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9-11-14 12:35:38 ]
온갖 고난 속 하나님의 절대 주권을 인정
이것이 우리에게 주는 신앙 교훈의 핵심
에덴에서 발원된 복된 강 유프라테스
댐 건설 이후 ‘물 전쟁’ 도화선 될 위험
윤석전 목사: 구약성경 욥기서는 고난의 성경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인간으로서 견딜 수 없는 고통 속에서도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고 믿음을 지킨 욥을 보면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됩니다. 욥만큼 죄 없이 고난받고 그 고통 가운데서도 하나님을 열망했던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욥이 하나님과 자신을 재발견하고 하나님 앞에 더욱 거룩하게 행했던 곳이라 전해지는 샨리우르파와 그곳에 유유히 흐르는 유프라테스강으로 가 보겠습니다.
샨리우르파(Sanliurfa)에서 하란 쪽으로 달리면 성경에 의인으로 기록한 욥의 전설을 담은 사원이 있다. 욥이 병들었을 때 살았다는 동굴에는 현재 모스크가 자리하고 있다. 모스크에서 땅속으로 연결된 계단을 내려가면 10㎡(3평) 남짓한 작은 공간이 나오는데 병들었던 욥의 거처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 전승은 성경 역사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그런데도 터키인이 이곳에 와서 절하고 기도하는 이유는 자신들도 욥처럼 고난을 이기고 승리하기를 간절히 바라서다. 이런 소망은 동굴 밖에 터키인이 만들어 놓은 ‘치유 우물’에서도 읽을 수 있다. 우물에는, 욥이 삶의 고통을 믿음으로 해결했듯이 자신들의 병도 낫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다.
윤석전 목사: 욥의 고향 우스의 위치와 샨리우르파의 유적을 소개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욥이 살았다는 우스 땅의 정확한 위치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학자들은 첫째 시리아 다마스커스 아래 하우란(Hauran) 지역, 둘째 페트라가 있는 요르단 남부 에돔 지역, 셋째 사우디아라비아 북쪽 지역을 욥 고향이라고 추정합니다. 우스 땅에서 태어난 욥은 하란 북서쪽에 위치한 샨리우르파에 와서 살았다고 합니다. 현재 샨리우르파에는 욥의 우물과 욥 고난 동굴 등이 유적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욥이 이곳에서 살았다는 명확한 증거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곳에서 욥의 신앙을 생각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샨리우르파는 중요한 장소라고 하겠습니다.
윤석전 목사: 욥이 어떤 사람인지, 욥에게 왜 고난이 왔는지, 고난의 내용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이형원 교수: 욥의 고난은 욥기 1~2장에서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욥은 순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동방 사람 중에 가장 큰 자라고 했습니다(욥1:1~3). 욥이 고난받은 이유는 하나님과 사단이 나누는 대화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사단에게 “그와 같이 순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가 세상에 없느니라(욥1:8)”라고 욥을 자랑하십니다. 그때 사단이 하나님께 “욥이 어찌 까닭 없이 하나님을 경외하리이까?(욥1:9)”라고 반문하며 욥의 믿음을 시험하길 원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욥을 치려는 사단의 계획을 허락하시고 그의 몸에 손을 대는 것 외의 모든 소유를 사단의 손에 붙이셨습니다. 여호와의 허락을 받은 사단은 스바 사람을 이용해 욥의 소와 나귀를 빼앗고, 양과 종들을 불태워 죽였습니다. 또 갈대아 사람을 이용해 욥의 종들을 죽이고 약대를 빼앗고, 집을 무너트려 욥의 열 자녀를 죽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욥이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자 사단은 욥의 발바닥부터 정수리까지 악창이 나게 합니다.
윤석전 목사: 욥에게 닥친 고난은 인간으로서는 견디기 힘든 시험이었습니다. 욥이 겪은 고난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이형원 교수: 욥이 고난 가운데 하나님께 고백한 내용을 성경에 기록해 놓았습니다. 자녀와 재산을 모두 뺏겼을 때 “내가 모태에서 적신(赤身)이 나왔사온즉 또한 적신이 그리로 돌아가올찌라 주신 자도 여호와시오 취하신 자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찌니이다”(욥1:21)라고 고백했습니다. 또 욥의 아내가 “하나님을 욕하고 죽어라”고 말했을 때도 욥은 “우리가 하나님께 복을 받았은즉 재앙도 받지 아니하겠느뇨”(욥2:10)라며 입술로 범죄치 아니합니다. 욥은 자신에게 닥친 고난 앞에서 원망하고 불평하기보다는 하나님의 절대 주권을 철저하게 인정했습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주는 신앙 교훈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전 목사: 욥이 고난을 당한 현장인 샨리우르파에는 축복의 강 유프라테스가 흐르고 있습니다. 그 강으로 가 보겠습니다.
