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 ‘성서의 땅을 가다’(79)] 회색 무덤으로 가득한 기드론 계곡

등록날짜 [ 2017-08-07 15:42:37 ]

기드론 계곡은 요엘서 최후 심판의 장소
부활 꿈꾸는 유대인들이 공동묘지로 사용해
아버지의 왕권 찬탈하다 패망한 압살롬의 비
메시아 입성을 예언한 스가랴의 무덤 존재해


윤석전 목사: 예루살렘 성에 가려면 기드론 계곡을 지나가야 합니다. 이 계곡은 상반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예루살렘 성 동쪽과 남쪽으로 넓게 펼쳐져 예루살렘을 보호하고 지켜 주는 천연 요새 역할을 하는 한편, 요엘서에 ‘판결 골짜기’라고 말했듯 유대인들은 이곳에서 최후 심판이 임할 것이라고 여깁니다(욜3:14). 기드론 계곡으로 가 보겠습니다.

구예루살렘 동쪽에 있는 급경사 계곡인 기드론으로 향했다. 계곡 건너편 감람산의 영향을 받아 기드론 계곡 일부에는 올리브 나무가 숲을 이룬다. 예부터 왕족의 무덤이 많아 기드론 계곡을 ‘왕의 골짜기’라고 불렀다. 이곳에 다윗의 셋째 아들 압살롬의 무덤이 있다. 아버지 다윗을 배신하고 왕권을 찬탈하려다 비참한 죽임을 당한 압살롬. 성경은 압살롬이 정수리부터 발끝까지 흠 없이 아름다웠다고 말한다(삼하14:25). 하지만 외모와 달리 그의 신앙은 피폐했다. 압살롬이 자신을 기념하려고 기드론 계곡에 스스로 세운 ‘압살롬의 비(碑)’는 오늘날 부모 말에 불순종하는 자녀에게 불효의 결과가 무엇인지 알려 주는 교육 현장이다.

윤석전 목사: 기드론 계곡을 자세히 안내해 주세요.

오택현 교수: 기드론 계곡의 특징은 예루살렘을 난공불락의 요새로 만든 것입니다. 기드론 계곡은 성전산과 감람산 사이에 있는, 경사가 가파른 100m 깊이 골짜기입니다. 또 수량(水量)이 풍부한 기혼 샘이 있어서 예루살렘에 식수를 제공합니다. 이 물이 예루살렘 성으로 흘러 들어가고 성 밖으로 나와서 계곡을 이루며 흘러갑니다. ‘흐르고 있다’는 의미로 구약성경에서는 기드론 계곡을 ‘기드론 시내(Brook of Kidron)’라고 표현합니다. 건기에는 마르고, 우기에는 힌놈 계곡에서 흘러오는 물과 합쳐 사해(死海)까지 흘러갈 정도로 물이 풍부합니다. 히스기야왕이 지하 터널을 만들어 성안으로 이 물을 끌어들였기에 예루살렘 사람들은 물 걱정을 하지 않고 살았습니다.

윤석전 목사: 구약성경에 기드론 계곡이 어떻게 등장하는지 말씀해 주세요.

오택현 교수: ‘기드론 계곡’은 구약성경에 11번, 신약성경에 2번, 모두 13번 나옵니다.

다윗은 왕위를 넘보는 아들 압살롬을 피해 기드론 계곡을 건너갔습니다(삼하15:23). 또 히스기야왕(재위 B.C.745~B.C.717), 요시야왕(재위 B.C.640~B.C.609) 시절에 예루살렘 성전의 우상을 타파하여 기드론 계곡에서 불태웠다고 하여 이후에 ‘왕의 계곡’이라고 불렀습니다. 요엘서에는 하나님께서 열방을 모아 최후의 심판을 하시는 장소라고 언급했습니다(욜3:12). 신약성경에는 예수님께서 겟세마네나 베다니에 가실 때 거쳐 가신 곳으로 기록했습니다(요18:1). 이렇게 기드론 계곡은 예루살렘과 뗄 수 없는 장소로 성경에 등장합니다.

윤석전 목사: 기드론 계곡에서 일어난 구약의 사건들을 소개해 주세요.

왕대일 교수: 구약성경을 보면, 기드론 계곡의 왼쪽 면과 오른쪽 면은 각각 다른 역할을 합니다. 예루살렘 성과 맞닿아 있는 왼쪽 면은 ‘왕의 정원’으로 간주했습니다. 열왕기하 25장을 보면, 유다 왕국 최후의 순간에 느부갓네살의 군대가 포위합니다. 예루살렘에 있는 유다 군대가 도망칠 때 ‘왕의 정원’ 곁에 있는 두 성벽 사이로 빠져나갔다는 기록이 나옵니다. 느헤미야의 기록을 봐도 ‘왕의 정원’ 곁에 있는 성벽을 실로암 연못까지 중수(重修)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느3:15). 기드론 계곡에서 예루살렘에 맞닿아 있는 그 면은 유다왕의 정원이나 특별한 용도로 활용한 것 같습니다.

