식이 혼합된 마가교회는 '황금 교회'라고 불릴 정도로 대리석과 아름다운 모자이크 장식으로 유명하다. 요한 마가, 그는 분명 예수의 열두 제자는 아니다. 그러나 최초로 쓴 공관복음(共觀福音)인 마가복음의 저자로 복음 역사에 분수령을 세운 인물이다. 마가는 베드로, 바울, 바나바와 힘든 전도여행을 함께했고, 특히 베드로에겐 아들이라 불릴 만큼 사랑받았다. 주후 64년에 베드로와 바울이 순교하자 마가는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 가서 전도했다고 한다. 마가는 그곳에서 이적을 일으키면서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웠고 이 때문에 알렉산드리아 이교도들이 마가를 살해했다고 한다. 마가는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고자 자신의 생명을 온전히 바쳤다.


윤석전 목사:
베네치아에 마가교회가 있다고 합니다. 베네치아는 어떤 곳이며 왜 마가교회를 그곳에 세웠는지 궁금합니다.

홍순화 원장: 이탈리아어 '베네치아'는 낯설게 느껴지지만, 영어로는 '베니스'입니다. 중세 때 최고로 번영을 누린 도시입니다. 당시 베네치아가 인근 지역 무역을 관할했는데, 도시였지만 워낙 무역량이 많아 마치 공화국 같은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베네치아 사람들은 세계 각국에 다니며 무역을 했는데 주후 828년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마가의 시신을 가져왔다고 합니다. 5년 뒤에 그 시신을 안치하려고 교회를 지었고 마가교회라고 명명했습니다. 베네치아 사람들은 동양을 정복하러 갈 때마다 귀한 보물을 빼앗아다가 이 교회를 장식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치 있는 유물이 많습니다. 교회 중앙 아래에 마가의 무덤이 있고, 그곳을 중심으로 큰 교회를 지었습니다.

윤석전 목사: 마가는 유복한 가정 출신이라고 알려졌습니다. 마가의 배경을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박성민 목사: 마가는 '요한'이라는 유대식 이름이 있었습니다. '마가'라는 이름은 로마 시민권을 가지고 있었기에 얻은 이름이라고 추정합니다. 먼저 외삼촌 바나바는, 사도행전 4장 끝부분에 자기 소유인 밭을 팔아서 공동 기금에 냈습니다. 또 사도행전 12장에 베드로가 옥에 갇혔을 때 성도들이 모여 기도한 곳이 바로 마가 어머니 마리아의 집이었습니다. 그다음 베드로가 하나님의 은혜로 옥에서 풀려나 마리아의 집에 가서 문을 두드리는데 '로데'라는 여종이 나왔다고 했고, 그 집 안에서는 문 두드리는 소리를 못 들었다고 했습니다. 당시 팔레스타인 지역 환경을 고려해 보면, 마리아의 집은 상당한 저택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여종과 저택이 있었다는 점으로 미뤄 볼 때 마가는 유복한 집안 출신입니다. 신앙 면에서도 경건한 집안에서 나고 자랐다고 하겠습니다.

윤석전 목사: 공관복음 중에서 가장 먼저 쓰인 마가복음은 복음서로서 어떤 역할을 했고, 기독교사에서 어떤 특징이 있는지 말씀해 주세요.

박성민 목사: '마가 우선설'에서는 마가복음이 제일 먼저 쓰였다고 합니다. 마가복음을 근거로 마태와 누가가 조금씩 달리 쓴 것이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일 것으로 추정합니다. 내용을 살펴봐도 마가복음 90%가 마태복음에 나옵니다. 또 마가복음 50% 정도가 누가복음에 나옵니다. 요한복음과는 별개입니다. 마가복음을 보면 먼저 쓰였을 뿐 아니라 액션 중심, 즉 움직임이 강조됩니다. 복음서는 '예수님의 가르침'과 '이야기(narrative)'로 되어 있습니다. 마가복음은 이야기 중심으로 되어 있습니다. 마가복음은 하나님의 고난받는 종으로 오신 예수님이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완수하고자 십자가를 향해 움직이는 예수님의 행보를 그리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마가복음을 보면 가슴이 뜁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움직임 속에 철저하게 실패하는 제자들의 모습', 그와 반대로 '순종함으로 끝까지 승리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입니다. 그 모습을 통해서 마가복음은 어떻게 하면 우리도 승리할 수 있는지 가르쳐 주는, 행동 중심의 교훈서입니다.

<사진설명> 사도 마태를 기념하는 '살레르노교회'.


윤석전 목사: 이번에는 마태복음의 저자,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한 명인 마태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전승에 따르면 마태의 유해가 현재 이탈리아 살레르노교회에 있다고 합니다.


이탈리아 남부 해안지역에 살레르노가 있다. 중세 때부터 의학 도시로 이름 높은 이곳에 사도 마태를 기념하는 '살레르노교회'가 자리한다. 이곳에 에티오피아에서 옮겨온 마태의 시신이 안장되어 있다고 한다. 교회 중앙 제단 아래에 그의 관이 놓여 있다. 교회 중앙 벽화에는 마태의 시신을 옮겨온 과정을 묘사해 놓았다. 에티오피아에서 한 수도사가 발견한 마태의 시신은 당시 교황의 명령에 따라 살레르노로 옮겨졌다. 그 후 이곳에 마태의 유해를 안치한 웅장한 교회를 세웠다.