에덴동산에서 발원(發源)한 네 강 중 하나인 유프라테스강은 터키, 시리아, 이라크의 생명수 역할을 한다. 유프라테스강 상류에 있는 터키는 1990년 아타튀르크 댐을 건설했다. 높이 169m, 물 보유량 500억t인 아타튀르크 댐은 터키 동남지역 종합개발을 목적으로 세웠다. 아타튀르크 댐은 유프라테스강에 의지해 사는 시리아와 이라크의 물 공급을 위협했고, 그 지역 땅이 점점 마르고 있어 중동 물 분쟁의 진앙(震央)이 되고 있다. 에덴에서 발원한 복된 강 유프라테스는 인간들의 욕심으로 비운(悲運)의 강이 되어 가고 있다.
윤석전 목사: 유프라테스강이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어떤 강이었는지 지리적으로 말씀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유프라테스강은 이스라엘 민족과 관련 깊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민족에게 서남쪽으로는 애굽 시내를, 북쪽으로는 유프라테스강을 주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이는 솔로몬이 유브라데강에서 애굽 지경까지 열 왕을 관할하였다는 말씀에서 약속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대하9:26). 유프라테스강은 길이 2800km에 달하는 큰 강이며, 이 강을 따라 성경에 등장하는 유명한 장소가 많습니다. 남쪽부터 갈대아 우르, 바벨론, 창세기 10장에 나오는 에렉과 갈레, 고고학적으로 유명한 마리와 갈그미스에까지 걸쳐 있습니다. 또 강 흐름이 부드러워 페르시아만(灣)에서 지중해를 연결하는 교통로 역할을 했습니다. 이 강이 특별한 이유는 아브라함이 갈대아 우르를 떠나 하란으로 갈 때 유프라테스강 변을 따라서 갔을 것이라 추정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바벨론의 여러 강변 거기 앉아서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도다”(시 137:1)라는 구절에 나오는 강 역시 유프라테스강입니다.
윤석전 목사: 요한계시록에서 “여섯째가 그 대접을 큰 강 유브라데에 쏟으매 강물이 말라서 동방에서 오는 왕들의 길이 예비되더라”(계16:12)라고 말합니다. 유프라테스강을 댐으로 막아서 생기는 시리아, 이라크, 터키 사이의 분쟁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요?
이형원 교수: 유프라테스강 상류에 있는 터키는 여러 댐을 만들었는데 특히 아타튀르크라는 댐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유프라테스강은 시리아와 이라크에까지 흐르는데, 댐이 건설되자 터키, 이라크, 시리아 3국 간에 긴장관계가 조성됐습니다. 터키는 1946년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의 물을 이라크가 계속 공급받을 수 있도록 조약을 맺었고, 1982년 시리아와는 1초에 500m³(500,000ℓ)의 물을 공급하겠다고 조약을 맺었습니다. 하지만 터키는 아타튀르크 댐에 물을 채운다는 명목하에 시리아와 이라크에 흘려보내는 물 양을 3분의 1로 줄였습니다. 이에 반발한 시리아는 터키의 해명에도 터키 내부 과격 단체 쿠르드당을 간접적으로 지원했습니다. 가시적으로는 터키, 시리아, 이라크가 심각한 관계는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 유프라테스강이 전쟁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위험을 늘 안고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요한계시록에는 유프라테스강을 마지막 환난의 때 심판의 대상이 되는 왕들이 오고가는 길, 전쟁 기미가 있는 현장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뜻을 유프라테스강을 중심으로 설명해 주세요.
이형원 교수: 요한계시록에 유프라테스강에 관한 기록이 두 군데 있습니다. 9장 14~15절에 “나팔 가진 여섯째 천사에게 말하기를 큰 강 유브라데에 결박한 네 천사를 놓아 주라 하매 네 천사가 놓였으니 그들은 그 년 그 월 일 시에 이르러 사람 삼분의 일을 죽이기로 예비된 자들이더라”라고 기록했습니다. 이는 심판 도구로 준비된 네 천사가 일을 시작하는 곳이 유프라테스강이라는 것을 말합니다. 또 16장 12절에 “또 여섯째가 그 대접을 큰 강 유브라데에 쏟으매 강물이 말라서 동방에서 오는 왕들의 길이 예비되더라”라고 말했습니다. 말세에 유프라테스강이 말라 하나님 심판의 도구인 동방 왕들이 강을 지나 아마겟돈에서 마지막 전쟁을 통해 죄인과 적그리스도를 심판한다는 뜻입니다.
윤석전 목사: 유프라테스강의 역할을 좀 더 설명해 주세요.
이형원 교수: 유프라테스강은 에덴동산에서 흘러나온 강물 중 하나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창조활동과 인간 역사의 시초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또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을 차지할 때 하나님께서 주신 약속 땅의 경계가 되었습니다. 마지막 때는 하나님의 심판이 유프라테스강을 중심으로 벌어진다고 했습니다. 그러기에 하나님이 펼치시는 섭리의 중심 배경이 유프라테스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마지막이 다가온 이때 욥과 같은 고난이 있을지라도 유프라테스강과 관련한 말세에 대한 심판 예언을 되새기며 끝까지 참고 견뎌서 주님 오시는 그 날에 들림받는 영광이 여러분의 것이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64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