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 ‘성서의 땅을 가다’(89)] 생명의 떡이신 예수가 탄생한 ‘떡집’ 베들레헴

등록날짜 [ 2017-11-14 15:11:40 ]

다윗 왕의 고향 베들레헴에서 다윗의 자손 예수가 탄생한 사실은
예수만이 죄와 사망과 저주에서 인류를 구원할 진정한 왕이라는 성경적 의미 담고 있어

윤석전 목사: 예수께서 ‘내가 곧 생명의 떡이로라(요6:48)’고 말씀하시고, 주의 만찬 석상에서는 제자들과 떡을 나누면서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주는 내 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눅22:19).

베들레헴은 히브리어로 ‘떡집’을 뜻합니다. 예수님이 베들레헴에서 출생하신 것은 우리에게 자신을 생명의 떡으로 주시겠다는 약속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번 호에는 베들레헴으로 가 보겠습니다.


베들레헴은 예루살렘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구역이라 입구에서 삼엄한 검문을 받아야 한다. 롯과 결혼한 보아스와 그 자손 다윗 왕의 고향이 바로 이곳이다. 다윗 집터로 추정되는 곳에 우물터가 있다. 이 우물 유적은 다윗의 충성스런 부하들과 관련이 있다. 다윗은 베들레헴 주변에서 블레셋과 전쟁을 하던 중에 고향 땅 우물물을 마시고 싶어했다. 그 말을 들은 부하 세 명이 위험을 무릅쓰고 베들레헴 우물물을 떠와 다윗에게 바쳤다. 베들레헴 우물 유적은 왕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다윗 부하들의 충성심이 서린 곳이다.

윤석전 목사: 베들레헴은 예수님 탄생지로 유명해서 순례객이 많이 찾습니다. 베들레헴이 어디에 있는지, 구약성경에는 언제 처음 등장하는지 알려주세요.

오택현 교수: 베들레헴은 예루살렘 남쪽으로 10km정도 떨어져 있어 매우 가까운 편입니다. 인구는 3만 명 가량입니다. 높이는 해발 770m로 예루살렘과 비슷합니다. 베들레헴은 여리고와 마찬가지로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이고 예루살렘과 인접한 지역입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사람을 고립시키려고 베들레헴에 장벽을 설치해서 국제적 문제가 되었습니다.

‘베들레헴’은 ‘떡집’이라는 뜻으로 생명의 떡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예언하는 지명입니다. 베들레헴은 구약성경 창세기 35장 19절에 처음 등장합니다. 라헬이 하란을 떠나 베들레헴을 지나가다가 베냐민을 낳다 죽은 곳입니다. 베들레헴 입구에 라헬의 무덤이 있습니다. 오늘날 이 지역은 임신과 순산을 원하는 유대인 여성들이 즐겨 찾는 유명한 성지입니다.


윤석전 목사: 예루살렘에서 베들레헴으로 가는 길을 ‘족장의 길’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왕대일 교수: 예루살렘에서 남쪽으로 10km 가량 뻗은 도로가 베들레헴으로 가는 길입니다. 현지인들은 예루살렘에서 헤브론으로 가는 길을 아브라함이 하란에서 가나안을 거쳐 헤브론으로 내려간 길이라 여겨서 ‘족장의 길’이라고 부릅니다. 예루살렘에서 8km 내려가면 갈림길이 나옵니다. 왼쪽은 베들레헴으로, 오른쪽은 헤브론으로 가는 길입니다. 베들레헴에는 라헬의 무덤이 있어 아이를 낳다 죽어간 어머니의 슬픔이 서려 있습니다. 높이 10m짜리 거대한 콘크리트 장벽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구분 짓는 정치적 수난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예수님 태어나실 때 헤롯왕이 두 살 이하 아이들을 학살하려고 보낸 군대도 그 길로 갔습니다. ‘족장의 길’은 유서 깊은 길이지만, 베들레헴은 성경, 정치, 사회 어느 면으로 봐도 아픔과 시련이 배어 있습니다. 기독교인에게 예수님 탄생지 베들레헴을 찾아가는 길은 예수님을 기억하며 가는 은혜로운 길입니다.

