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성서의 땅을 가다’(188)] 바울과 바나바의 이방인을 향한 전도의 첫 승리지 ‘구브로’ 섬

등록날짜 [ 2020-04-18 11:05:38 ]

현재 제주도 다섯 배 크기 키프러스 공화국
하나님이 늘 함께하신다는 확신 있었기에
이적을 행해 이방 신보다 훨씬 우월 보여줘
사상 처음 로마 총독이 예수 믿는 성과 올려


구브로 지도. 터키 남쪽에 있는 섬으로 현재 키프러스공화국과 북키프러스공화국으로 분단되어 있다. 수리아 안디옥에서 파송 받은 바울의 첫 전도지였다.



살라미에 남아있는 로마시대 유적. 당시 번성한 도시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바보 항구로 가는 길에 있는 쥐엄나무 앞에 서있는 윤석전 목사.


윤석전 목사: 이번 호에 함께 가볼 곳은 바울의 첫 전도지 구브로입니다.

이방 영혼들의 구원 사명을 성령께 받은 바울이 바나바와 함께 첫 사역지로 정한 땅은 구브로(Cyprus) 섬이다. 당시 바울 일행이 구브로에서 도착한 첫 항구는 살라미(Salamis)인데 수리아 안디옥에서 가장 가까웠고, 페니키아인이 세운 중요한 항구였다. 로마의 식민지이자 상업도시였던 곳에 도착한 바울 일행은 가장 먼저 유대인 회당에 가서 복음을 전했지만, 배척당했다. 그 후 바울의 발길은 살라미에서 서쪽으로 300km 떨어진 바보(Paphos) 항구로 이어졌다. 시내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지로 지정된 바보는 바울 당시 구브로의 정치 중심지였고, 미(美)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고향이자 각종 우상을 섬긴 곳이었다. 이 섬에서 바울은 로마 총독 서기오 바울(Sergius Paulus)에게 복음을 전했고, 역사상 처음으로 로마 통치자가 예수 믿는 성과를 이룬다.

윤석전 목사: 사도 바울의 첫 전도 여행지 구브로는 어떤 곳인지 궁금합니다.

이원희 목사: 구브로는 우리에게 생소한 지역입니다. 터키에서 남쪽으로 74km 떨어져 있고, 우리나라 제주도 다섯 배 크기입니다. 현재 키프러스공화국(Republic of Cyprus)과 북키프러스공화국(TRNC)으로 남북이 분단된 국가입니다. 바울이 전도할 당시 이곳에는 유대인이 이미 살았고, 사도행전에 그런 사실이 기록돼 있습니다(행13:4~5).

윤석전 목사: 구브로에서 바울이 한 주요 활동을 알려 주세요.

김호경 교수: 바울은 구브로의 살라미와 바보에서 회당(會堂) 활동을 합니다. 특히 바보에서 바울은 유대인 거짓선지자이자 마술사인 바예수(Bar-Jesus)를 만납니다. 바예수와 함께 있던 로마 총독 서기오 바울도 만납니다. 서기오 바울은 매우 지혜 있는 사람인데(행13:7), 바울에게서 주의 말씀을 듣기 원했습니다. 하지만 바예수는 총독이 복음을 듣지 못하도록 방해했고, 바울은 하나님의 능력으로 바예수를 잠시 소경이 되게 합니다(행13:11). 이 모든 것이 합쳐져 결국 총독이 복음을 받아들이게 되는데 이것이 구브로에서 한 바울의 주요한 활동입니다.

윤석전 목사: 사실상 구브로의 최고 통치자인 로마 총독 서기오를 이방인인 바울이 어떻게 대면할 수 있었나요?

김호경 교수: 우리가 자세한 정황을 알기는 어렵지만, 사도행전에 마술사 바예수가 서기오 총독과 함께 있었다(행13:6~7)고 나옵니다. 유대인이기도 한 마술사 바예수를 통해 바울이 서기오 총독과 만났다고 봅니다. 당시는 다신교 사회였기에 종교에 관심이 있다면 새로운 종교에 대한 소식을 듣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서기오 총독은 바울을 만나 복음을 들었으리라 추측합니다.


윤석전 목사: 그만큼 총독이 마술사 바예수를 의지했기에 바울이 총독을 만날 수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님이 역사하신 바울의 발자취를 보면 깊이 감동하게 됩니다. 구브로 바닷가에는 로마의 카타콤(Catacomb)처럼 기독교인이 박해당할 때 피신처로 삼은 ‘왕들의 무덤’이 있습니다. 그곳으로 가보겠습니다.

바보(Paphos) 내륙에서 항구로 내려가는 길에 ‘왕들의 무덤’이 있다. 순례 팀이 이곳을 찾은 이유는 ‘왕들의 무덤’이 초기 기독교 순교사와 관련이 깊기 때문이다. 그리스와 로마의 돌무덤 양식을 모방한 이곳은 바위를 파서 만든 지하무덤이다. 거대한 기둥은 도리아 식(doric style)으로 장식됐다. 채색벽화로 치장한 호화로운 무덤도 있다. 권력자들의 욕망이 덧없음을 상징하는 무덤 동굴이 순교자들의 영원한 생명을 지키는 울타리가 되었고, 순례자들은 이곳을 소중한 성지(聖地)로 여긴다.


윤석전 목사: 바보 항구 길목에 있는 ‘왕들의 무덤’은 어떤 특징이 있나요?