교회 중앙 제단 아래에 있는 마태의 관 표면에는 최후 만찬 장면을 부조로 새겨 놓았다. 마태를 추모하려고 세계에서 몰려든 순례객은 끊임이 없는데…. 마태, 그는 동족에게 철저히 외면당한 세리였다. 이런 마태에게 예수께서 찾아오신 것이다. 마태는 즉시 세금 장부를 덮고 예수님을 따랐다. 예수님의 이 부르심은 아무리 악한 자라도 용서해 주시는, 한계 없으신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 준다. 마태는 히브리어로 많은 사본을 만들어 주로 유대인들에게 복음을 전했고, 마침내 에티오피아에 도착해 그곳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순교했다고 전해진다. 예수께서 한 죄인을 부르셨고, 그는 마태라는 이름으로 교회사 속에 위대한 발자국을 남겼다.


윤석전 목사: 마태의 시신이 왜 이탈리아 살레르노에 있는지 궁금합니다.

홍순화 원장: 살레르노는 나폴리에서 45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나폴리 위쪽에 보디올, 포추올리 같은 항구가 있습니다. 이곳은 사도 바울이 마지막으로 도착한 항구인데, 그곳에서 하루 정도 거리에 마태의 시신이 안장되어 있다고 본다면 아주 흥미롭습니다. 살레르노는 기원전 6세기경에 헬라 사람들의 식민지가 됐고, 그 후 계속 도시로서 기능을 했습니다. 문제는 마태의 시신이 어떻게 거기까지 갔느냐입니다. 전승에 따르면 한 수도사가 에티오피아에서 마태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수도원장에게 이를 보고하였고, 당시 교황이 마태의 시신을 살레르노로 옮기라고 지시해서 시신을 안장하고 예배당을 지었습니다. 그때가 1084년이라고 합니다. 신빙성은 약합니다.

윤석전 목사: 마태의 직업은 세리(稅吏)였습니다. 예수님은 왜 하필 세리를 제자로 불렀을까요? 그 의미가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박성민 목사: 세금을 내고 싶지 않은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할 것입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세금 걷는 사람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게 사실이지요. 당시 유대인들은 '우리는 하나님께만 드리면 되지!' 하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또 하나는 세리의 소속이 로마 정부였다는 점입니다. 세리는 일반적으로 '매국노'라고 하여 증인으로 나설 자격도 없고, 죄인 무리처럼 취급했습니다. 그런데도 예수께서 그런 세리를 제자로 택하셨습니다. 바리새인들이 그 소식을 듣고 당장 예수를 비난합니다. "어떻게 세리 같은 죄인과 어울릴 수 있느냐?" 그때 예수께서 매우 멋진 말씀을 하십니다. "건강한 자에게는 의원이 쓸데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데있느니라"(마9:12). 바로 이어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마9:13).

사실 세리 직업을 가진 마태가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기에 삭개오와 같은 세리장도 용기를 얻어 예수님을 좇는 무리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윤석전 목사: 마태복음의 특징 중에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어떤 점이며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박성민 목사: 마태복음은 첫 장부터 '족보'로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예수님의 행적과 이적과 가르침과 특별한 사건 때마다 구약의 말씀을 들어 "성취하기 위해 일어났다"는 표현을 자주 쓰고 있습니다. 이런 사실을 보았을 때 구약과 깊은 연관성을 보여 준다는 점이 마태복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특징은 복음서 중간에 예수님의 가르침을 다섯 군데 모아 놓은 것입니다. 예를 들면, 5, 6, 7장에는 '산상수훈'을, 10장에는 제자들의 전도여행 때 주신 가르침을, 13장에는 천국 비유를, 18장에는 하나님 나라와 형제 관계를, 23~25장에는 종말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것은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는 맨 끝부분에 나와 있는 예수님의 지상명령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전 목사: 왜 성경에는 천국을 여러 가지 명칭으로 불렀나요?

박성민 목사: 예수님께서는 마태복음 13장에서는 '천국(天國)'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시는데, 마가복음 4장에서는 '하나님의 나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마태복음은 유대인을 대상으로 쓰였습니다. 유대인은 하나님을 경외했기에 하나님이라는 이름조차 쓰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하나님 대신에 '천국' '하늘'이라는 표현을 써서 '하늘에 있는 나라'(Kingdom of Heaven)라고 했습니다. 마가복음이나 누가복음에는 그런 부담이 없기에 '하나님의 나라'(Kingdom of GOD)라고 썼습니다.

윤석전 목사:
여러분 중에서 나는 죄인이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하는 분이 있습니까? 주님은 당신을 부르십니다. 제자들이 예수님께 부름 받아 큰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고, 마가 다락방에서 성령을 받고 복음 전도하며 생애를 마친 것처럼, 당신도 주님 앞에 나와서 최후에 하나님이 크게 쓰시는 예수의 사람이 되기를 원합니다.

<계속>



<윤석전 목사 탐사기행> '성서의 땅을 가다'는 www.ybstv.com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50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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