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 ‘성서의 땅을 가다’(67)] 산르우르파에 전해진 욥의 이야기

등록날짜 [ 2017-03-22 14:21:25 ]

욥이 7년간 기도했다는 욥의 동굴, 욥의 병을 낫게 한 욥의 우물 존재하지만
후대의 전승일 뿐 근거 희박해
끝까지 믿음 지켰던 욥처럼 우리 신앙생활에 고난과 연단 있어도
하나님만 붙들고 끝까지 승리해야


- 진행 윤석전 목사(연세중앙교회 담임)
- 오택현 교수(영남신학대학교 구약학)
- 유윤종 교수(평택대학교 구약학)


윤석전 목사: 오늘은 파란만장한 인생을 보낸 욥 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하나님은 성경 속에서 우스 땅에 사는 욥을 가리켜 “순전하고 정직한 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성경을 보면 욥은 인간으로는 감내할 수 없는 처참한 고통을 당했습니다.
아들딸 열 명과 재산을 모두 잃었고, 육체는 악창이 나서 기왓장으로 긁어야 할 만큼 견딜 수 없는 괴로움을 겪었습니다. 그 처절한 고통 속에서도 욥이 하나님께 기도했던 고난 동굴로 가보겠습니다.


산르우르파에서 하란 방향으로 달리다 보면 욥의 전설을 간직한 사원이 있다. 팔각정 지붕을 한 이슬람식 건물인데, 그 안에는 의인(義人) 욥이 병들었을 때 거처했다는 동굴이 있다. 건물 계단은 지하 3m에 있는 동굴 입구로 이어진다.

이 동굴은 온몸에 악창이 나서 고통을 겪던 욥이 7년간 기거하면서 기도했다고 전해 내려오는 장소다. 동굴 안에 바위가 있다. 바위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쇠창살로 막아 놓았다. 욥은 그 바위에 앉아 진물 나는 살을 기와 조각으로 긁으며 고통스러워했다고 한다. 그런 전설 때문인지 이곳은 현재 이슬람 여인들이 병든 가족을 위해 기도하는 신성한 장소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음습한 동굴에서 욥은 고통에 젖어 외쳤다.

“영원한 죽음의 세계로 가기 전에 제발 잠시라도 쉴 수 있게 해 주소서, 하나님!”

<사진설명> 욥이 온몸에 악창이 나서 고통받을 때, 바위 밑 동굴 속에 들어가 7년간 기거하면서 기도했다고 전해 내려오는 동굴. 지하로 난 계단을 3m 정도 내려가면 바위가 있다.


윤석전 목사: 성경에는 욥을 ‘우스 땅 사람’이라고 했습니다(욥1:1). 욥의 고난 동굴이 산르우르파에 있는데, 그렇다면 성경 속 우스 땅이 산르우르파와 같은 지역인가요?

오택현 교수: 성경에 나와 있는 ‘우스’가 오늘날 어느 도시라고 단정해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예레미야애가 4장 21절을 보면 “우스 땅에 거하는 처녀 에돔아”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이로 볼 때, 우스는 사해 남쪽 에돔 일부라고 추정합니다. 그런데 산르우르파 지역 사람들은 성경에 나타난 우스 땅이 자신들의 땅이라고 주장합니다. 그 근거로 제시하는 것이 산르우르파에 욥의 무덤과 욥의 고난 동굴이 있다는 점 그리고 이곳에 욥과 관련한 전설이 많이 있다는 점을 듭니다. 자세히 생각해 보면, 산르우르파라는 장소는 기독교인의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의 고향이었고, 그 후에는 이슬람 도시가 되었기에 기독교와 이슬람 색채가 뒤섞였습니다. 따라서 이 도시에서는 전설도 뒤섞여 말 그대로 ‘정체불명의 전설’이 많습니다. 따라서 ‘산르우르파’와 ‘우스’가 같은 곳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 반면 욥이라는 인물이 당시 유명했다는 사실은 알 수 있습니다. 사해 남쪽 우스에서 산르우르파, 바벨론에 이르기까지 분포된 넓은 지역의 각종 문헌에 욥이라는 이름이 종종 등장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알고 있는 욥은 고대 근동 지역에서 매우 유명했던 인물이라고 봅니다.

윤석전 목사: 많은 성도가 욥기서는 난해하다고 생각합니다. 욥기를 개괄적으로 소개해 주세요.

