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 ‘성서의 땅을 가다’(128)] 농사의 신 바알의 본산인 베카계곡의 도시 ‘바알벡’

등록날짜 [ 2018-12-29 00:52:33 ]

넓고 비옥한 곡창지대에 위치한 도시로
거대 신전은 우상숭배 번성 사실 보여 줘
바알→제우스→주피터 신전으로 변천


가나안 땅 정복해 농사짓게 된 이스라엘
하나님과 바알신 둘 다 섬기는 것은 물론
제사 땐 음란죄까지 범해 하나님이 심판


윤석전 목사: 구약 시대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섬기면서도 무지해서 바알신을 숭배했습니다. 농사짓기 시작하면서 비를 주관하는 신을 믿는 가나안의 풍습을 따랐던 것입니다. 바알신의 본산 바알벡으로 가 보겠습니다.


레바논산맥과 안티레바논산맥 사이의 넓고 비옥한 평야지대인 베카계곡은 레바논 경작지의 40%를 차지하고 각종 곡물을 생산하는 곡창지대다. 이곳에서 발원한 리타니강의 풍부한 물을 배경으로 농산물을 수확했던 곳이 바알벡이다. 바알벡(Baalbek)은 농업의 신 바알(Baal)의 탄생지로 여겨진다. 그래서 이 도시는 고대부터 신탁(神託)의 중심지였다. 지금 있는 신전은 로마 칼리굴라 황제(재위 A.D.37~41)가 고대 바알 신전 터 위에 재건한 것이다. 바알 신전을 비롯한 각종 신전 규모는 구약 시대 이곳에서 우상숭배가 번성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우상숭배 도시 바알벡의 영향을 받는 가나안 땅에 들어와 농사를 짓게 된 이스라엘 민족은 바알을 섬기는 죄를 범한다.


<사진설명> [바알벡 풍경] 리타니강에서 공급받은 풍부한 물로 농산물을 수확한 바알벡은 농업의 신 바알(Baal)의 탄생지다. ‘바알의 도시’란 뜻이며, 바알을 비롯한 각종 우상숭배가 번성한 도시였다.

 
<사진설명> [바알벡 지도] ‘레바논산맥’과 ‘안티레바논산맥’ 사이의 넓고 비옥한 평야 지대인 ‘베카계곡’은 레바논 경작지의 40%를 차지한다. 바알벡은 ‘베카계곡’에 있으며, 농업을 중심으로 발달한 부유한 도시였다. 또 페니키아(Phoenicia) 지역의 종교 중심지로, 봄·가을이 되면 사람들이 제물을 들고 모여들어 바알신에게 제사를 지냈다.

윤석전 목사: 바알벡과 바알신은 어떤 관계인가요?


이원희 목사: 바알벡은 ‘바알의 도시’란 뜻입니다. 바알벡은 비옥한 베카계곡에 세운 도시로서, 농경과 풍요를 주관하는 바알신의 본거지입니다.


윤석전 목사: 바알벡에 있는 유적을 소개해 주세요.


이원희 목사: 바알벡의 규모는 생각보다 큽니다. 바알에서 주피터로 숭배 대상이 바뀐 신전에는 높이 22m의 어마어마한 기둥이 6개 있고, 부서졌지만 안쪽에 있는 유적도 상상을 초월합니다. 이런 유적을 보면 바알신이 이스라엘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상상할 수 있습니다.


<사진설명> [주피터 신전] 로마시대에 바알신에게 제물을 바쳤던 제단 터에 주피터 신전을 건축했다. 측면 88m, 정면 48m로 규모가 매우 큰 신전이다. 높이 20m가 넘는 54개 기둥으로 지어졌으나 현재 여섯 개만 남아 있으며, 로마제국 내 가장 큰 신전이었다. 


<사진설명> [주피터 신전의 회색빛 앞마당(Great Court)] 주피터 신전은 신전 입구, 육각형 앞마당, 회색빛 앞마당, 신전 등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회색빛 앞마당은 주피터 신전의 안뜰로서 중앙에 제단 두 개와 제물을 씻는 연못이 있었다.

윤석전 목사: 바알신이 이스라엘에 유입된 시기는 언제인지, 하나님을 섬기던 이스라엘이 바알을 받아들일 때 마찰은 없었는지 알려 주세요.


