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성서의 땅을 가다’(208·上)]탐욕의 계곡 ‘아골 골짜기’

등록날짜 [ 2021-05-27 11:03:02 ]

하나님께 불순종하고 전리품 훔친
아간 탓에 아이 성 전투에서 대패
죄의 원인을 찾고 해결하기 위해
아골 골짜기에서 아간을 돌로 처형



<사진설명> 아골 골짜기로 추정되는 와디 켈트(Wadi Qelt).  여리고에서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계곡에 절벽을 깎아 지은 성조지 수도원(St. George Monastery)이 자리하고 있다. 아골 골짜기는 아이 성을 점령할 때 죄를 지은 아간(Achan)의 이름을 딴 지명이다.



<사진설명>아골 골짜기 인근 지도. 여리고 남쪽의 밋딘, 스가가, 닙산이 있는 엘 부케아(el-Buqe’ah) 지역을 아골 골짜기로 추정하기도 한다. 와디켈트는 험한 계곡인 반면 엘 부케아는 험하지 않은 야산(野山)이다. “온 이스라엘이 아간을 돌로 쳐서 죽였다”(수7:25)는 성경 말씀에 근거하면 엘 부케아 지역은 양쪽으로 2~3km에 달하는 산과 평지 같은 골짜기가 있어 60만 대군이 모일 법한 장소다.



<사진설명>아골 골짜기를 탐사 중인 윤석전 목사.



윤석전 목사: 아골 골짜기(The Valley of Achor)는 로마제국이 도로를 만들기 전부터 예루살렘과 요단강을 잇는 교통통로이자 유다 지파의 북쪽 경계선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중요한 지역의 이름에는 ‘괴로움’, ‘근심’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가나안을 정복할 때 이스라엘 민족은 아이 성 전투에서 비참하리만큼 참패했는데, 원인은 아간의 범죄 탓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골짜기에서 아간을 돌로 쳐 죽이는 불행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아골 골짜기에는 네 성읍이 있는데, 이 중 유다 지파의 성읍 밋딘(Middin)과 스가가(Secacah)로 가 보겠습니다.


예루살렘에서 기드론(Kidron) 시내를 거쳐 사해(死海)로 흐르는 아골 골짜기. 아골 골짜기에는 유다 지파의 성읍이었던 밋딘과 스가가 그리고 닙산(Nibshan)이 있었다. 지금은 탱크로 무참하게 짓밟혀 고대 마을 터가 사라졌지만, 세 성읍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던 스가가에 당시의 흔적이 남아 있다.


윤석전 목사: 유다 지파의 땅과 성읍으로서 아골 골짜기에 대해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유다 지파는 예루살렘 남쪽부터 브엘세바(Beersheba), 그리고 지중해까지 넓은 지역을 분배받습니다. 유대 광야는 예루살렘이 있는 중앙산악지대와 사해 사이의 남북으로 길게 자리 잡은 광야를 말하는데, 유다 지파가 안전한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유대 광야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입니다. 유대 광야는 적군이 침범했을 때 자연적인 방어시설이 됐습니다. 예루살렘 동남쪽 지역이 아골 골짜기인데 아이(Ai) 성과 여리고(Jericho)가 근처에 있습니다. 아이 성에서 패전한 이스라엘 군대는 남쪽으로 내려와 아골 골짜기에서 죄의 원인을 찾고 해결하게 됩니다.


윤석전 목사: 아골 골짜기는 이스라엘 60만 대군이 모두 모일 수 있던 곳입니다. ‘왜 거기까지 군대를 끌고 가서 아간을 죽였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현장에 가 보면 60만 대군이 그렇게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알게 됩니다. 밋딘과 스가가는 어떤 지역인가요?


