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성서의 땅을 가다’(193)] 바울이 풍랑을 만나 도착한 멜리데섬과 복음의 씨 뿌린 사모섬

등록날짜 [ 2020-05-23 10:43:33 ]

전도여행 내내 수없이 죽을 고비 넘기면서도

깊은 영성과 기도로 하나님에게만 의지

멜리데에선 독사에 물리고도 추장 부친 치유

우상숭배의 도시 사모섬에는 복음을 전파



‘바울의 항구’라 불리는 멜리데섬의 발레타 항구 모습



바울피난교회. 바울이 탄 배가 풍랑 유라굴라를 만나 멜리데섬에 온 일을 기념해서 세운 교회.



터키 앞바다 소아시아 연안에 있는 사모섬.



사모섬에 남아 있는 헤라신전 유적.



에베소 쿠사다시 항구 그리스 페리 앞에 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윤석전 목사.




윤석전 목사: 바울이 로마로 압송되어 가던 길에 살아 계신 하나님의 능력과 이적이 충만했던 현장 멜리데섬으로 가 보겠습니다.


바울을 싣고 그레데섬 미항을 떠나 뵈닉스항으로 향하던 로마 압송선은 광풍 유라굴라를 만나 파선했다. 14일간 죽음과 대면한 채 구원의 가능성이라곤 전혀 없던 절망의 표류 중 겨우 만난 섬이 멜리데(Malta), 현재 몰타공화국(Republic of Malta)이다. 몰타의 수도 발레타(Valleta)에 있는 항구는 오늘날 지중해를 오가는 수많은 선박의 중간 기착지다. 난파당한 바울 일행에게 멜리데섬은 구원처럼 나타났다. 바울은 이 섬의 추장 보블리오에게 후한 대접을 받고 열병을 앓던 보블리오의 부친을 안수해 치유했다. 보블리오가 바울을 대접한 일을 기념해 세운 보블리오기념교회가 남아 있다. 또 독사에 물린 바울이 전혀 상하지 않은 사건을 담은 바울기념교회가 있는데 이 유적들은 소명 가진 자를 보호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밝힌 거룩한 지표다.


윤석전 목사: 멜리데는 어떤 곳인가요?


이원희 목사: 멜리데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섬인 시칠리아에서 남쪽으로 약 96~100km 떨어진 작은 섬인데 아프리카에서는 대략 340km 떨어져 있습니다. 몰타섬, 고조섬, 코미노섬 3개를 합쳐 몰타공화국이라고 합니다. 현재 인구는 약 44만 명이며, 그중 98%가 가톨릭 신자입니다. 역사적으로는 성경에 나오는 두로와 시돈이 페니키아의 식민지가 됐을 때 멜리데를 피난처로 사용했을 정도로 요충지입니다. 다른 곳보다 늦게 기독교가 정착했지만, 4세기 이후 유대인과 기독교인이 많이 살았습니다. 1814년부터 영국 영토로 있다가 1964년 독립하고 영국 연방에 가입했습니다. 발레타 항구를 바울과 연관 지어 ‘바울의 항구’라 부르기도 합니다.


윤석전 목사: 멜리데에서 나타난 하나님의 이적과 역사를 말씀해 주세요.


김광수 교수: 멜리데에서 두 가지 이적이 나타납니다. 첫째, 바울이 독사에 물려도 해를 받지 않은 사건입니다. 비가 오고 추운 날씨 때문에 원주민들이 불을 피워 놓고 바울 일행을 맞이합니다. 바울이 나뭇잎을 한 움큼 집어다가 불에 던지니, 그 속에 숨어 있던 독사가 바울의 손을 물었습니다. 사람들은 깜짝 놀라며 ‘바다에서는 어쩌다 살았지만, 공의(公義)가 저를 살려 두지 않는구나. 이제 그가 죽겠다’ 생각했는데 바울은 독사를 불에 던지고 멀쩡했습니다. 둘째, 멜리데섬 추장 보블리오의 아버지가 열병과 이질을 앓았는데 바울이 들어가 기도하자 병이 치유된 사건입니다. “믿는 자들에게는 이런 표적이 따르리니 곧 저희가 내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며 새 방언을 말하며 뱀을 집으며 무슨 독을 마실찌라도 해를 받지 아니하며 병든 사람에게 손을 얹은즉 나으리라 하시더라”(막16:17~18)는 예수님 말씀대로 바울은 복음만 전한 것이 아니라 표적을 통해 실제로 하나님의 능력을 보이며 사역했습니다.


윤석전 목사: 바울이 하나님의 표적을 보이자 멜리데에 일어난 변화가 궁금합니다.


김광수 교수: 바울이 독사에 물려도 죽지 않고 추장의 아버지가 병 고침을 받으니 바울 일행을 대하는 섬사람들의 태도가 달라집니다. 하나님과 복음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능력의 역사가 일어나자 비록 그들이 하나님을 믿는다 하지는 않았지만 하나님에 대한 인식과 하나님의 종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져 존경하고 공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바울이 멜리데에 오기 전에 들렀다는 사모(Samos)섬으로 가 보겠습니다.