유윤종 교수: 성도뿐 아니라 구약성서 학자들도 구약성서 중 가장 난해한 책이 욥기라는 데 이견(異見)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해의 기본이 되는 텍스트 자체가 매우 난해하고, 또 신학 자체도 이해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욥이라는 인물에 관한 역사적인 정보 자체도 거의 없어서 매우 난해한 책이라고 여겨집니다. 욥이라는 인물은 ‘매우 경건하고 의롭지만 고난받는 인물’의 전형(典型)이기에 오늘날까지 독자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욥은 의인이지만 고난을 받습니다. 구약성서 신명기를 보면 하나님은 율법을 잘 지키는 자에게 복을 주시고 지키지 않는 자에게 벌을 내리신다고 기록해 놓았습니다. 다시 말하면, 율법을 매개로 한 인과응보(因果應報) 법칙입니다. 그런데 욥은 의인이지만 고난을 받습니다. 이것은 인과응보 법칙에 맞지 않습니다. 따라서 욥기에 나타난 중요한 신학은 ‘인과응보론 거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욥의 세 친구는 인과응보론에 매인 자인 반면, 욥은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거부합니다. 욥기 38장 이후에 욥이 마침내 하나님을 만남으로써 궁극적으로 모든 문제가 풀립니다. 따라서 욥은 ‘하나님만이 궁극적으로 문제 해결의 근원’이라는 점을 말하면서 이 땅에서 제기되는 ‘악(惡)의 승리’, ‘정의의 굴곡(屈曲)’ 등 현실적인 난제에 응답하는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욥이 고난을 겪은 장소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오택현 교수: 성서에 따르면, 욥은 발바닥부터 정수리까지 악창이 났고, 재에 앉아 고난을 겪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그런데 현지 전설에는 흉측한 피부병 탓에 사람을 피해서 바위 밑에 있는 동굴에 혼자 기거했다고 합니다.

바로 이 전설과 관련한 동굴에는 현재 이슬람식 사원이 건설되어 있습니다. 이 동굴에 들어가려면 계단을 3m 정도 내려가야 합니다. 이 동굴에 가면 기도하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욥이 치료받았듯, 가족의 병이 회복되리라는 소망을 안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윤석전 목사: 욥의 고난 동굴에서 조금 앞으로 가면 우물이 있습니다. 욥이 하나님의 은혜로 치료받았다고 전해지는 우물입니다. 그곳으로 가 보겠습니다.

산르우르파에 있는 욥의 사원에는 욥의 고난 동굴과 함께 순례자들의 시선을 끄는 또 다른 장소가 있다. 바로 욥의 치유 우물이다. 이 우물에 관해 터키 사람들 사이에 퍼져 있는 전승은 다음과 같다. 욥은 7년 동안 살과 뼈가 따로 움직일 정도로 온몸에 피부병이 나서 고통을 겪었고, 기왓장으로 벅벅 긁어야 했는데, 하나님께서 이곳에 가서 발로 치라고 하신 말씀을 따라 욥이 발로 치니 그곳에서 물이 확 솟아올랐고, 그 물로 씻으니 몸이 깨끗해져 젊은 사람처럼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전설 때문에 이 우물은 병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졌고, 우물 주변에는 각종 피부병을 치료하는 공중 목욕치료실이 세워졌다고 한다. 7년간 사단의 공격에 시달렸던 욥은 그 후 초기보다 더 큰 복을 받는다. 그중에서 가장 큰 복을 이렇게 고백했다.

“내가 주께 대하여 귀로만 들었는데 이제는 눈으로 주를 보았습니다.”

주께서는 무소불능하시오며 무슨 경영이든지 못 이루실 것이 없는 줄 아오니 무지한 말로 이치를 가리우는 자가 누구니이까 내가 스스로 깨달을 수 없는 일을 말하였고 스스로 알 수 없고 헤아리기 어려운 일을 말하였나이다(욥기 42장 2~3절).


<사진설명> 산르우르파에 있는 욥의 우물. 성경 속 우스 땅으로 추정되는 곳은 많다. 산르우르파 사람들은 자기 땅이 욥이 살던 우스라고 주장하면서 욥과 관련한 사원과 우물, 고난 동굴과 무덤까지 만들어 놓고 있다. 어디까지나 후대에 만든 전승일 뿐.


윤석전 목사: 욥의 우물과 관련해 많은 이야기가 산르우르파에 전해진다고 합니다. 어떤 이야기들이 전해지는지 궁금합니다.