그런 반면, 맞은편인 오른쪽 경사면은 열왕기하 23장 13절에 보면 ‘멸망산’이라고 불렀습니다. 유다왕들이 아세라를 비롯해 여러 우상을 섬겼는데 그 우상들을 불태워 버린 장소가 바로 기드론 계곡입니다.

윤석전 목사: 하나님께서 우상을 없애고 하나님을 높인 왕들을 축복하신 구약의 역사가 기드론 계곡에서 그대도 시행된 사실을 보게 되는군요. 다시 한번 기드론 계곡으로 가 보겠습니다.

압살롬의 묘 옆에는 예언자 스가랴의 무덤이 있다. 스가랴는 ‘메시아가 감람산에 오실 것’이라고 예언했고 예수님은 예언대로 감람산에 오르셨다. 스가랴 무덤을 방문한 사람들은 스가랴의 메시아 입성 예언을 상기한다. “예루살렘의 딸아 즐거이 부를찌어다 보라 네 왕이 네게 임하나니 그는 공의로우며 구원을 베풀며 겸손하여서 나귀를 타나니 나귀의 작은 것 곧 나귀새끼니라”(슥9:9). 예수님은 이 예언대로 십자가를 지시려고 새끼 나귀를 타고 황금문을 지나 예루살렘 성에 입성하셨고 십자가에 잔인하게 못 박혀 죽으신 지 삼 일 만에 부활하셨다. 죽어서라도 메시아를 만나고 싶었던 스가랴는 메시아의 입성 길목인 기드론 계곡에 자신의 무덤을 만들었다. 스가랴의 소망대로 부활하신 예수님은 감람산에 오르실 때 기드론 계곡을 지나셨고 그 길목에서 스가랴의 무덤과 마주치셨을 것이다. 기드론 계곡에는 수많은 저주와 축복의 사연, 그리고 하나님의 역사와 반대의 역사가 깃들어 있다.

<사진설명> 압살롬 기념비(좌) 주전 1세기에 다윗의 셋째 아들 압살롬이 자신을 기념하기 위해 기드론 계곡에 스스로 세운 ‘압살롬의 비(碑)’. 압살롬은 아버지 다윗을 배신하고 왕권을 찬탈하려다 비참한 죽음을 당했다. 현재 이 비석은 이스라엘 백성이 부모 말에 불순종하는 자녀에게 불효의 결과가 무엇인지 알려 주는 교육 현장이다. 스가랴 무덤(우) 스가랴 무덤은 주전 1세기에 만들어진 피라미드 모양의 헬라 양식의 건축물이다. 기드론 골짜기 압살롬 기념비 옆에 있다. 스가랴는 메시아가 감람산에 오실 것이라고 예언했고, 기다렸던 메시아가 입성할 길인 기드론 계곡에 자신의 무덤을 만들었다.

기드론 계곡에서 감람산 남쪽 기슭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유대인 공동묘지가 있다. 메시아가 오시면 자기도 메시아와 함께 부활하리라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의 무덤이 지금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 거대한 공동묘지는 유대인 부활 신앙의 극치를 보여 준다. 지금도 계속되는 이 믿음의 뿌리는 선지자 요엘의 예언 속에 나타난다. “열국은 동하여 여호사밧 골짜기로 올라올찌어다 내가 거기 앉아서 사면의 열국을 다 심판하리로다 너희는 낫을 쓰라 곡식이 익었도다 와서 밟을찌어다 포도주 틀이 가득히 차고 독이 넘치니 그들의 악이 큼이로다 사람이 많음이여, 판결 골짜기에 사람이 많음이여, 판결 골짜기에 여호와의 날이 가까움이로다”(욜3:12~14).

윤석전 목사: 유대인은 유다 광야로 나갈 때 기드론 계곡을 이용했습니다. 힌놈 계곡을 이용하면 더 빠를 텐데 왜 기드론 계곡을 지나갔는지 궁금합니다.