차준희 교수: 이스라엘은 가나안 정복이 끝난 후, 그 땅에 정착해 농사를 지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살던 가나안 사람들은 비를 주관하는 바알을 섬겼습니다. 이스라엘 사람은 자기들이 하나님을 섬기지만, 농사를 지으려면 바알을 섬겨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집니다. 애굽에서 구해 준 하나님을 섬기고, 농경신인 바알신도 섬기는 이중 신앙 태도를 취하게 된 것입니다. 당시 유행한 신앙 혼합주의에 빠진 것입니다. 북이스라엘 아합왕 때, 가장 판을 쳤습니다. 아합왕이 이방 여인 이세벨을 왕비로 들이면서 국가 차원에서 바알 신앙을 권장합니다. 이때 바알 숭배를 공개적으로 저항한 사람이 엘리야 선지자입니다. 엘리야가 백성을 향해 “너희가 어느 때까지 둘 사이에서 머뭇머뭇 하려느냐 여호와가 만일 하나님이면 그를 좇고 바알이 만일 하나님이면 그를 좇을찌니라”(왕상18:21)고 외쳤으나 백성은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양쪽 다 섬기겠다는 겁니다. “나 이외에 다른 신을 두지 말찌니라”라는 제일계명을 목숨을 걸고 지켜 낸 사람이 엘리야였습니다. 진리는 외롭고 핍박받는 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때가 오면 진리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사실을 역사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시대에 따라 달라진 바알 신전의 명칭을 소개해 주세요.


이원희 목사: 원래 바알신을 섬기던 지역은 오늘날 이란과 이라크가 자리한 메소포타미아입니다. 이 신이 가나안 땅으로 넘어오면서 농경신으로 성격이 바뀝니다. 바알벡에 처음 세워진 신전은 농경신 바알 신전이었고, 알렉산더대왕이 팔레스타인을 정복한 후에는 제우스 신전으로 사용했으며, 로마시대에는 주피터 신전으로 사용됐습니다. 지금 바알벡에 남아 있는 신전은 주피터 신전입니다. 그러니까 바알 신전, 제우스 신전, 주피터 신전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윤석전 목사: 처음에는 비를 숭상하는 바알신을 섬겼고, 그 후에는 제우스신, 주피터신을 섬기는 신전으로 바뀌었군요. 바알벡으로 다시 가 보겠습니다.


바알벡은 페니키아(Phoenicia) 지역의 종교 중심지였는데 봄과 가을이 되면 사람들이 제물을 들고 바알벡으로 모였다. 바알 제사장들은 양을 잡아 제단에 불태우며 희생제를 올렸다. 또 기도하며 춤을 추고 칼과 창으로 자기 몸을 찔러 피를 흘렸다. 바알신은 페니키아 일대를 지배하는 강력한 신이었다. 로마시대엔 바알 신전 행사가 끝나면 사람들은 19m 높이 기둥으로 쌓은, 로마 각종 신의 흉상으로 장식된 바쿠스 신전에서 포도주를 마시면서 원무(圓舞)를 즐겼다. 또 신전 창기들과 성관계를 맺었다. 이 타락 행위를 하나님께서는 심판하셨다.


<사진설명> [바쿠스 신전]  포도주의 신 ‘바쿠스(Bacchus)’의 신전이며, 정면 36m, 측면 68m로 높이 19m의 기둥이 42개 남아 있다. 지붕 부분을 제외하고 크게 훼손되지 않아 로마시대 건축한 신전 중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신전으로 평가된다.

윤석전 목사: 당시 사람들이 바알을 어떻게 섬겼는지 성경에 언급돼 있나요?


차준희 교수: 열왕기상 18장에 바알신을 섬기는 방식이 네 가지로 나와 있습니다. 첫째, “바알이여! 우리에게 응답하소서!”(26절)라며 바알의 이름을 부릅니다. 둘째, 제단 주위를 춤을 추며 돕니다. 성경에 “그 쌓은 단 주위에서 뛰놀더라”(26절)라고 되어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춤은 왼쪽과 오른쪽 무릎을 번갈아 꺾는 행동입니다. 절뚝거리면서 제단 주위를 돕니다. 셋째, 자해(自害)합니다. “피가 흐르기까지 칼과 창으로 그 몸을 상하게 하더라”(28절)라고 했습니다. 넷째, 무아지경에 빠집니다. “이같이 하여 오정이 지났으나 저희가 오히려 진언을 하여”(29절)라는 말이 있는데 ‘진언을 하다’는 ‘미친 듯이 날뛰다’라는 뜻입니다. 바알신을 섬기는 것은 요란했습니다. 신앙생활도 경우에 따라서 초(超)상식적일 수는 있지만 몰(沒)상식이 돼서는 안 되겠지요.


윤석전 목사: 바알은 중근동에서 영향력이 큰 우상이었는데, 다른 문서에도 이를 섬기는 모습이 있나요?


