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 ‘성서의 땅을 가다’(126) l 레바논 편(3)] 엘리야가 가뭄 선포 후 숨어 지낸 바알 본산 ‘사르밧’

등록날짜 [ 2018-12-13 23:17:32 ]


‘사르밧’은 비를 주관하는 바알신 본산지 

3년 6개월 동안 비 한 방울 안 내리게 해

비 관장하는 분도 하나님이란 사실 보여줘


북이스라엘 아합왕, 이방인 아내 취한 후 

바알 숭배 신전 짓고 바알신앙 권장하자 

엘리야 통해 하나님의 심판 ‘가뭄’을 선포 


엘리야 대접한 이방인 사르밧 과부에겐

가뭄 끝날 때까지 양식 주는 이적 실행


윤석전 목사: 엘리야 선지자가 사르밧에 도착했을 때 과부가 그를 대접했습니다. 3년 6개월간 가뭄이 들어서 양식이라고는 한 끼 때울 밀가루만 남았는데, 그것으로 빵을 구워 선지자를 대접한 후 그 여인이 하나님께 넘치는 복을 받은 이적의 사건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람 엘리야가 이 같은 역사를 이룬 사르밧으로 가 보겠습니다. 


시돈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산 중턱에서 만나는 도시 사르밧(Zarephath). 주산업이 도자기인 사르밧은 내륙과 항구의 특성을 함께 지니고 있다. 이 땅에서 엘리야는 자신을 섬기던 과부에게 이적을 베풀었고, 그 여인은 하나님의 사람에게 축복을 받았다. 현재 사르밧은 모슬렘이 자리 잡은 이방의 땅이다.


▲ (왼쪽)사르밧 전경 사르밧 과부가 3년 6개월 가뭄으로 고통받던 중, 마지막 남은 가루로 빵을 구워 엘리야 선지자를 대접한 사건으로 유명하다. 사르밧은 오늘날 레바논의 사라판드(Sarafand)라는 작은 도시다. (오른쪽)시돈 공방거리 시돈은 고대 페니키아 시대부터 전통적으로 유리 수공업이 유명했다. 지금도 다양한 공방이 줄지어 있는 이 공방거리 끝에 사도바울기념교회가 있다.



윤석전 목사: 당시 사르밧은 어떤 곳이었나요?


이원희 목사: 지리적으로는 두로와 시돈 가운데 있습니다. 사르밧은 항구도시인데 주거지가 일반 항구도시와 달리 800m 떨어진 산 위에 있습니다. 그래서 사르밧은 항구의 특징과 내륙의 특징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하나님이 엘리야를 사르밧으로 보내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차준희 교수: 엘리야는 북이스라엘 아합왕 시절의 선지자였습니다. 아합왕은 시돈 왕 엣바알의 딸 이세벨을 아내로 취하고, 아스다롯 신전을 짓습니다. 그리고 아합왕 자신이 바알신을 숭배하고, 국가적으로 바알 신앙을 권장합니다. 악이 극에 달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참을 수 없어 엘리야를 통해 “내 말이 없으면 수년 동안 우로(雨露)가 있지 아니하리라”(왕상17:1)고 말씀하십니다. 북이스라엘에 가할 심판을 선포하신 것입니다. 그 말씀을 선포해 엘리야가 위험해지자 하나님께서 사마리아에서 멀리 떨어진 사르밧 지역으로 엘리야를 피신시키셨습니다. 사르밧인 이유가 있습니다. 사르밧은 바알의 본산지입니다. 비를 관장한다는 바알신이 지배하는 곳이었는데 바알이 비를 내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비를 관장하는 분은 하나님이시거든요. 그래서 ‘바알 본산지도 하나님이 지배하고 계신다, 바알신이 참신이 아니다’ 라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보여 주려는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사르밧의 이적 사건을 보면 당시 비를 매우 중요하게 여겼는데, 비는 어떤 의미였나요?