순례팀은 지중해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모섬으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 쿠사다시(Kuşadasi) 항구에 도착했다. 터키 에베소(Ephesus)에 있는 쿠사다시는 선박 경유지이며 지중해 지역을 여행하는 관광객이 그리스로 넘어갈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순례팀은 하루 2회 운행하는 그리스 페리를 타고 두 시간 거리에 있는 사모섬으로 향했다. 2000년 전, 3차 전도여행 중 기오섬을 떠난 바울은 밀레도로 가기 전에 사모섬에서 하루를 머물렀다. 빼어난 경관 덕에 유명 휴양지가 된 사모섬은 예로부터 질 좋은 포도 산지였다. B.C.133년 이후 로마 속주였던 이 땅에는 헬라문화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각종 유적이 즐비하다. 특히 로마 군인과 황제가 즐겨 사용했다는 목욕탕은 규모나 과학적 시설 면에서 당시 문화의 번성함을 짐작하게 한다. B.C.2000년부터 헤라 여신 숭배지여서 아직도 동네마다 신전 유적이 있지만, 오늘날 수많은 교회가 들어서면서 이방신 숭배지에서 기독교 도시로 점차 변모하고 있다. 또 수도원 묘지마다 가득한 십자가는 우상숭배의 도시에 바울이 도착해서 남긴 선명한 결실이다.


윤석전 목사: 사도행전 20장에 등장하는 사모섬은 어떤 곳인가요?


이원희 목사: 사모섬은 터키 본토에서 불과 1.6km 떨어져 있고, 그리스 수도인 아테네와는 278km나 떨어져 있지만, 현재 그리스령입니다. 또 사모섬은 수학자 피타고라스(Pythagoras)의 고향이라 섬 남쪽에 피타고리온 항구와 피타고라스 정리를 상징하는 직각삼각형 동상이 있습니다. 유적으로는 B.C.500년 전 항구에 물을 공급하던 지하 수로와 헤라 신전이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바울의 전도여행은 변함없이 기도로 이어졌습니다. 항상 위협과 고통이 따르는 길에서 하나님을 의지해야만 했던 바울에게 기도는 절대적이었을 것입니다. 기도하는 삶이 바울에게 어떻게 나타났는지 궁금합니다.


김광수 교수: 바울은 광대한 지역을 전도할 때, 죽을 고비를 수없이 넘기면서도 열정적으로 복음의 역사를 감당합니다. 그 열정의 원동력은 기도생활에 있었습니다. 사도행전을 보면 바울이 기도했다는 기록이 여러 군데 나옵니다. 바울이 다메섹 도상에서 주님을 만난 후, 다메섹에 들어가 기도하던 중 아나니아를 만나 그에게서 주님의 음성을 듣습니다(행9:8~17). 수리아 안디옥 교회가 금식하며 기도할 때 바울은 성령의 음성을 듣고 1차 전도여행을 시작합니다(행13:1~3). 2차 전도여행 중에는 익숙한 아시아 지역을 떠나 유럽 마케도니아 지역에서 언어와 문화가 다른 사람들에게 설교하고, 기도처를 찾아 강가로 나갔다가 루디아를 만나 전도했습니다(행16:13~14). 매를 맞고 빌립보 감옥에 갇혔을 때는 기도하고 찬송하자 옥터가 움직이고 매인 착고(着庫, 발목에 채우는 형틀)가 풀려 오히려 간수가 회개하고 예수를 믿는 능력의 역사가 나타납니다(16:23~34). 에베소를 중심으로 3차 전도여행을 할 때도 하나님 말씀을 담대하게 전하고 이적의 역사를 감당하고 기도로 주님의 음성을 듣고 복음을 전했습니다. 모두 바울이 기도할 때 하나님이 일하신 능력 있는 역사였습니다.


윤석전 목사: 사도 바울은 기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을 배경으로 바울이 행한 모든 일과 기도하여 하나님의 역사가 나타난 기록들을 보면서 우리에게도 기도가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도 바울의 전도여행이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요?


김광수 교수: 3차에 걸친 바울의 전도여행을 보면, 근본적으로 성령이 전도를 주도하셨고 모든 능력 있는 역사를 감당하게 하셨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도의 역사는 성령의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령의 역사를 감당하기 위해 사도 바울은 성령이 어디로 인도하실지 알고자 하여 기도 속에 주님을 만나고 계시(啓示)의 음성을 듣습니다. “밤에 주께서 환상 가운데 바울에게 말씀하시되 두려워하지 말며 잠잠하지 말고 말하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매 아무 사람도 너를 대적하여 해롭게 할 자가 없을 것이니 이는 이 성중에 내 백성이 많음이라 하시더라”(행18:9~10). 바울은 깊은 영성과 기도 속에 주님을 체험하고 복음의 생명력을 보았습니다. 우리도 겸손히 무릎 꿇어 기도하고, 성령께서 무엇을 원하시는지 분별하고, 적극적으로 순종하는 믿음을 지녀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멜리데에 바울과 관련한 유적이 얼마나 있는지 말씀해 주세요.


이원희 목사: 바울이 풍랑을 만나서 도착했다는 곳에 바울 동상이 있고, 뱀에 물렸다가 나은 것을 기념하는 바울피난교회도 있습니다. 보블리오를 만난 곳에도 기념교회가 자리했고, 바울이 도착했던 곳에서는 바울만, 바울 항구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바울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어떤 사람이라고 할 수 있나요?


김광수 교수: 바울은 확신의 사람, 열정의 사람, 꿈의 사람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깊이 깨닫고 확신하고 복음을 전파하겠다는 뜨거운 열정을 가졌습니다.


윤석전 목사: 바울을 때로는 잔인하게, 때로는 영광스럽게 써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바울은 성령이 계시하시고 감동하시면 언제든지 성령의 뜻을 좇았고, 이를 위해 늘 기도했습니다. 바울의 생애가 우리에게 재현되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67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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