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 ‘성서의 땅을 가다’(63)] 기독교 유적이 고이 보존돼 있는 터키

등록날짜 [ 2017-02-20 15:20:46 ]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의 고향,
노아의 방주 터, 신약시대 일곱 교회까지 수많은 성서의 역사 존재해
인구 99% 이슬람 국가이기에 대부분 유적 방치돼 있어


-진행  윤석전 목사(연세중앙교회 담임)
-오택현 교수(영남신학대학교 구약학)
-유윤종 교수(평택대학교 구약학)


윤석전 목사: 이번 호부터는 ‘구약 성경 속 성지(聖地)를 탐방하여 성지 속에 깃든 하나님의 역사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구약하면 먼저 터키가 떠오릅니다. 터키로 가보겠습니다.


보스포루스(Bosporus) 해협 서쪽에 있는 이스탄불을 제1 도시로 삼고 있는 터키. 그 나라는 다양한 시대의 귀중한 유적들이 가득해 ‘살아 있는 역사박물관’이라 불린다. 터키는 종교 자유가 허용되지만 국민 99%가 이슬람을 믿고 있다.

보스포루스 해협(海峽)은 흑해와 마르마라 해를 잇고, 아시아와 유럽을 나누는 터키 해협이다.

아시아 쪽 해안선은 31.7km 유럽 쪽은 55km다. 터키 영토는 아드리아 해부터 페르시아 만과 인도양까지 펼쳐져 있다. 그 결과 흑해와 지중해를 연결하는 주요바다인 다르다넬스와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한다. 이 때문에 터키는 예부터 동서양 문화가 교류하는 역사적으로 중요 전략지였다. 그러나 이 지역이 기독교인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따로 있다. 신약시대 중요 성지들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사도 바울을 파견한 최초 이방인 사역지 수리아 안디옥, 바울의 고향 길리기아 다소, 사도 요한의 계시록에 기록된 7대 교회 등. 이뿐 아니라 구약성경에 기록된 수많은 지역이 있어 터키의 중요성은 그 가치를 더욱 발하고 있다.

터키 동쪽 아라랏 산에는 창세기 노아 홍수 후 방주가 머물렀다는 도우베야짓 방주 터가 있다. 사람들이 오랜 세월 신성시하는 지역이다. 터키에는 에덴동산에서 발원한 강으로 여기는 유프라테스 강(약 2,800km), 티그리스 강(약 1,899km)이 있다. 또 산느우르파에는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에 관한 다양한 전설이 스며 있는 아브라함 사원이 있고, 고난 중에도 하나님을 붙들고 사단에게서 승리한 욥의 유적지가 있다. 근처 하란에는 이삭의 우물이 있다. 이처럼 터키는 구약과 신약 속 믿음의 영웅들의 삶이 서린 성지(聖地)의 고향이다.

윤석전 목사: 터키는 어떤 나라인지 말씀해주세요.

오택현 교수: 역사학자 토인비의 말을 빌리면, 터키는 다양한 시대의 귀중한 유적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창세기 아라랏산에서 요한계시록의 7대 교회에 이르기까지 기독교 유적의 보고(寶庫)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터키는 국가 면적 78만 ㎢로 남북한을 합친 면적의 4배입니다. 터키 인구는 7155만 명(2008년 조사)인데 특이한 것은 35세 이하 젊은 층 인구가 전체 인구 72%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터키 제1 도시는 이스탄불이고 수도 앙카라가 제2의 도시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서머나 즉 이즈미르는 3대 도시입니다. 현재 터키는 유럽연합(EU)에 가입하려 하고 있고, 인구 72%가 유럽 생활을 동경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전체 인구 99%가 이슬람교를 믿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러니한 점은 터키에는 종교 자유를 허락하고 있는데도 전체 인구 99%를 차지하는 많은 수가 이슬람교를 믿고 있다는 것입니다. 종교 자유를 허락하지 않은 이슬람 국가에서도 기독교인이 1% 이하인 곳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기에 터키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교회 십자가를 보는 것보다 더 쉽게 이슬람 사원의 첨탑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울려 퍼지는 기도 소리 때문에 그곳을 찾은 성지순례객들이 선잠을 깨게 됩니다. 또 99%에 달하는 많은 인구가 기독교 유적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 않기 때문에 터키 기독교 유적은 사실상 방치되어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터키는 구약 역사와 관련이 깊다고 합니다. 이를 자세히 말씀해주세요.