<사진설명> [▲바알]  바알벡에서 탄생해 페니키아 일대를 지배하던 강력한 신이었으며, 가나안 땅에 입성한 이스라엘 민족도 영향을 받아 하나님을 잊고 바알을 섬기며  우상숭배 했다.

이원희 목사: 바알은 농경신이기에 만물이 소생하는 3월과 추수하는 9월에 제사를 지냈다고 합니다. 춤을 췄다는 자료는 공통으로 나옵니다. 추수 때가 되면 희생 제사를 지내고 입교한 사람들을 환영하는 의식을 치릅니다. 그다음엔 신전에서 포도주를 먹고 남녀가 어울려서 술에 취해 미친 듯이 춤을 춥니다. 그 후 취한 상태에서 성관계를 가집니다. 항상 바알신의 숭배에 따르던 음란한 행위가 이스라엘에도 오면서 이방신을 섬기고 음란한 죄까지 범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바알 숭배가 이스라엘 민족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이원희 목사: 사울은 이스라엘 왕인데도 자기 아들에게 바알이라는 이름을 썼습니다(에스바알Esh-Baal: 바알의 사람). 같은 의미는 아니지만 사울왕 손자, 요나단 아들의 이름은 ‘바알과 겨루는 자’라는 뜻의 므립바알(Merib-Baal)이었습니다. 왕가에서 이런 이름을 붙인 것을 보면 바알의 영향력이 컸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북이스라엘 아합왕 때 이세벨 왕후를 중심으로 바알을 국가적으로 섬기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엘리야를 죽이려 한 사건을 비롯해 많은 일이 일어납니다.


윤석전 목사: 바알 종교가 음란했다는 내용이 성경에도 나오나요?


차준희 교수: 호세아 4장 14절에 “너희 딸들이 행음하며 너희 며느리들이 간음하여도 내가 벌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남자들도 창기와 함께 나가며 음부와 함께 희생을 드림이니라”라는 이런 표현이 나오는데, 바알 종교는 남신 바알과 여신 아세라(Asherah) 혹은 아스다롯(Ashtoreth)의 성적(性的) 결합으로 가축과 사람의 다산(多産)과 물질적 풍요와 축복이 온다고 믿었습니다. 이것이 이스라엘로 들어옵니다. 성경에 ‘성전 창기’라는 말이 나오는데 성전 창기란 남자 성도를 상대해 주는 사람이고, 남창·미동(美童)이라 해서 여자 성도를 상대해 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미동이 바알신을 섬기는 사제가 됩니다. 예루살렘성전 안에 미동이 있었고, 아세라를 섬기는 휘장을 짜는 처소가 있었습니다(왕하23:7). 예루살렘 안에서도 바알신을 섬기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많은 신앙인이 성적으로 타락합니다. 성적인 순수성을 상실하면 하나님의 자녀가 아닌 바알신의 신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바알벡에 바알신과 관련된 것 외에 다른 유적도 있나요?


이원희 목사: 거대한 유적지에 바알·주피터·바쿠스 신전 외에 다른 유적은 없습니다. 그만큼 바알신을 숭배하는 규모가 컸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물질적 복의 주관자를 올바르게 대하는 신앙의 태도는 무엇인가요?


차준희 교수: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에 있을 때만 해도 애굽에서 ‘구원’해 준 하나님만 알았습니다. 그러다가 가나안 땅에 와서 처음 농사를 지으면서 그곳 사람들이 바알이 농경신이라고 가르쳐 주자 그것도 함께 믿으며 창조주 하나님을 잊었습니다. 호세아 선지자가 2장 8절에 “곡식과 새 포도주와 기름은 내가 저에게 준 것이요 저희가 바알을 위하여 쓴 은과 금도 내가 저에게 더하여 준 것이어늘 저가 알지 못하도다”라고 합니다. 우리 하나님은 곤경에서 구원해 주시는 구원주 하나님이면서, 공급해 주시는 창조주 하나님입니다. 물질의 은혜를 얻기 원한다면 세상을 섬기는 것이 아닌, 하나님을 바로 섬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윤석전 목사: 천지를 지으시고 인간을 풍요롭게 살게 하신 하나님을 모르는 자들이 바알신을 만들어 무릎 꿇고 경배했습니다. 하나님을 알면서도 이를 받아들인 이스라엘 백성은 바알을 믿으며 음란하고 간음하여, 도덕적·윤리적으로 무너져 죽음과 멸망을 자초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만물의 주관자가 하나님이라고 엘리야를 통해 확실히 드러내셨습니다. 우리 모두 하나님만 섬겨 그 말씀 안에 있는 축복을 누리기를 원합니다.


<계속>

위 글은 교회신문 <60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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