오택현 교수: 고난이 끝난 다음 병에서 회복된 욥은 동굴 밖에서 조금 떨어진 우물 가까이 갑니다. 이 우물에서 하나님의 명령대로 발로 땅을 한번 구른 곳에 물이 솟아올랐다는 것입니다. 그 물을 마셨더니 마음속에 있던 슬픔이 모두 사라졌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그 후부터 이곳에 우물이 생겼고 그 우물물을 먹거나 가져다가 몸을 씻는 자는 피부병이 낫고 마음의 병이 함께 나았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그 후 비잔틴 시대 460년 주교 로나가 이곳에 병원과 공중 목욕치료실을 세웁니다. 마음의 상처나 몸에 피부병이 있는 사람들을 이곳에 모아서 여러 치료법을 통해 그들을 치료했습니다. 또 그 뒤에는 피부병에 걸린 사람들을 치료하던 기관인 ‘코마스와 다미안을 위한 수도원’이 이곳에 세워졌습니다. 현재는 아쉽게도 모슬렘들이 이곳을 지배하여 거대한 사원이 세워져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산르우르파에 있는 욥의 고난의 장소와 욥의 우물과 같은 곳의 성서적 근거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또 욥기에 나오는 장소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궁금합니다.

유윤종 교수: 산르우르파와 관련한 욥의 이야기들은 유대교, 비잔틴, 이슬람의 후대 전승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스 땅이라는 자체도 터키 지역이라기보다는 아라비아 반도 쪽일 가능성이 큽니다. 오늘날 사우디아라비아 정도라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욥의 우스가 어디인가 그 후보지는 많습니다. 어떤 사람은 하란 땅을 우스로 보기도 합니다. 또 욥이 고난받은 장소와 치료받은 우물이라는 것이 성경에는 나와 있지 않습니다. 성서에는 욥이 고난받은 상태를 묘사할 뿐이지 고난받은 장소는 나와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이런 얘기가 나왔을까 궁금해집니다. 성경에 자세하게 나타나지 않아서 성서의 궁금증을 독자 스스로 메워 가며 읽어야 합니다. 그것을 ‘간격 메우기’라고 합니다. 오늘날 간격 메우기의 결과 욥의 치유와 욥과 관련된 장소들이 후대에 의해 전승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윤석전 목사: 욥기서 연대기를 바벨론 포로기로 보고, 어떤 사람들은 아브라함 시대로 봅니다. 이런 차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유윤종 교수: 욥기의 역사적인 상황을 자세하게 알 수 있는 부분은 없습니다. 욥기 1장 5절을 보면 욥 자신이 제사를 드렸다고 해서 욥의 연대를 족장 시대로 보기도 합니다. 반면에 이방인이 탄압받던 시대인 에스라나 느헤미야 시대까지 생각하기도 합니다. 어느 한 시기에 욥기를 이해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포로기 상황이 욥기를 비춰 봤을 때 가장 적합한 시기가 아니었나 하고 봅니다. 욥기서 주제를 ‘하나님 말씀에 따른 인과응보의 거부’라고 생각한다면, 연도 측정 역시 한 시대에 갇히는 것을 거부함으로써 다양한 연도에 따른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는 책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윤석전 목사: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고난을 주시는 이유를 신학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유윤종 교수: 우리가 예수님을 믿고 하나님을 믿는다면 고난 없이 행복하게 잘 살아야 하는데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열심히 살려 해도 고난은 늘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고난의 문제는 가장 난해한 신학적인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난을 이해하는 방법은 첫째, 인과응보 법칙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죄를 지었기에 죄의 대가를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둘째, 연단 기능으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현재 이 고난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나를 더 귀하게 쓰시려고 준비시키고 있다, 내가 모르는 하나님의 거대한 섭리가 있다고 이해하는 것입니다. 셋째, 절대적인 하나님을 모르기에 우리는 늘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고난에 대한 해석은 정답이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고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욥은 하나님께서 친히 성경을 통해서 의롭고 순전한 사람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인간으로서는 견딜 수 없는 고통과 고난을 받았습니다. 교수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죄 때문에, 또는 연단을 위해 등 모든 고난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선지자들도 이 땅에 와서 연단을 받았고, 하나님 아들 예수님께서도 역시 죄 없이 십자가에 달리셨습니다. 제자들 역시 많은 핍박 속에서 결국 순교의 길을 가야 했습니다. 오늘날도 믿음 안에서 의롭게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많은 이에게 연단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섭리론 속에서 볼 때 우리는 이런 고난을 이기고, 견디고, 승리하여 하나님을 떠나지 않는 위대한 축복을 받고, 주님 나라 가는 그 날 면류관을 받는 보상이 있을 것입니다. 악한 마귀는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를 끊어 놓으려고 온갖 몸부림을 칩니다. 욥기서에 그것이 현저히 드러납니다. 고난과 연단과 여러 가지 이유로 고통을 겪고 있습니까. 하나님을 꼭 붙잡고 승리하시기 바랍니다.


<계속>
<윤석전 목사 탐사기행 ‘성서의 땅을 가다’는
www.ybstv.com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52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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