유윤종 교수: 터키와 구약 유대민족의 관계는 앗시리아나 바벨론처럼 직접적인 침략이나 종속 관계에 놓인 적은 없습니다. 다만 고대 터키를 구성한 민족이 히타이트인데, 이들과는 관계가 있습니다. 성경에는 주로 헷 족속으로 나와 있습니다. 아브라함이 막벨라 동굴을 헷 족속에게 샀는데, 아브라함 당시에도 가나안에 헷 족속이 많이 살고 있었다는 증거가 됩니다. 또 하나 유념할 점은 예루살렘과 헷 족속의 관계입니다. 에스겔서 16장 2절을 보면 ‘내 아비는 아모리 족속이고 내 어미는 헷 족속’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즉 예루살렘과 헷 족속의 관련성은 더욱더 분명해 보입니다. 특히 성경에는 다윗이 처음으로 점령한 성에 여부스 족속들이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예루살렘을 점령할 당시 여부스 족속들은 후르(헷) 족속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헷 족속의 영향은 구약 성경 군데군데 전반적으로 많이 나타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다윗 시대에 활동한 우리아 장군이 헷 족속이었습니다.

윤석전 목사: 산느우르파를 아브라함의 고향이라고 하는데, 성경 근거는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유윤종 교수: 구약 성경에 ‘우르파’ 또는 ‘산느우르파’라고 나오지는 않습니다. 주로 유대교와 아람 전승을 따르면, 우르파가 아브라함의 고향이라고 알려져 왔습니다. 지금까지 아브라함과 관련한 유적들이 그것을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또 고대 근동(近東) 여러 도시에서 발견된 문서에 따르면, ‘우르’라는 도시가 여러 곳에 있었고 그중 하나가 하란 근처에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르파’라는 것은 고대 근동 문서에 자주 나오는 ‘우르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아브라함의 고향이라고 알려진 우르파로 가보겠습니다.

아브라함 고향으로 전해지는 산느우르파로 향했다. 메소포타미아 평온을 달려 도착한 산느우르파. 당시 이곳은 육상교통 요충지이며 농산물 집산지이기도 했는데 그 덕분에 산느우르파는 부가 축적된 번화한 도시였다.

아브라함의 부친 데라는 아들 아브라함과 며느리 사라 그리고 하란의 아들 롯과 함께 가나안 땅에 이주하고자 고향 우르를 떠났는데 당시 아브라함이 떠나온 고향은 갈대아 우르가 아니고 산느우르파였다. 터키 지역 이슬람 전승과 일부 고고학자들의 주장은 현재 그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그 덕분에 아브라함이 출생했다는 동굴은 늘 성지 순례객으로 붐빈다. 이슬람인에게도 이곳은 믿음의 조상이 살았던 신성한 장소다. 산느우르파에는 아브라함과 관련된 전설이 많은데 그 전설을 좇아 이슬람에서도 사원을 세웠다. 이슬람 사원 연못 속 물고기들도 아브라함과 관련 있다 하여 아무도 잡는 이가 없다.

“데라가 그 아들 아브람과 하란의 아들 그 손자 롯과 그 자부 아브람의 아내 사래를 데리고 갈대아 우르에서 떠나 가나안 땅으로 가고자 하더니 하란에 이르러 거기 거하였으며 데라는 이백 오세를 향수하고 하란에서 죽었더라(창11:31~32).

<사진설명> 아브라함 탄생지로 알려진 터키 산느우르파. 그곳 성 위에서 바라본 산느우르파 도시 전경.

윤석전 목사: 산느우르파는 어떤 도시인가요?

오택현 교수: 터키 동부 지역 중심도시로 인구는 41만 명 정도 됩니다. 산느우르파는 시리아 북경에 근접해 있고, 메소포타미아 평원 북단부에 있습니다. 산느우르파는 넓은 평원과 도로가 발달돼 있어 터키 육상교통 요지입니다. 또 하란 평야에서 나오는 농산물 집합 장소이기도 합니다.

