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8-03-23 15:17:01 ]
광야는 하나님 도움 없이 절대 살 수 없는 곳
이스라엘 백성 출애굽 후 40년간 광야 머물며
구름·불 기둥으로 책임지시는 하나님 경험해
때론 믿음 연단하고 새 힘주는 장소로 사용하셔
윤석전 목사: 광야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아야 한다’(신8:3)라는 말씀을 가르쳐 주려고 40년간 훈련하신 장소입니다. 광야로 가보겠습니다.
광야는 이스라엘 40년 유랑생활 역사가 담긴 땅이다. 광야는 낮에는 뜨겁고 밤에는 급격히 추워지며 땅은 메말라 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이 계셨기에 이 곤고한 땅에서 40년을 지낼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는 낮에는 구름으로 태양을 막아 주시고 밤에는 불기둥으로 어둠을 물리쳐 자신의 임재를 나타내시면서 이스라엘 백성을 훈련하셨다. 이스라엘 유대 광야에서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께서 마귀에게 시험을 당하셨다. 이처럼 광야는 사랑하는 자들을 훈련하는 하나님의 교육장이었다.
<사진설명> [유대 광야] 유대 광야는 남북 100×20km, 해발고도 400~1000m 사이에 있는 거대한 황무지다. 매우 건조하여 풀 한 포기 나지 않는 황량한 땅이지만, 광야 곳곳에 엔게디 같은 오아시스가 있다.
윤석전 목사: 성경에는 광야가 여러 군데 나옵니다. 그 중 이스라엘 광야는 어디쯤인지 궁금합니다.
오택현 교수: 현대에 만들어진 지도를 보면서 성경에 기록된 광야를 설명하자면, 이집트와 이스라엘 두 곳으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40년을 보냈다’라고 할 때는 ‘이집트 광야’를 가리킵니다. 수르(Shur)·에담(Etham)·바란(Paran)·신(Sin) 광야는 성경에 기록돼 있는데, 네 군데 다 이집트 영토인 시나이반도에 있습니다. ‘이스라엘 광야’는 보통 브엘세바 남쪽에 있는 ‘네게브(Negev) 광야’를 말합니다.
<사진설명> [개간된 네게브 광야] 이스라엘 남부에 있는 네게브 광야는 넓이 약 1만 2200km²로 이스라엘 전체 면적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토지 자체는 비옥하지만 물이 없어 척박하다. 이스라엘은 1948년 독립한 후 갈릴리 호수에서 물을 끌어오거나 바닷물을 담수화하는 등 개간사업에 사활을 걸어 네게브 광야를 옥토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현재 네게브 지역에서 생산하는 각종 작물은 유럽에 수출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윤석전 목사: 그렇다면 성경과 관계 깊고 하나님의 섭리가 잘 드러난 ‘유대(Judea) 광야’는 어디에 있나요?
오택현 교수: ‘유대 광야’는 예루살렘이나 헤브론 등 유대 산악지역에서 사해 근방 황무지까지입니다. 대표적인 유대 광야 지역으로는 엔게디(En Gedi)가 있고, 예수께서 시험을 받으셨던 시험산이 있습니다. 유대 광야는 대도시 근방에 있어서 성경에 자주 등장합니다.
<사진설명> [유대 광야 지도] 유대 광야는 예루살렘이나 헤브론 등 유대 산악지역에서 사해 서쪽 해안까지 뻗어 있다. 유대 광야의 대표적인 지역은 엔게디와 시험산이다.
윤석전 목사: 광야는 물과 양식 없이는 살 수 없는 곳입니다. 모세의 장인 이드로의 가족도 광야에서 살았다고 하는데, 당시 광야에서 살던 사람들은 주로 어디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궁금합니다.
정중호 교수: 물과 양식이 있는 곳이면 사람이 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모세가 이집트에서 도망쳐 나왔을 때 이드로의 딸들을 만났는데, 그 장소가 우물가였습니다(출2:15~17). 즉 광야의 오아시스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광야는 죽음의 땅이라고 말하지만, 오아시스가 있다면 광야 한복판에서도 살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광야 부근 사람이 모여 사는 곳에는 ‘샘’이라는 뜻을 지닌 지명이 많습니다. ‘엔게디’도 ‘염소의 샘’이라는 뜻이지요. 광야에도 이런 지명이 여러 곳이 있나요?
