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 ‘성서의 땅을 가다’(61)] 사데교회와 라오디게아교회가 주는 교훈

등록날짜 [ 2017-02-06 15:45:01 ]

영적으로 방심해 무너져 가는 사데교회
물질적 부유가 넘치고 풍족했지만 영적 빈곤에 책망받은 라오디게아교회


-진행 윤석전 목사(연세중앙교회 담임)
-박성민 목사(한국대학생선교회 CCC 대표)
-홍순화 원장(한국성서지리원)

윤석전 목사: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거나 귀로 듣지 못한 것은 전혀 알지 못합니다. 더군다나 영적 상태는 우리의 육신이 전혀 모른다고 했습니다. 고린도전서 2장 11절에 “사람의 사정을 사람의 속에 있는 영 외에는 누가 알리요”라고 말씀했습니다. 불신자들이 사람 속에 있는 영의 사정을 안다면 모두 예수 믿고 천국에 갈 것입니다. 영적 상태는 하나님 말씀이라는 진단과 거울 없이는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성령께서는 요한계시록 일곱 교회에 “너희는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고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하는도다”라고 책망했습니다. 그중 사데교회로 가 보겠습니다.


<사진설명> 난공불략 천혜 요새에 자리한 사데는 방심하다가 적군에게 두 번이나 함락됐다. 성령께서는 그런 역사를 지닌 사데 성도들에게 “회개하고 깨어 있지 않으면 도적같이 임하리라”고 경고하셨다. 왼쪽 허물어진 건물이 있는 곳이 사데교회 터, 오른쪽은 신전 기둥 유적.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일곱 교회 중 사데교회가 있던 허무스 계곡 평야로 향했다. 험준한 트몰루스 산맥이 병풍처럼 자리 잡고 있어 사데 지역은 예부터 난공불락 요새로 유명했다. 또 세계 최초로 금화와 은화를 만든 리디아 왕국이 있던 곳이다. 당시 아시아 지역에는 다산과 풍요의 여신 아데미신전을 중심으로 우상숭배가 심했다. 이런 탓에 사데 교인들은 여러 가지 유혹에 굴복해 영적으로 매우 취약한 상태에 빠져 있었다. 사데교회 성도들은 잘못된 목자에게 이끌려 숭고하고 진실했던 믿음이 죽은 신앙으로 변질됐다. 이들에게 성령께서는 경고했다.

“회개하라 만일 일깨지 아니하면 내가 도적 같이 이르리니 어느 시에 네게 임할는지 네가 알지 못하리라…이기는 자는…그 이름을 생명책에서 반드시 흐리지 아니하고”(계3:3~5).

윤석전 목사: 사데교회를 지리적·역사적으로 소개해 주세요.

홍순화 원장: 사데교회가 있던 지역은 두아디라교회에서 65km 정도 떨어져 있었는데, 천혜의 요새에 자리한 특별한 곳입니다. 페르시아, 즉 성경에서 말하는 바사 제국이 이곳까지 진출했습니다. 로마 시대에는 인구 10만 명가량인 대도시로 번성했으나 지진이 나서 파괴되었습니다. 이곳이 중요한 이유는 성경 배경이 된 역사가 숨 쉬고 있다는 점입니다. 바사 초대왕 고레스(B.C. 559~B.C. 529 재위)는 70년간 바빌론 포로로 지내던 이스라엘 민족을 유대 땅으로 돌려보냈는데, 그 왕이 이곳 사데까지 진출했습니다. 당시 고레스 왕은 유대인을 대부분 이스라엘로 돌려보냈지만 일부는 사데 지역에 정착시켰습니다. 그런 까닭에 사데에는 유대인 공동체가 큰 규모로 있었습니다. 이처럼 사데는 고레스 왕과 연결된 곳이고, 에베소에서 시작한 ‘페르시아 왕의 대로(大路)’가 지나가는 중요한 도시였습니다.


윤석전 목사: 사데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이었을까요?

박성민 목사: 사데교회를 향해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네 행위를 아노니 네가 살았다 하는 이름은 가졌으나 죽은 자다, 네 하나님 앞에 온전한 것을 찾지 못하겠다”라고 했습니다. 그다음 “어떻게 받고 들었는지 생각하고 회개하라. 그렇지 않으면 도적같이 이르겠다”라는 메시지들이 사데 지역과 그 안에 있는 교회와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데교회를 간단히 말하자면 과거 영광을 먹고 사는 교회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금은 동전을 만들 정도로 유명한 곳이었고 군사적 요충지였습니다. 그런데 난공불락 요새인 사데 지역이 적군에게 두 번이나 무너졌는데, 그 역사를 살펴보면 방심이 원인이었습니다. 그런 역사를 이 메시지와 연결할 수 있습니다. “너희가 방심하여 도시가 무너졌다. 이같이 영적으로 방심해서 무너지고 있는 네 모습을 보라. 깨어 있어라. 역사 속에서 예기치 못한 일로 무너졌듯이 내가 너희에게도 도적같이 갈 것이다.” 모든 교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이지만 특별히 사데교회에 지적해 주고 계신 것 같습니다.