산느우르파 옛 지명은 에뎃사(Edessa)입니다. 1144년 이슬람 세력이 이곳을 장악한 이후에는 철저하게 이슬람화해서 현재 이슬람 색채가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도시로 변모되었습니다. 산느우르파가 유명한 이유는 ‘선지자의 고향’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듯이 아브라함의 고향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영국 고고학자 울리(Sir Leonard Woolley) 박사가 1929년에 메소포타미아 남부에서 갈대아 우르로 추정되는 장소를 발견하기 이전까지는 이곳 산느우르파가 아브라함의 고향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전통적으로 아브라함의 고향으로 알려진 산느우르파에는 아브라함에 관련된 많은 전승과 유적이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아브라함의 고향이라고 알려진 또 다른 도시 메소포타미아 남부 지역 ‘갈대아 우르’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유윤종 교수: 메소포타미아 지역 갈대아 우르는 전통적으로 오래된 도시 중 하나입니다. 울리 박사가 그곳을 발굴하자마자 ‘갈대아 우르’라는 지명(地名)이 나오니까 사람들은 그곳을 성경에 나오는 갈대아 우르로 이해했습니다. 역사책에도 그렇게 알려져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이 주장과 다른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메소포타미아 남부 지역 우르가 아브라함의 고향이라면, 창세기 11장 31절에 데라가 가족들을 이끌고 가나안 지역으로 가려고 하란까지 올라갈 이유가 없습니다. 또 여호수아서 24장 2절 말씀에 따르면 조상이 유프라테스 강 건너편에서 이방신을 섬겼다고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갈대아 우르는 유프라테스 강 저편이 아니라 강 이편입니다. 그래서 사실과 맞지 않습니다. 따라서 전승이라든지 지리적인 위치상 하란 북편 44km 지점에 있는 산느우르파가 메소포타미아 지역 갈대아 우르보다 아브라함의 고향으로 훨씬 더 유력한 후보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윤석전 목사: 학자들은 대개 갈대아 우르라는 지명 때문에 그곳을 아브라함의 고향으로 보고 있는데, 그 점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유윤종 교수: ‘갈대아 우르’라고 했을 때 ‘갈대아’라는 말은 신(新)바벨론족을 일으켰던 민족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갈대아 민족은 BC 612년에 앗시리아 제국을 멸망시키고 고대 근동을 제패합니다. 그렇다면 갈대아 지역은 메소포타미아 남부 지역 우르가 맞습니다. 그러면 성경 기자는 왜 하란 북쪽에 있는 우르파 대신 남부에 있는 우르를 아브라함 고향으로 이해했는가 하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후대 성경 기자가 좀 더 넓은 의미의 세계 중심지였던 신(新)바벨론 지역을 우르와 연관해 자신들을 이해하려는 시도 때문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산느우르파에는 아브라함과 관련한 어떤 전설들이 있는지요?

오택현 교수: 산느우르파에는 아브라함과 관련한 재미있는 전설 두 가지가 내려오고 있습니다. 하나는 아브라함의 출생과 관련한 전설입니다. 산느우르파 중앙에 있는 아브라함 사원 가장 안쪽에는 아브라함이 태어났다고 하는 조그마한 동굴이 있습니다. 아브라함이 태어날 당시 산느우르파에는 넴루트 왕이 그 지역을 다스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 왕은 한 아이가 태어나서 왕좌를 빼앗을 것이라는 내용의 꿈을 꿉니다. 왕은 불안한 마음에 그 무렵 태어난 아이를 모두 죽이라고 명령합니다. 그러자 아브라함의 어머니는 몰래 동굴에 숨어들어서 아브라함을 낳았고 아브라함이 일곱 살 될 때까지 동굴 속에서 키웠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이 동굴은 이슬람 사람들에게는 신성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두 번째 전설은, 넴루트 왕으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이 우상숭배를 하고 있었는데, 아브라함은 우상숭배가 옳지 않다고 사람들을 설득합니다. 그러자 넴루트 왕이 아브라함을 화형에 처하라고 명령합니다. 아브라함을 죽이려고 불을 붙이는 순간장작이 물고기로 변하고, 아브라함을 죽이려고 했던 불이 연못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슬람 사람들이 이 지역을 점령한 다음에는 이슬람 사원과 거대한 연못을 만들어 놓고 그 지역을 신성시해서 오늘날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사진설명> 아브라함이 7세까지 살았다는 곳에 세워진 사원을 배경으로 기념촬영하는 침신대 교수진과 윤석전 목사.

윤석전 목사: 아브라함은 우상의 도시에서 살았습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부르실 때 즉시 말씀을 좇아 떠났기에 믿음의 조상이 되었습니다. 우리도 하나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 말씀을 듣는 순간 하나님 말씀이 옳다, 하나님 말씀은 나를 사랑한다, 하나님 말씀은 나를 책임진다, 그 말씀 안에 있는 모든 약속이 내게 이루어진다는 믿음으로 하나님 말씀을 좇아 아브라함과 같은 믿음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계속>

<윤석전 목사 탐사기행 ‘성서의 땅을 가다’는 www.ybstv.com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51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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