정중호 교수: ‘엔게디’라는 지명(地名) 중 ‘엔’자가 바로 ‘우물’이라는 뜻입니다. 또 다른 지명으로 ‘브엘세바’가 있습니다. ‘브엘세바’는 ‘우물 일곱’이라는 뜻으로, 그 지명 중 ‘브엘’이라는 단어가 ‘샘물’ 혹은 ‘우물’을 뜻합니다. 또 아브라함 가정에서 여종 하갈이 여주인 사라의 학대를 피하여 떠났을 때 만난 우물이 바로 ‘브엘라헤로’였습니다. 이처럼 ‘엔-’ ‘브엘-’이라는 말이 붙은 지명은 오아시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광야에서 일어난 대표적 사건인 이스라엘 출애굽에 관해 말씀해 주세요.
오택현 교수: 광야에서 일어난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사건은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 한 뒤 광야에서 보낸 40년 역사입니다. 40년은 구약 역사 전체로 보면 짧지만, 그 기간은 출애굽기 13장부터 신명기 34장까지 자세히 기록됐습니다. 모세오경 대부분의 배경이 된 곳이 광야였습니다. 광야는 시련의 장소이기도 했지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하나님의 진정한 백성으로 만들고자 연단과 새 힘을 주셨던 장소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광야로 다시 한번 가 보겠습니다.
이 메마른 땅에는 먼 옛날부터 이곳에 삶의 뿌리를 뻗어 온 베두인(Bedouin)족이 있다. 흑염소 털로 만든 텐트로 촌락을 이루며 사는 베두인족은 씨족 몇몇이 모여 부족을 이뤄 생활하는 광야 유목민이다. 울타리 안에서 기르는 가축은 부족 공유물이며 이 가축을 키워 생계를 유지한다. 이스마엘 후손인 베두인족에게는 가축을 키울 풀과 모래가 있는 곳은 어디나 고향이며 조국이다. 하나님께서는 광야에서 키우는 새끼 양처럼 약하고 무지한 이스라엘 백성을 광야 한복판으로 끌어내셨다. 거기서 가나안 땅을 정복해 나갈 힘을 키우도록 훈련하셨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은 끊임없이 하나님께 불평했고 그분의 음성을 외면했다. 하지만 목자가 이리에게서 양들을 지키듯 하나님은 보살핌의 손길을 멈추지 않으셨다. 광야는 이스라엘 백성을 자기 백성으로 키우기 위한 하나님의 마음이 담긴 거룩한 성서의 땅이다.
<사진설명> [베두인족] 베두인족은 아라비아 반도를 중심으로 서아시아와 북아프리카 일대에서 텐트촌을 이루며 사는 광야 유목민이다. 베두인은 주로 낙타, 양, 염소 등 가축을 키워 생계를 유지한다.
윤석전 목사: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 살 때 하나님께서 낮에는 구름기둥으로 밤에는 불기둥으로 백성을 인도하셨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이것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 궁금합니다.
정중호 교수: 광야는 사람이 살기 어려울 뿐 아니라 길도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길 없는 광야에서 낮에는 구름기둥으로, 밤에는 불기둥으로 인도하셨습니다. ‘아무리 어렵고, 고통스럽고, 앞이 안 보이는 광야일지라도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대로 따라가면 약속의 땅에 도달할 수 있다’는 신앙 계획의 현장이기도 했습니다.
<사진설명> [출애굽 한 이스라엘이 지나온 이집트 광야] 성경에 기록된 광야는 이집트와 이스라엘 두 곳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이집트 영토에는 출애굽 후 이스라엘 민족이 40년간 하나님께 훈련받은 수르·에담·바란·신 광야가 있다. 이스라엘 영토에는 유대 광야와 ‘이스라엘 광야’로 부르는 네게브 광야가 있다.