윤석전 목사: 일곱 교회 중 책망받지 않은 교회는 서머나교회와 빌라델비아교회입니다. 빌라델비아교회에 성령께서 어떤 위로를 하셨는지 말씀해 주세요.

박성민 목사: 서머나교회나 빌라델비아교회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점은 유대인을 ‘사단의 회(會)’라고 부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두 곳 다 유대인이 강하게 핍박했던 교회입니다. 특히 빌라델비아교회에는 “내가 다윗의 열쇠를 가진 자”라고 하시면서 내가 열면 그 누구도 열 수 없다는 절대적 주권을 말씀하십니다. 빌라델비아교회를 향해서 “네 앞에 열린 문을 두었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그들의 능력은 적으나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면 사역과 그들이 하는 일에 축복을 주실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인 빌라델비아교회는 뒤에 나오는 라오디게아교회와 대조적인 면을 보입니다. 겉보기에는 초라하고 어려운 교회지만, 예수님께서 열린 문을 주셨기에 가능성이 있는 교회입니다. 현대 교회들은 ‘성공 제일주의’에 쉽게 넘어갑니다. 그런데 빌라델비아교회를 보면 인간이 보는 성공과 하나님이 보시는 성공이 다르다는 점을 알게 됩니다. ‘아무리 적게 받았을지라도 주어진 것을 신실하고 굳게 붙잡고 살아야겠구나’라는 권면이 여기에 담겨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이번에는 강한 책망을 주신 라오디게아교회로 가 보겠습니다.


<사진설명> 라오디게아교회 유적 입구에서 성지순례 중인 침신대 교수진과 윤석전 목사.

에베소 남동쪽 교통 요지에 있는 라오디게아는 당대 최고 부를 자랑하던 상업도시였지만 수차례 대지진이 나서 지금은 돌무더기만 남아 있다. 라오디게아 부(富)의 원천은 양모 산업과 안약 제조 기술이었다. 특히 안약 기술은 라오디게아를 의학 도시로 명성을 얻게 했다. 하지만 그 부와 명성은 실상 빈 들에 핀 들꽃보다 못한 것이었다. 라오디게아 교인들은 부유했기에 자기만족에 빠져서 예수님을 찾지 않았다. 그들에게 부를 허락한 근원을 이해하려 하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그들의 믿음은 버려진 돌덩이처럼 생명력을 잃고 성장을 멈췄다. 그들은 눈으로는 보아도 영적으로는 눈먼 자들이 되었던 것이다.

히에라볼리 온천수가 도관을 타고 라오디게아에 도착하면 미지근한 물이 된다. 이런 지리적 여건에 비유해 성령께서 경고하셨다.

“네가 이같이 미지근하여 더웁지도 아니하고 차지도 아니하니 내 입에서 너를 토하여 내치리라…내가 너를 권하노니 내게서 불로 연단한 금을 사서 부요하게 하고 흰 옷을 사서 입어 벌거벗은 수치를 보이지 않게 하고 안약을 사서 눈에 발라 보게 하라”(계3:16~18).

육체적 안락에 빠져 영적 부유를 외면했던 라오디게아에게 하나님께서 요구하신 것은 결국 순전한 믿음을 회복하는 일이었다.


윤석전 목사: 라오디게아교회의 지리적 특징과 역사적 특징을 말씀해 주세요.

홍순화 원장: 에베소를 중심으로 말씀드리자면, 라오디게아교회가 동쪽으로 나란히 위치하고 있습니다. 골로새서로 유명한 골로새에서 16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이곳은 교통 요지였습니다. 대도시들이 그렇듯이, 에베소에서 수리아로 가는 대로(大路)에 위치했기에 크게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라오디게아는 세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 은행과 고리대금업자가 많은 금융 중심지였습니다. 둘째, 목화가 많이 나고 양털이 좋아서 면직물과 모직물이 유명한 산업도시였습니다. 셋째, 이 지역은 물이 좋지 않고 질병이 많아서 그런지 의학이 발달했습니다. 안약과 고약은 당시 제일 유명했다고 합니다. 결국 금융도시, 산업도시, 의학도시라는 세 면이 겹친 아주 번화한 도시였습니다.