이원희 목사: ‘왕들의 무덤’에 왕들이 묻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 왕들은 한 번도 묻힌 적이 없습니다. 단지 그 무덤이 호화롭고 웅장하기 때문에 왕들의 무덤이라 불렀습니다. 무덤은 그리스와 로마의 영향을 받아 바위를 깎아 만들었습니다. 이 무덤에서는 죽은 사람을 위해 장사를 지낸 뒤 산 사람들이 음식을 먹다 남겨 놓아 죽은 사람들이 먹게 한다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로마의 카타콤처럼 ‘왕들의 무덤’도 훗날 박해받은 기독교인이 피난처로 사용합니다.

윤석전 목사: 구브로 총독 서기오의 회심은 사실 그 지역의 회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바울의 전도로 통치자인 로마 총독이 변화된 후, 구브로에는 어떤 일이 일어났나요?

김호경 교수: 사도행전을 보면 구브로에서 바울의 활동은 성공적이었습니다. 바울은 구브로에서 이적을 행해 하나님의 능력이 다른 신보다 훨씬 우월하다는 점을 눈으로 직접 보게 해줍니다. 이 일은 총독의 회심에 영향을 줍니다. 사도행전에는 단지 총독이 주의 말씀을 믿었다 정도로 기록했지만, 서기오 총독이 복음을 믿고 새로운 신앙을 갖게 된 일은 한 사람의 변화를 넘어 구브로 전체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을 것입니다. 또 사람들로 하여금 바울이 이야기하는 하나님이 누구인지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총독에게 속한 사람들도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아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윤석전 목사: 구브로에 바나바의 무덤이 있다고 합니다. 왜 그곳에 있는지 말씀해주세요.

이원희 목사: 구브로 살라미는 바나바의 고향입니다. “구브로에서 난 레위족인이 있으니 이름은 요셉이라 사도들이 일컬어 바나바라 하니”(행4:36) 하는 구절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훗날 바나바는 자기의 고향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A.D. 73년경 바닷가에서 유대인이 던진 돌에 맞아 순교합니다. 이튿날, 시신을 묶어 바다에 수장하려던 것을 바나바의 제자들이 알고, 오늘날 살라미에 있는 바나바의 무덤에 안치합니다. 훗날 이곳이 기독교 성지로 선포되면서 건물을 세웠습니다.

윤석전 목사: 사도 바울의 후견인 바나바는 수리아 안디옥교회에서 대단한 영향력을 가지고 주의 일을 진두지휘한 분이었습니다. 한국 교회도 바나바와 같은 훌륭한 지도자가 있어 성장하는 후배들을 잘 키우고 더 큰 하나님의 일꾼으로 세우는 일에 전력을 기울이면 발전하겠다 싶어 크게 감동됩니다. 구브로에서 바울의 전도사역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김호경 교수: 바울의 사역은 매우 공격적이었습니다. 바울은 이방 땅에서 이방종교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을 만나 하나님의 능력을 보여주고,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이 가진 복음의 특성을 드러냅니다. 바울이 전도할 때 매우 적극적인 이유는 하나님이 늘 함께하신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전도에서 하나님의 능력을 내 안에 어떻게 나타내고, 하나님과 어떻게 함께할지를 아는 것이 우리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전 목사: 수많은 한국 교회와 선교사가 바울이 한 전도를 그대로 재현한다면, 세계 어디를 가든지 하나님의 살아계심이 이적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이적을 체험하는 순간에 ‘이분이 너를 구원하신 하나님이시다’라고 소개할 때 믿지 않을 자는 없을 것입니다. 바울이 하나님을 신뢰하고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는 역사 속에 능력을 나타낸 것처럼 교회와 파송되는 전도자도 그렇게 살아야겠다고 느낍니다.

윤석전 목사: 바울과 바나바가 실루기아 항구에서 구브로의 살라미로 올 때는 배를 탔는데, 살라미에서 바보로 이동할 때는 왜 굳이 섬 한가운데로 갔나요?

이원희 목사: 구브로 섬 가운데는 산맥이 있고 길이 험해서 살라미에서 바보행은 배를 타고 가야 편합니다. 하지만 성경에 보면 바울과 바나바는 섬 한가운데로 이동합니다(행13:6). 그 이유는 항상 회당 중심으로 선교한 바울이 육지에 있는 회당, 오늘날로 말하면 대교회에 복음을 전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윤석전 목사: 엘루마는 유대인인데 어떻게 마술사가 되었나요?

김호경 교수: 엘루마(Elymas)는 이름이 아니라 번역하면 ‘마술사’ 혹은 ‘박수’처럼 종교적 역할을 하는 직분을 가리킵니다. “이 박수 엘루마는 (이 이름을 번역하면 박수라) 저희를 대적하여 총독으로 믿지 못하게 힘쓰니”(행13:8) 바예수를 소개할 때 유대인 거짓선지자 또는 마술사라고 말합니다. 구브로에 있던 바예수는 아마 헬라파 유대인이었을 것입니다. 이방 땅에 살면서 이방종교의 영향을 받아 거짓선지자 행세를 한 것입니다. 마술사는 이방 세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종교 행위자였습니다.

윤석전 목사: 오늘날 우리의 목회와 전도도 어디를 가든지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님을 말하며 이분이 하나님이라고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바로 능력과 이적입니다. 바울이 가진 믿음은 단순히 교회에 다닌다는 의미가 아니라,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셔서 이적을 나타낼 것이고 나를 사용하신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우리도 바울처럼 하나님께 사용되고자 한다면 이적은 언제든 나타날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바울과 같은 믿음으로 부지런히 전도해서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보이고 이방종교와 같은 종교가 아닌,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현재성 있는 능력과 생명의 기독교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672호> 기사입니다.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