차준희 교수: 엘리야가 활동하던 시기는 농경문화 시대였기에 비가 매우 중요했습니다. 유목생활을 했던 이스라엘 사람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와 먹고살기 위해 농사를 처음 접하게 됩니다. 이미 농사를 짓던 가나안 사람들은 농사에 가장 중요한 비를 관장한다는 바알신을 섬겼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도 비가 중요한 문제가 되자 가나안 사람들과 같이 바알신을 섬기다 엘리야가 전한 하나님 말씀대로 비가 오지 않자 하나님의 뜻에 따라 비가 온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비를 관장하는 것은 바알이 아닌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보여 주는 사건입니다. 당시엔 비를 관장하는 신이 누구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우리가 기억할 것은 하나님은 우리를 문제에서 해결해 주시지만 또 우리의 필요도 채워 주시는 창조주이시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윤석전 목사: 사르밧에서 엘리야가 일으킨 이적을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차준희 교수: 열왕기상 17장에는 사르밧 과부와 관련해 두 가지 이적이 나옵니다. 첫째, 남은 기름과 가루를 싹싹 긁어 엘리야 선지자에게 갖다 주라는 명령에 순종했을 때 가뭄이 끝날 때까지 양식이 부족하지 않았던 이적입니다. 둘째, 사르밧 과부의 아들이 죽었을 때 엘리야가 기도로 살린 이적입니다. 

첫째 이적에서 이방인 여인은 엘리야를 통해 하나님이 주신 말씀에 순종합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참신인 여호와 하나님을 버리고 이방신에 의지하여 비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것을 보면 과거에 그 사람이 어땠느냐 하는 것보다는 현재 어떤 결단을 내리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사르밧 과부의 아들이 죽었다가 살아나는 이적입니다. 히브리서 13장 2절에 “손님 대접하기를 잊지 말라 이로써 부지중에 천사를 대접한 이들이 있었느니라”고 합니다. 집에 찾아온 손님을 정중하게 접대한 일이 죽은 자를 살리는 놀라운 이적을 체험하는 동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사실 아브라함도 그렇게 천사를 대접해서 복을 받았고, 롯도 그렇게 해서 하나님의 심판을 받은 소돔과 고모라의 화염 속에서 빠져나오는 복을 얻었으니 손님 대접을 즐겨 해야겠습니다. 그렇다면 사르밧에는 어떤 유적이 있나요?


◀ 사르밧 도기 공방 유적  B.C. 11~13세기의 후기 청동기·철기 시대 도기 공방 발굴 현장이다. 이곳에서 고고학자들은 진흙을 준비하기 위한 큰 그릇들과 그릇을 만드는 도공(陶工)들의 도구, 도기를 굽기 위한 수직가마와 고대에 버려진 많은 도기를 발견했다.



이원희 목사: ‘거룩한 신에게’라는 내용이 새겨진 비문(碑文)이 발견돼 이곳이 성경에서 말하는 사르밧이라는 것이 증명됐습니다. 로마 시대의 수로(水路) 시설도 발견됐습니다. 특이한 점은 후기 청동기와 철기 시대의 도기 가마가 발견돼 시돈이 도기 생산지였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릇을 빌려 오라’는 성경 말씀이 이 유적과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전 목사: 시돈에는 구약뿐 아니라 신약과 얽힌 사건도 있습니다. 바로 사도바울의 흔적인데요. 시돈에 있는 ‘바울기념교회’로 가 보겠습니다. 


시돈은 고대 페니키아 시대부터 유리 수공업으로 유명했다. 그 전통을 이어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유리 제품이 가득한 시장 골목 깊숙한 자리에 사도 바울이 잠시 머물렀던 역사를 기념하는 사도바울기념교회가 있다. 로마 황제에게 재판받기를 요구했던 로마 시민 바울이 가이사랴를 출발해 로마로 가던 중, 잠시 내린 시돈항에 교회가 세워졌다. 예수께 받은 이방 전도의 소명을 이행했던 바울. 비록 죄인으로 시돈 땅을 밟았지만 그의 마음엔 강대국 로마를 뒤흔들 위대한 성령의 능력이 담겨 있었다.


윤석전 목사: 왜 시돈 땅에 바울교회가 있을까요?