윤석전 목사: 구약의 사사시대와 왕정시대에도 베들레헴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를 자세히 소개해 주세요.

오택현 교수: 사사시대에 베들레헴은 룻의 시어머니 나오미의 고향으로 나옵니다. 나오미는 베들레헴에 살다 큰 기근이 들자 남편과 세 아들과 함께 모압 지역으로 갔습니다. 오랜 세월 후 돌아올 때는 이방인 며느리 룻과 외롭게 귀향했습니다. 룻과 결혼한 보아스, 룻의 후손 다윗왕 모두 베들레헴이 고향이었습니다. 예수님이 아브라함과 다윗의 후손으로서 다윗의 고향 베들레헴에 태어난 것은 성경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왕정시대에 다윗과 관련한 사건이 몇 가지 있습니다. 먼저 다윗이 베들레헴 근처에서 블레셋 사람들과 전투를 벌일 때의 일입니다. 전투로 피곤한 다윗이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베들레헴의 성문 곁 우물물을 마시고 싶다고 말하자 그의 용사 세 명이 블레셋을 뚫고 베들레헴 우물물을 떠왔습니다. 다윗은 그 물 마시기를 기뻐하지 않고 ‘이 물은 생명을 귀하게 여기지 않고 베들레헴에 가서 물을 떠온 사랑하는 부하들의 피’라며 여호와께 드렸습니다(삼하23:17). 다윗 부하들의 충성심과 다윗의 하나님을 향한 경외심을 엿볼 수 있는 구절입니다. 또 중요한 것은 선지자 미가의 예언입니다. 미가서 5장 2절에 “베들레헴 에브라다야 너는 유다 족속 중에 작을찌라도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가 네게서 내게로 나올 것이라”고 말합니다.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예언하는 구절로 베들레헴의 가치와 의의를 알려줍니다.


윤석전 목사: 베들레헴으로 다시 가 보겠습니다.

예수탄생교회 지하에 있는, 예수 탄생 지점은 베들레헴에서 가장 유명한 성지다. 2000년 전, 다윗의 후손 요셉과 만삭의 정혼녀 마리아는 로마 황제가 전국에서 실시하라 명한 호구조사를 하러 다윗의 고향 베들레헴으로 간다. 베들레헴에 도착한 날 밤, 마리아는 산통을 겪었고 여관마다 손님이 가득차 마구간에서 출산했다. 예수탄생교회 지하에 있는 예수탄생동굴이 바로 그곳이다. 아브라함이 믿음의 조상으로 선택된 이후, 인류 구원의 역사를 이루실 메시아는 이렇게 이 땅에 오셨다. 메시아 탄생 자리에는 왕을 상징하는 14각 은색 별이 있다. 그리고 구세주가 오신 직후 ‘라마에서 슬퍼하며 통곡하는 소리가 들리니(렘31:15)’라는 구약의 예언이 이루어졌다. 그 역사는 예수탄생동굴 부근에 있는 음습한 동굴 안에 있다. 그곳에 쌓인 뼈들은 예수님 당시 왕 헤롯에 의해 살육당한 두 살 이하 사내아이들의 것이라고 전해진다.