홍순화 교수: 성지를 가는 분들은 보통 예루살렘에서 여리고 지역을 다니고, 여리고 남쪽 지역은 승용차로는 들어갈 수 없어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곳입니다. 이 지역에 밋딘 성읍이 있습니다. 밋딘에서 남쪽으로 2km 내려가면 스가가 성읍이 있고, 밋딘에서 북동쪽으로 4.5km 올라가면 염성으로 알려진 쿰란(Qumran)이 있습니다. 유다 지파가 살던 성읍을 보며 유다 지파가 이 지역을 장악하고 하나님의 역사 가운데 살았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밋딘과 스가가는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통제구역이고, 또 들어갈 수 있는 날이 정해져 있어 출입하기 어렵습니다. 이 지역을 통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홍순화 교수: 제가 겁도 없이 이 지역을 승용차로 진입하다가 길이 점점 험해져서 포기하고 돌아온 적이 있습니다. 다음에 방문했을 때는 4륜구동 차를 대여해 갔는데, 문제는 이 지역이 전차 사격장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처리되지 않은 오발탄이 많고, 사격이 없는 날을 택해 군부대에 허락을 받아야 출입이 가능합니다. 제가 갔을 때는 다행히 현지 부대에서 출입을 쉽게 허락해 줬는데, 혹시 그들의 마음이 변할까 싶어 급히 들어가 탐사한 기억이 납니다.


윤석전 목사: 아골 골짜기에서 일어난 사건은 무엇인가요?


권혁승 교수: 아골 골짜기는 아간의 범죄로 그와 그의 가족이 처형당한 장소입니다. 아간은 이스라엘이 여리고를 점령할 때, 시날산의 아름다운 외투 한 벌과 은 200세겔, 50세겔에 달하는 금덩이 등 세 가지를 훔쳤습니다(수7:21). 당시 전쟁을 하면 승자가 모든 전리품을 갖도록 되어 있었는데,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서 참전만 했을 뿐 실제 여리고 전쟁은 하나님이 싸우신 전쟁이므로 전리품은 모두 하나님의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전리품을 모두 불태우고, 사람은 모두 죽이라고 했습니다(수7:15). 이것이 하나님께 바치는 방법이었는데 아간은 자기 것으로 감췄습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불태우라 하신 이유입니다. 물건은 모두 이방종교와 관련 있었고, 그대로 두면 이방종교의 영향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모든 물건을 불태우라고 하셨는데, 아간이 이를 어긴 것입니다.


윤석전 목사: 하나님의 법에 불순종하고 도전할 때, 결국 하나님은 전쟁에 패하게 하십니다. 깊이 생각하면 어떻든 우리는 하나님의 법에 순종해야 하고, 하나님의 법에 도전하면 누구든지 망한다는 좋은 교훈을 얻습니다. 성경 시대의 장소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요?


홍순화 교수: 성경에 나온 장소들은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어디 있는지 알 수 있는 곳, 다른 하나는 어디 있는지 아무도 모르는 곳입니다. 대부분의 장소는 어디 있는지 알기 때문에 오늘날에도 성경 속 장소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장소를 확인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그 지역에 사람들이 계속 살아서 이론의 여지가 없는 경우입니다. 예루살렘은 이론의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성경 속에 나오는 지명을 가지고 추정합니다. 브엘세바는 동일한 이름과 우물이 있어 학자들이 쉽게 찾은 경우입니다.


성경 속 지명과 같은 지명이 현재 없다면 고고학적인 발굴을 통해 성경시대의 유적을 발견해야 합니다. 성경에 나온 입지조건이나 상황이 잘 맞으면 그 지역으로 추정합니다. 고고학적으로 확증되기 전 성경에 나오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다가 성경의 지역으로 확증되면 성경의 지명으로 이름이 불립니다. 브엘세바가 확인되고 나서 ‘텔브엘세바’라고 부르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장소는 아직 많지 않아서 답답하게 하고 앞으로도 고고학자의 수고를 기다리는 영역입니다.


윤석전 목사: 아골 골짜기에 있는 또 다른 성읍인 닙산과 염성(City of Salt)으로 가 보겠습니다.


<계속>


위 글은 교회신문 <70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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