▲ (왼쪽)시돈 사도바울기념교회 사도 바울이 로마로 압송되던 중, 하루 동안 머문 곳을 기념하여 세운 교회다. 바울은 이곳에서 백부장 율리오의 배려로 잠시 자유를 얻어 시돈 땅에 거하던 성도들과 만나 교제하며 복음을 전했다(행27:3). (오른쪽)윤석전 목사의 시돈 탐방 윤석전 목사가 ‘성서의 땅을 가다’ 촬영차 레바논 시돈 땅에 있는 사도바울기념교회를 순례하고 있다.



이원희 목사: 바울이 로마로 압송될 때 이스라엘 가이사랴 항구에서 출발해 처음 들른 항구가 시돈항입니다. 바울의 압송을 맡은 백부장 율리오는 죄수의 몸인 바울이 시돈에서 사람들을 자유롭게 만날 수 있도록 허락했습니다(행27:3). 그래서 잠깐이지만 바울이 그곳에 있는 기독교인들을 만나서 복음을 전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것을 기념해 사도바울기념교회가 세워져 있습니다.


차준희 교수: 시돈 땅에서 백부장 율리오는 바울이 며칠간 친구들의 대접을 받게 합니다. ‘친구들’이라 하면, 거기 있던 기독교인들이었을 것입니다. 성경에 “스데반의 일로 일어난 환난을 인하여 흩어진 자들이 베니게와 구브로와 안디옥까지 이르러 도를 유대인에게만 전하는데”(행11:19)라고 했습니다. ‘베니게’가 ‘페니키아’ 지역이니까 이곳에 스데반 같은 헬라파 유대인들이 있어서 교회를 세웠겠지요.. 사도 바울도 헬라파 유대인이기에 이들과 유대관계를 맺었을 것입니다. 스데반 순교 이후 예루살렘 교회가 박해받아 흩어졌지만 오히려 그것으로 복음이 세계로 퍼지게 됩니다. 스데반의 순교가 인간의 눈에는 안타까운 사건이지만 하나님의 눈으로는 오히려 선교지를 만드는 사건이 됐습니다. 하나님의 일은 끝까지 봐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윤석전 목사: 시돈 땅은 어느 지파에 분배됐나요?


이원희 목사: 베니게 지역은 남쪽 부근까지 스불론 지파가 할당받은 땅입니다. 가나안을 정복하고 12지파에게 땅을 할당할 때, 하나님이 허락하신 모든 땅을 정복한 다음에 분배한 것이 아닙니다. 어느 정도 정복 후 나머지는 너희들이 가서 각자 정복해서 그 땅을 차지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스불론이 할당받은 땅의 일부가 ‘베니게’, 곧 레바논 남부지역입니다.


윤석전 목사: 현재 시돈은 어떤 도시인가요?


◀ 사르밧 지도 시돈에서 해안가를 따라 남쪽 17km 떨어진 지점에 있는 사르밧은 시돈과 두로의 중간에 있던 도시다. 항구도시지만 주거지가 800m 떨어진 산 위에 있어 항구와 내륙의 특징을 다 지녔다.



이원희 목사: 시돈의 현재 지명은 ‘사이다’입니다. 1950년대부터 사우디아라비아의 송유관이 시돈을 지나갑니다. 옛날처럼 항구도시로서 번영한 도시는 아니지만, 어업기지 역할과 기름을 저장하고 적출하는 중간 기지로서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레바논과 이스라엘의 분쟁에 탓에 시돈에 남아 있던 비잔틴 시대 성채가 폭파됐습니다.


윤석전 목사: 하나님만이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절대자이십니다. 하나님만 섬겨야 할 이스라엘 백성이 우상을 숭배해 3년 6개월 동안 비가 오지 않았습니다. 사르밧 과부는 이방인이었지만 하나님의 사자(使者)를 정성껏 대접하고 그 가정에 가뭄이 끝날 때까지 양식이 끊어지지 않는 복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이 땅에 살면서 하나님만이 우리에게 복 주실 이요, 복의 근원이며, 생사화복의 절대자라는 사실을 믿는 것이 옳은 줄 압니다. 우상숭배는 망합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복으로 오늘 여러분의 문제를 해결하기 바랍니다.


<계속>


위 글은 교회신문 <60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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