<사진설명> ① 예수탄생교회  지하로 내려가면 예수 탄생 동굴이 있다. 예수 탄생 지점에는 왕을 상징하는 14각 은색 별이 있다. 또 성경을 라틴어로 번역한 제롬의 묘실과 기념 예배실이 있다.
② 예수탄생교회 출입문  높이 1.2m다. 누구든지 몸을 굽혀야 드나들 수 있어 ‘겸손의 문’이라 부른다.
③  ‘성서의 땅을 가다’ 촬영 차 예수탄생교회를 찾은 윤석전 목사(좌)와 임동진 목사(당시는 장로이자 탤런트, 우)
④ 다윗의 우물  전투에 지친 다윗이 베들레헴의 우물물을 마시고 싶어하자 그의 부하 세 명이 위험을 무릅쓰고 물을 떠왔다. 다윗은 자기 목숨을 아끼지 않는 부하들의 정성이 담긴 물을 여호와께 드렸다.
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자치구에 쳐 놓은 10m 높이 분리장벽. 장장 500km에 달한다. 팔레스타인들이 1987~1993년 ‘인티파다(민중봉기)’를 일으키자 1994년부터 이스라엘 정부가 치안 유지 목적으로 장벽을 세워 국제적인 문제가 됐다.

윤석전 목사: 예수탄생교회의 역사를 상세하게 말씀해 주세요.

오택현 교수: 이스라엘이 수난의 역사를 가졌듯이 예수탄생교회도 고난의 역사를 겪어 왔습니다. 초대교회 성도는 예수님께서 탄생했다고 추정되는 동굴을 예수탄생동굴로 정해 성지로 삼았습니다. 그런데 A.D. 135년 기독교를 말살하려 계획한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가 예수 탄생지를 없애려고 그 위에 이교도의 아도니스 신전을 만들었습니다. 200년 후 기독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의 어머니 헬레나가 이 지역을 성지순례하다가 아도니스 신전을 허물고 A.D. 326년에 예수탄생교회를 세웠습니다. 이 교회는 A.D. 529년 유대에서 일어난 민란 탓에 불타 버립니다. 그 후 성 소피아 성당을 지은 유스티니아누스 황제(527~565)가 A.D. 565년 교회를 재건했습니다. 현재는 십자군 전쟁 후 보수된 모습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예수탄생교회의 가장 큰 특징은 출입문이 1.2m 높이여서 몸을 굽혀야 드나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주님의 교회 안에 들어갈 때는 누구든지 고개를 숙이고 겸손히 들어오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또 아랍 사람들이 무엄하게 말을 타고 교회에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교회 안에 들어가면 줄기둥 40개와 비잔틴 시대 모자이크가 있습니다. 지하로 내려가면 예수님이 탄생했다는 자리에 별 모양이 있고, 헤롯이 죽였다는 두 살 이하 아이들의 뼈를 모은 곳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베들레헴에는 다윗의 우물, 헤롯이 만든 요새인 헤로디온, 양떼를 지키다 천사에게 예수님의 탄생 소식을 들은 목자들의 들판과 들판교회 같은 곳이 유명한 성지로 남아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예수탄생교회 지하에 제롬의 기념 예배실이 있습니다. 왜 예수탄생교회에 제롬의 자취가 남아 있는지 궁금합니다.

왕대일 교수: 예수탄생교회 지하에서 남쪽으로 가다 보면 아르메니아 교회가 나오고, 북쪽으로 가면 방이 많습니다. 그 중에 제롬(Jerome, A.D. 348~420)의 서제와 기념 예배실이 있습니다. 또 제롬 묘실과 역사학자 유세비우스(Eusebius, A.D. 263~339)의 묘실이 있다고 전해집니다. 당시에는 성경이 히브리어와 그리스어로만 적혔는데, 사람들이 실제로 쓰던 언어는 라틴어였습니다. 제롬은 성경을 라틴어로 번역해 ‘성경 번역의 아버지’ 역할을 했습니다. 제롬이 성경을 번역한 배경 일화가 있습니다. 제롬이 베들레헴에 머물 때 예수님 탄생 당시 헤롯이 죽인 어린 아이들의 뼈가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놀라 현장에 달려간 제롬은 어린 아이들의 뼈가 많이 묻혀 있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습니다. ‘이 어린이들은 메시아 예수를 죽이려는 헤롯의 칼 끝에 희생을 당했는데 나는 교황이 못 됐다고 슬퍼하며 좌절에 빠졌으니 그 동안 신앙생활을 잘못했구나. 어떻게 하면 나도 예수님을 위해 살 수 있을까?’ 그 이후 제롬은 36년간 두문불출하고 지하에서 성경을 번역하였기에 교회 지하에 제롬 묘실과 기념 예배실이 생겼습니다.