윤석전 목사: 성경에 라오디게아교회를 향하여 차든지 더웁든지 하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당시 라오디게아교회가 처한 상황이 어떠했는지 말씀해 주세요.

박성민 목사: 라오디게아를 향하여 성령께서 “내가 네 행위를 아노니 네가 차지도 아니하고 더웁지도 않다. 차든지 덥든지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오해의 소지가 많습니다. 따라서 말씀의 본뜻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라오디게아 지역에는 수원(水源)이 없어 다른 곳에서 물을 끌어와야 하는 약점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끌어온 물을 마시면 토할 정도로 미지근했다고 합니다. 성령께서는 “너희 영적 상황이 어찌 그리 너희들의 물과 같으냐”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라오디게아 옆에 골로새와 히에라볼리가 있는데, 골로새에서는 차가운 물이 내려오고, 히에라볼리에서는 ‘태양의 도시’라는 이름답게 뜨거운 물이 내려옵니다. 골로새의 차가운 물은 사람들에게 청량감을 주고, 히에라볼리의 뜨거운 물은 온천수로서 몸 아픈 사람들에게 치료 효과가 있지만, 라오디게아는 미지근해 영적으로 전혀 쓸모없는 상태이니 제발 쓸모있는 모습이 되라고 책망하시는 메시지입니다.

윤석전 목사: 라오디게아교회를 향해 ‘네 곤고한 것과 가련한 것과 가난한 것과 눈먼 것과 벌거벗은 것을 알지 못하도다’라고 강하게 책망하셨는데 이는 그 지역의 특성과 관계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박성민 목사: 라오디게아는 매우 발전한 금융도시였고 산업도시였고 의학도시였습니다. 특히 산업에서는 검은 양털로 유명한 옷감을 만들었고, 의학에서도 부르기아 가루, 영어로는 ‘피리기안 파우더’라고 하는 유명한 안약을 생산했기에 도시가 무척 부유했습니다. 옷도 멋있게 입고, 자기들이 잘 번다고, 충분하다고 여겼습니다. 따라서 하나님이 필요 없는 상태가 되어 버린 것이지요. 그런 그들을 향해 “불로 연단한 금을 사서 부요하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불로 연단하라는 말을 통해서 ‘정금(正金)’이라는 의미를 얘기하고 있고, 흰옷을 사서 입으라는 말씀도 하고 있습니다. 흰옷은 승리한 성도가 입는 옷입니다. 너희가 좋아하는 검은색 옷이 아무리 비쌀지라도 성도의 옳은 행실을 상징하는 흰옷을 사서 입으라는 얘기를 하십니다. 또 안약을 사서 눈에 발라 보게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본다고 하지만 보지 못하는, 영적으로는 장님의 삶을 살고 있다고 책망하시는 말씀하십니다.

윤석전 목사: 성경 해석을 하는 중에 가장 어렵고 논란이 많은 부분이 요한계시록인데요, 우리는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까요.

박성민 목사: 간단히 ‘이렇게 하면 된다’고 말씀 드리기는 힘들겠지만,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계시라고 하는 것이 보여졌다, 펼쳐졌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감춰진 책이 아니기에 두려워하면서 접근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는, 해석상 중요한 열쇠들이 책 안에 이미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되도록 책 안에서 해석하려고 하고, 구약과 연결하여 해석하려고 해야 합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요한계시록에 어떤 표현이 나왔을 때 우리 주위나 현대에서 찾으려고 해서는 곤란합니다. 예를 들면, ‘황충’(계9:3)을 보면서 ‘코브라 헬리콥터’와 같은 것이라고 해석한다든지, ‘핵전쟁이 일어난 상태’라고 해석한다든지 하면 무리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요한계시록은 원래 편지 구조로 일곱 교회를 대상으로 쓴 것이고, 일곱 교회가 그 서신을 받았을 때 무슨 말씀인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일곱 교회 교인들이 그 서신의 내용을 이해할 수 없었다면 2000년 동안 그 의미가 숨겨져 왔다는 뜻인데, 그렇게 해석하기에는 큰 무리가 따릅니다. 한마디로, 우리 식으로 해석하면 시대를 벗어날 수 있기에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윤석전 목사: 기독교 안에 풍부한 물질과 문명이 왔기에 기독교에 복이 있다고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물론 풍족하면 문명 안에서 부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영적인 부유가 우선입니다. 라오디게아교회는 환경적으로 부유했지만 많은 책망을 받았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도 진실한 하나님의 메시지가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다시는 이런 오류를 범하지 말고 영적으로 부유한 삶을 살길 바랍니다.

<계속>

<윤석전 목사 탐사기행> ‘성서의 땅을 가다’는 www.ybstv.com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51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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