윤석전 목사: 이스라엘 백성이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인도를 받으며 가나안 땅에 도착했을 때 구름기둥과 불기둥이 더는 눈에 보이지 않았지만, 이것을 상징하는 어떤 역사가 있었다고 하는데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정중호 교수: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에 정착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구름기둥과 불기둥을 보여 주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스라엘 백성이 제단에서 제사를 지낼 때 구름기둥과 불기둥을 기억할 수 있는 광경이 나타났습니다. 낮에는 제단 위 제물이 불타오르면 연기가 하늘 위로 올라가 구름기둥 같은 모습으로, 밤에는 캄캄한 가운데 불이 하늘로 올라가 불기둥 같은 모습으로 보인 것입니다. 제단에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릴 때 불기둥과 구름기둥이 생각나게 하시고 그것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께서 자신들을 인도하신다는 사실을 믿으면서 신앙생활을 했던 것입니다.
윤석전 목사: 이스라엘 백성에게 회막은 중요한 의미가 있는데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정중호 교수: 회막(會幕)은 ‘만남의 장막’이라는 뜻입니다. 회막은 ‘이동 성전’입니다. 광야에서 이동할 때 어떤 곳에 다다르면 텐트를 치고 머물렀는데 텐트촌 한가운데 하나님이 계시면서 이스라엘 백성과 만나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 생활의 고통 가운데서도 하나님이 함께 계신다는 임마누엘을 체험했습니다. 오늘날 고통스럽고 힘든 세월을 겪으면서도 우리는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심을 체험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광야 회막과 같은 역사를 체험하고 있는 것입니다.
윤석전 목사: 광야는 선지자 엘리야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하는데 소개해 주세요.
오택현 교수: 선지자 엘리야는 북이스라엘 여왕 이세벨(?~B.C. 842)에게 핍박받을 때, 남유다 브엘세바까지 도망쳤고, 다시 광야로 들어가 로뎀나무 아래서 하나님께 죽기를 구했습니다. 그 사건이 일어난 장소가 바로 브엘세바 아래 있는 오늘날 네게브 지역입니다. 그곳에서 천사를 통해 위로와 새 힘을 받고 사십 주야를 걸어 하나님의 산, 호렙산에 이르렀습니다. 네게브에서 호렙산까지 걸었던 광야는 이집트 지역의 광야입니다. 구약에 하나님께서 사람들을 훈련하고 새 힘과 사명을 주는 장소로 광야를 이용하셨습니다.
윤석전 목사: 이스라엘이 광야를 옥토로 개간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하는데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오택현 교수: 이스라엘이 1948년에 독립했을 때, 국토는 대부분 척박한 네게브 광야 지역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은 네게브 지역 개발에 사활을 걸었습니다. 그들은 네게브 지역이 물이 없어 척박하지 실제 토지 자체는 비옥(肥沃)하므로 물을 끌어온다면 옥토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을 알았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물을 찾고자 노력했습니다. 지하수를 끌어올려 사용하고, 갈릴리 호수에 송수관을 대서 광야까지 물을 끌어와 개간사업을 하고, 바닷물도 끌어와 담수화해서 네게브 광야를 옥토로 만들었습니다. 이 모든 노력이 성공해 현재 네게브 지역은 옥토로 바뀌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네게브 지역에서 가꾼 화훼나 열매를 유럽에 수출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대속죄일에 염소를 광야로 내보내는 까닭이 궁금합니다.
정중호 교수: 인간 대신 염소가 짊어져야 하는 죄 때문에 염소를 광야로 내보냅니다. 광야는 죽음의 땅, 부정한 땅, 혼돈의 땅이기에 죄를 그곳에 버린 것입니다. 사람이 사는 마을과 진영(陣營)은 정결하게 유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대속죄일 의식을 보면 죄는 반드시 제거돼야 하며 우리가 사는 마을은 반드시 정결하게 유지해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광야는 삭막한 곳입니다. 물 한 모금, 양식 한 톨 얻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그곳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40년간 머물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께서 책임지십니다. 하나님께서 책임지시는 자는 어디를 가도 두렵지 않습니다. 광야생활 40년은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아야 한다’(신8:3)는 것을 가르쳐주기 위함이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이 역사하시면 하나님 백성은 어디서든 살 수 있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하나님 말씀으로 영적생활을 해야 합니다. 하나님 말씀 안에는 위대한 영적 샘이 있고 영적 양식이 있습니다. 광야를 통해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우며 하나님을 더 알기 원합니다.
<계속>
<윤석전 목사 탐사기행 ‘성서의 땅을 가다’는 www.ybstv.com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56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