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 ‘성서의 땅을 가다’(151)] 페르시아 흥망의 교훈…인간이 세운 제국 영원하지 않아

등록날짜 [ 2019-07-22 12:16:14 ]

페르시아 제국 멸망케 한 알렉산더 대왕
파르테논 파괴 앙갚음 페르세폴리스 파괴
하나님은 모든 민족을 구원하기 위해
권력 세우지만 감당하면 다른 권력 세우셔
영원한 것은 하나님의 뜻, 하나님 말씀



<사진설명> 페르세폴리스. 이란 남서부 팔스지방에 있는 아케메네스 왕조의 수도. 그리스어로 ‘페르시아의 도시’를 의미한다. 다리우스 1세가 건설한 수도로 제국의 위엄을 자랑했지만 알렉산더 대왕이 불태웠다.


윤석전 목사: 고대 중근동 지역의 패권 국가였던 바사 제국(페르시아)은 알렉산더 대왕에게 허무하게 패망했습니다. 헬레니즘 시대의 패권자 알렉산더는 과거 페르시아가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을 파괴한 것에 대한 보복행위로 페르세폴리스 신전을 파괴했습니다. 그 역사가 담긴 페르세폴리스로 가 보겠습니다.


바사제국의 수도 페르세폴리스(Persepolis). 제국의 지배력을 상징한 만국의 문은 당시 조공 사절단을 위압하는 첫 관문이었다. 세계 제국 건립의 야망을 품은 다리우스 왕은 접견궁 아파다나를 웅장하게 세워 세계 각국에서 모여드는 조공사절단을 맞았다. 위로 솟구친 기둥들처럼 하늘을 찌를 듯한 기상으로 바사는 바벨론을 정복하고 그리스와 인도를 아우르는 대제국을 이뤘다. 그 입증물이 아파다나 입구의 부조(浮彫)물이다. 바사의 지배를 받던 23국 조공사절단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에티오피아인, 인도인을 비롯해, 낙타를 타고 선물을 가져온 아라비아인 등이 바치는 조공물은 바사의 경제원이었는데, 그것들을 근간으로 바사의 번영은 영원할 것 같았다. 하지만 B.C.330년 1월 당대 가장 부유한 도시 페르세폴리스는 마케도니아 알렉산더(재위 B.C.336~B.C.323)에게 공격당한다. 페르세폴리스는 초토화되고 사람들은 살육당하거나 포로로 끌려갔다. 알렉산더와 부하들은 페르세폴리스의 넘쳐 나는 보물을 약탈하고 예술미 넘치는 왕궁들을 불살랐다. 바사제국의 멸망과 함께 페르세폴리스는 들에 핀 들풀처럼 시들고 말았다.


윤석전 목사: 페르세폴리스의 파괴 과정을 말씀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B.C.330년 알렉산더가 바사제국을 공격했습니다. 알렉산더는 자신들이 가장 귀하게 여긴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이 바사에 의해 파괴된 적이 있어 페르세폴리스를 매우 싫어했다고 합니다. 알렉산더는 바벨론을 가장 먼저 점령한 후 가까이 있던 수산성과 페르세폴리스를 점령해 파괴했습니다. 근방 파사르가다에와 지금의 하마단인 악메다까지 공격해 점령했습니다.


윤석전 목사: 페르시아 제국은 당시 고대 중근동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였는데 어찌 그리 허망하게 멸망했나요?


차준희 교수: 알렉산더가 페르시아 제국을 침략할 때, 바사는 역사상 가장 약한 시기였습니다. 약 100년간 왕들은 무능했고, 지방 관료들은 부패해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국력이 완전히 쇠했습니다. 바사의 마지막 왕 다리우스 3세가 중앙 조직을 재편하고 군대를 조직해서 다시 힘을 모으려 할 때 알렉산더가 등장합니다. 당시 떠오르는 별이었던 알렉산더를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B.C.333년 터키 남부 이수스 전투에서 페르시아는 알렉산더에 패배합니다. B.C.331년 이라크 북부에서 벌어진 아르벨라 전투에서 다시 알렉산더와 붙었는데 거기서도 페르시아 군대는 무참히 깨집니다. 알렉산더는 바벨론, 수사, 페르세폴리스 등 여러 도시를 정복했는데, 페르세폴리스에서는 금은보화를 탈취하고 주민을 죽이거나 노예로 팔았습니다. B.C.480년경 아테네를 불태운 보복으로 페르세폴리스도 불태웁니다. 그 뒤 다리우스 3세는 귀족에게 암살당했고, 페르시아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비극을 맞이합니다.


윤석전 목사: 알렉산더 대왕에게 정복당한 후 고대 중근동 지역에 들어온 헬레니즘 문화는 유대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나요?


차준희 교수: 헬레니즘 문화는 당시 최고 선진문명이었기에 유대인의 삶에 큰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유대인 중에도 예루살렘의 지도층이나 제사장들이 헬레니즘 문화를 수용하는 데 적극적이었습니다. 헬레니즘의 건축양식과 오락시설, 예를 들면 그리스식 수영장, 목욕탕, 도리스식 기둥 등이 들어왔습니다. 고등교육기관인 바리새학원도 그리스 철학학교에서 온 것입니다. 헬레니즘 시대 이전에는 이런 교육기관이 팔레스타인에 없었습니다. 헬레니즘 시대에 이원론, 예정론, 천사에 관한 것, 마귀론 사상·개념들이 유입됐습니다. 유대종교는 헬레니즘의 영향을 받아 영적 세계를 깊이 이해하게 됐습니다.