왕대일 교수: 예루살렘 동남쪽엔 기드론 계곡, 남서쪽엔 힌놈 계곡이 있습니다. 유다왕들이 우상을 섬긴 장소가 힌놈 계곡이어서 유다 백성은 그곳을 가증스러운 장소로 받아들였습니다. 요시야왕이 종교개혁을 해서 우상을 다 없앴습니다. 그 후 힌놈 계곡은 장례가 허용되지 않은 시체를 버리거나, 쓰레기처리장이 되었기에 사람들이 그곳을 피했습니다. 또 ‘힌놈’은 히브리어로 ‘게헨놈’으로 부르는데 여기서 헬라어 ‘게헨나(지옥)’가 나왔습니다. ‘지옥의 골짜기’ ‘저주의 골짜기’라는 뜻이 있어서 유대 사람들이 피했던 것으로 추측합니다.

윤석전 목사: 기드론 계곡에는 구약성경과 관련한 유적이 많다고 하는데 소개해 주세요.

오택현 교수: 기드론 계곡에는 묘지가 정말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압살롬의 비석입니다. 이 유적은 사무엘하 18장 18절에 나와 있듯 ‘압살롬이 살았을 때 자기를 위하여 비석을 세웠다’는 데 근거를 두고 세운 것입니다. 압살롬이 생존했던 주전 10세기에 만든 것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후대인 주전 1세기에 세웠습니다. 현재 이 비석은 이스라엘 백성이 불효한 자녀를 데리고 와서 불효자식의 최후를 보여 주는 교육 장소로 이용합니다. 바로 옆에 헤실 가족의 묘(The Tombs of Hezir’s Sons)가 있습니다. 헤롯왕 당시 제사장 헤실과 그의 가족이 함께 묻혀 있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묘는 스가랴 묘(The Tomb of Zechariah)입니다. 주전 1세기 헬라 양식 건축물이며 피라미드 모양입니다. 유대인은 이 무덤의 주인이 학개 시대 예언자 스가랴(Zechariah)라고 주장하고, 기독교인은 침례 요한의 아버지인 사가랴(Zecharias)라고 말합니다.

윤석전 목사: 기드론 계곡 근처에 다윗왕의 무덤이 있다고 하는데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왕대일 교수: 학자들 간에 논란이 되는 문제입니다. 기드론 계곡을 왕의 계곡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왕들이 기드론 계곡에 묻혔다고 추정하기 때문입니다. 열왕기상 2장 10절에 “다윗이 그 열조와 함께 누워 자서 다윗성에 장사되니”라고 쓰여 있습니다. 다윗 성에 묻혔다고 말하지만, 예루살렘 성안에서는 그의 무덤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다윗이 성에 맞닿아 있는 왕의 정원에 묻혔다고 추정합니다. 열왕기상을 읽어 보면, 유다왕들이 죽어 그 열조에게로 돌아갔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유다왕이 왕의 정원, 왕의 계곡이라고 부르는 곳에 묻혔으리라고 예상합니다.

윤석전 목사: 기드론 계곡에 무덤이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오택현 교수: 요엘서에 나타난 최후 심판의 장소가 기드론 계곡이기 때문입니다. 예루살렘 성 쪽엔 모슬렘의 무덤이 많고, 감람산 쪽에는 유대인의 묘지가 많습니다. 모슬렘들은 자기들의 이슬람 성지(聖地)인 황금사원 옆에 묻히고 싶어 하고, 유대인들은 메시아가 감람산에서 부활한다고 믿기에 그곳에 묘지를 만들었습니다.

윤석전 목사: 기드론 계곡을 ‘기드론 평야’나 ‘기드론 시내’라고 부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왕대일 교수: 계곡과 평야는 엄연히 다릅니다. 현재 기드론 계곡은 성경에 기록된 것보다 매우 높습니다. 계곡을 따라 흘러내려 온 퇴적물이 쌓여서 15m가량 높아졌다고 고고학자는 말합니다. 또 ‘기드론’은 ‘혼탁하다’는 뜻입니다. 우기(雨期)에 많은 퇴적물이 쌓여 평야처럼 보여 ‘기드론 평야’라고 불렀고, 물이 흐르니까 ‘기드론 시내’라고도 불렀습니다.

윤석전 목사: 하나님은 기드론 계곡을 통해 하나님이 세우신 거룩한 도시 예루살렘을 난공불락의 요새로 만드셨습니다. 우리는 어떤 어려움과 고통이 올지라도 언제나 예수 안에서 보호받는 절대적인 축복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어디를 가든지 내 안에 계시는 예수 이름으로 승리하는 역사가 일어날 것입니다. 이번 성서 탐사기행을 보면서 영적으로 어떤 깨달음을 얻었습니까? 최후에 기드론 계곡과 같은 현장이 있을지라도 주님 손 꼭 붙잡고 승리하시기 바랍니다.

<계속>

<윤석전 목사 탐사기행 ‘성서의 땅을 가다’는
www.ybstv.com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53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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