윤석전 목사: 베들레헴 예수탄생교회에는 성탄절에 성지순례객이 엄청나게 모여든다고 합니다. 특히 이 교회에서는 성탄절에 세 번이나 예배 드린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왕대일 교수: 베들레헴은 성탄절을 세 번 지킵니다. 태양력으로 12월 25일, 1월 7일, 1월 19일입니다. 서방교회인 로마 가톨릭교회와 개신교회는 12월 25일을 성탄절로 지냅니다. 하지만 그리스정교와 시리아 정교회 같은 동방교회는 1월 7일에, 아르메니아교회는 1월 19일에 성탄절을 지냅니다. 태양력은 1582년에 교황 그레고리 3세가 율리우스력의 오차를 해결하려고 개정한 역법입니다. 동방교회가 성탄절로 지키는 1월 7일은 율리우스력으로 따지면 12월 25일입니다. 둘 다 12월 25일을 성탄절로 지키는 셈입니다. 아르메니아 교회 교회력으로 1월 19일은 주현절(主顯節. 주님이 나타나신 날)입니다. 아르메니아 교회 성서학자들은 주님이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셔서 침례받으실 때 처음으로 사람들 앞에 모습을 나타내셨다고 하여 그 날을 주현절로 지키고 성탄절이라고 여깁니다.

윤석전 목사: 예수님의 탄생 지점을 나타내는 별 때문에 큰 전쟁이 일어났다고 하는데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오택현 교수: 그 별은 로마 가톨릭에서 1717년에 만들었습니다. 별 주위에 라틴어로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하셨다’고 쓰여 있습니다. 1847년 러시아 정교회에서 이 별을 무단으로 떼어갔습니다. 그 지역을 다스리던 오스만 터키가 별을 원상복귀 하라고 명령했지만 러시아 정교회는 불복했습니다. 그 이후 여러 사건과 겹쳐 1853년에 러시아와 오스만 터키 연합군 사이에 큰 전쟁이 벌어진 것이 크림전쟁(1853~1856)입니다. 인간에게 평화를 주러 오신 예수의 탄생 지점을 나타내는 별 때문에 일어난 전쟁이기에 ‘아이러니’하다고 합니다. 인간의 역사는 악하게 흘러간다는 점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전 목사: 이스라엘에서도 성탄절에 캐럴을 부르나요?

왕대일 교수: 성탄절은 전 세계가 기뻐하고 축하하는 날이지만 이스라엘에만 기쁨이 없습니다. 이스라엘에서 성탄절은 공휴일이 아니고 행사도 없습니다. 유대인에게 성탄절은 낯설어서 캐럴을 전혀 들을 수 없습니다. 12월 24일 성탄전야 예배 때 개신교인들이 순례객들과 함께 목자의 들판에 모여 캐럴을 부를 뿐입니다.

윤석전 목사: 하나님의 말씀이 육신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는 내 영의 생명의 떡이요 생명의 음료이십니다. 주의 만찬 석상에서 주님이 이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로 주신 크신 구원의 은혜, 생명의 떡, 생명의 잔을 우리만 가지고 살면 안 됩니다. 떡집에서 많은 사람에게 떡을 나누어 주어 잔치를 베풀듯이 우리도 떡집 주인이 되어서 예수 복음을 전해 함께 사는 역사가 일어나기를 기대합니다.

<계속>
<윤석전 목사 탐사기행 ‘성서의 땅을 가다’는
www.ybstv.com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55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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