윤석전 목사: 바사제국의 왕 중에 하나님의 섭리 속에서 하나님이 귀히 쓴 이도 있습니다. 그 왕들의 무덤, 낙쉐 로스탐으로 가 보겠습니다.


이란 수도 테헤란 남쪽, 페르세폴리스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낙쉐 로스탐(Naqsh-e Rostam)이 있다. 이곳 가파른 바위 절벽엔 바사제국을 통치한 위대한 왕들의 무덤이 있다. 이 무덤의 주인들은 하나님의 섭리와 관계 깊다. 고레스왕은 이스라엘 백성을 본국으로 보내 줬다. 고레스 칙령을 만들어 성전을 지으라고 명령한다. 성전 건축은 완공되지 못한 채 중단됐다가 다리우스왕이 15년 후에 고레스의 칙령을 확인하고 성전 건축을 다시 명령해 성전을 완공하게 한다. 아닥사스다왕 때는 에스라와 느헤미야 선지자를 통해 2차, 3차 이스라엘 백성을 귀환하게 했다. 구약 시대 말미에, 하나님은 바사왕국의 전성기를 이스라엘을 존립시키는 도구로 사용하셨다.


윤석전 목사: 바사제국을 통치한 왕들을 소개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바사제국은 200년간 존속해 왕이 많았습니다. 그중 제국을 세운 고레스왕, 그 아들 캄비세스왕, 그다음 왕인 다리우스왕이 제일 유명합니다. 고레스가 나라를 세웠고, 캄비세스가 아프리카로 진출해 영토를 확장했습니다. 다리우스왕이 인도 쪽을 점령해 가장 큰 제국을 이뤘습니다. 그 아들은 에스더의 남편으로 유명한 아하수에로왕인데, 그리스와 벌인 살라미스 해전에서 대패했습니다.


윤석전 목사: 영토를 넓히는 데 큰 몫을 한 왕들이 하나님의 역사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다는데, 이를 소개해 주세요.


차준희 교수: 에스라 6장 14~15절에 “바사왕 고레스와 다리오와 아닥사스다의 조서를 좇아 전을 건축하며 필역하되”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고레스, 다리우스, 아닥사스다 이 세 왕은 예루살렘 성전과 관련 있습니다. 바사의 초대왕 고레스는 바벨론에 있던 유다 백성을 해방시켜 본국으로 귀환하게 해 성전 재건의 물꼬를 텄습니다. 다리우스왕은 도중에 중단한 성전 건축을 다시 지원해 성전 건축을 완성시킵니다. 마지막 아닥사스다는 성전이 완공된 지 50년 뒤에 왕위에 올라 예루살렘 성벽 건축과 관련해 큰일을 감당합니다. 성경에 언급된 이 세 왕은 예루살렘 성전 재건과 예루살렘의 성벽 건축과 관련해서 하나님께 특별히 쓰임받은 도구였다고 성경은 평가합니다.


윤석전 목사: 바사제국의 흥망성쇠를 통해 하나님은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주시나요?


차준희 교수: 바사제국은 B.C.539년부터 알렉산더에게 멸망하는 B.C.333년까지 약 200년간 지속했습니다. 당시 전 세계를 호령하던 권세가 영원할 것 같았지만 그렇지 못했습니다. 그 전에 있던 앗시리아 대제국도 200년 정도만 지속했고, 바사제국 이후 패권국인 알렉산더 대제국도 300년을 못 넘겼습니다. 인간이 세운 제국들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유다부터 이방 민족까지, 모든 민족을 구원하기 위해 세상에 권력을 세우십니다. 그 일을 다 감당하면 그 권력을 폐하시고, 또 다른 권력을 세워서 하나님 구원의 역사를 이끌어 가십니다. 그래서 모든 권력은 하나님의 도구입니다.


이사야 선지자가 그런 말을 합니다. “모든 육체는 풀이요 그 모든 아름다움은 들의 꽃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듦은 여호와의 기운이 그 위에 붊이라 이 백성은 실로 풀이로다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영히 서리라 하라”(사40:6~8). 여기서 말하는 ‘이 백성’은 당시 바벨로니아 제국을 말합니다. 바벨로니아 제국이 가장 융성할 때 이사야 선지자는 오래가지 못한다고 예언했습니다. 인간이 지닌 모든 권력은 풀에 지나지 않습니다. 영원한 것은 하나님의 뜻,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이사야 선지자는 말했습니다. 우리 삶의 역사에 알파와 오메가가 되고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 그 하나님의 섭리 속에 있을 때 우리의 인생을 영원히 헛되이 보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알렉산더 통치 시기는 성경 어느 시대에 해당하나요?


홍순화 교수: 성경과는 직접 관계가 없습니다. 말라기 선지자 이후부터 예수님 때까지 공백 기간이 있는데, 그때 알렉산더가 활약했습니다. 구약성경과 신약성경 사이 기간이라고 하겠습니다.


윤석전 목사: 알렉산더가 들여온 헬레니즘 사상이 유대신앙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는데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차준희 교수: 하나님은 지금까지 히브리 사상을 통해 자신을 드러냈습니다. 당시 새로운 사상인 헬레니즘 사상을 통해서도 하나님을 드러내셨습니다. 히브리 사상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현상적으로 묘사하지만, 헬레니즘 사상은 개념적으로 묘사합니다. 둘은 상호보완적이죠. 새로운 헬레니즘 사상은 그동안 표현하지 못한 하나님의 새로운 모습들을 표현하는 하나의 도구가 됩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63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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