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1-10-05 15:30:13 ]
윤석전 목사: ‘야노아(Janoah)’와 ‘다아낫실로(Taanach Shiloh)’는 에브라임 지파 땅의 동쪽 경계를 이루는 성읍이었습니다. 이곳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땅을 기업으로 주겠다고 하신 약속이 시행되었음을 증명해 줍니다. 하지만 에브라임 지파 사람들은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하고 하나님께 도전해 하나님 마음을 아프게도 했습니다. 하나님의 약속 성취와 하나님의 대한 불순종을 담고 있는 현장. 먼저 에브라임 지파의 작은 성읍인 ‘나아란(Naaran)’과 ‘비라돈(Pirathon)’을 찾아가 보겠습니다.
에브라임 지파의 성읍 나아란으로 가기 위해 여리고(Jericho) 성 발굴 터를 방문했다. 여호수아의 여리고 성 정복 역사를 확인할 발굴이 19세기 후반부터 활발히 진행 중이다. 여리고에서 북서쪽으로 9km 떨어진 곳에 에브라임 지파의 성읍 나아란이 있다. 이스라엘 민족은 요단강 지역의 비옥한 평야인 나아란을 지나 여리고로 진군해 갔다.
또 세겜(Shechem)에서 남서쪽으로 10km 떨어진 ‘에브라임 산악지대’에 ‘아말렉 사람의 산지’(삿12:15) 비라돈이 있다. 비라돈에서 태어난 압돈은 이스라엘의 사사로 활동했다. 지금도 남아 있는 비라돈의 고대 성벽은 아이들의 놀이터로 방치되어 있으나, 에브라임 지파의 사람들은 이 땅에서 하나님이 허락하신 삶을 펼쳐 나갔다.
<사진설명> 나아란 전경. 에브라임 지파의 남쪽 경계선이기 때문에 성경에서 중요한 성읍으로 인정받는다. 성경에 나오는 나아란(Naaran)과 나아라(Naarah) 모두 같은 장소이고, 현지 아랍 사람들은 아랍어로 ‘텔 엘 지스르(엘 지스르 언덕)’라고 부르고 있다.
<사진설명> 비라돈 전경. 세겜에서 남서쪽으로 10km 정도 내려오면 ‘파라아타’라고 하는 아랍인 마을이 있고 이곳을 비라돈으로 보고 있다. 사사 압돈이 비라돈에 장사됐다.
<사진설명> 나아란과 비라돈 주변 지도. 여리고에서 북서쪽으로 9km 떨어진 곳에 에브라임 지파의 성읍 나아란이 있다. 세겜에서 남서쪽으로 10km 떨어진 ‘에브라임 산악지대’에 ‘아말렉 사람의 산지’(삿12:15) 비라돈이 있다.
<사진설명> 비라돈에 남아 있는 성경 시대 성벽 유적.
윤석전 목사: 에브라임 지파의 성읍 나아란과 비라돈을 보셨습니다. 성도들에게 다소 생소한 나아란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이스라엘은 영토 가운데에 중앙산악지대가 남북으로 펼쳐져 있습니다. 보통 예루살렘이 있는 남쪽을 ‘유다 산악지대’라고 하고, 예루살렘 북쪽을 ‘에브라임 산악지대’라고 이릅니다. 나아란은 여리고에서 북서쪽으로 9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에브라임 지파의 남쪽 경계선이기 때문에 성경에서 중요한 성읍으로 인정받습니다.
나아란은 성경에 두 가지 이름으로 나와 있습니다. 나아란(Naaran)과 나아라(Naarah) 모두 같은 장소입니다. 또 현지 아랍 사람들은 아랍어로 ‘텔 엘 지스르(Tel el-Jisr)’, 즉 ‘엘 지스르 언덕’이라고 이곳을 부르고, 이스라엘 사람들은 엘 지스르 언덕을 나아란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리고 자체가 팔레스타인 지역이어서 방문하기 어려운 데다 4륜구동 자동차를 이용해야 나아란에 갈 수 있습니다. 우기 때 나아란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당시 여리고 쪽으로 무지개가 크게 떠서 큰 선물을 받은 것처럼 감격한 기억이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비라돈도 어디에 있는지 설명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산악지대에 있는 비라돈도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곳입니다. 그리심산(Mt. Gerizim)과 에발산(Mt. Ebal)이 있는 세겜에서 남서쪽으로 10km 정도 내려오면 파라아타(Fara'ata)라고 하는 아랍인 마을이 있고 이곳을 비라돈으로 보고 있습니다. 비라돈에는 성경시대 성벽 유물이 남아 있습니다. 비라돈도 찾아가기 굉장히 어려운 지역인데, 고고학자나 전공자가 많은 관심을 갖는 지역입니다.
윤석전 목사: 이스라엘과 늘 적대관계이던 아말렉은 어디서 파생한 민족이고 이스라엘과 어떤 마찰이 있었는지 설명해 주세요.
이형원 교수: 이스라엘 열두 지파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야곱과 그의 쌍둥이 형 에서가 있었고, 에서의 아들 엘리바스와 그의 첩 딤나 사이에서 아말렉이 태어납니다. 에서의 후손이었기 때문일까요, 아말렉 족속은 쌍둥이 형제 야곱의 후손들과 자주 부딪히곤 했습니다.
출애굽 한 이스라엘을 최초로 공격한 이들이 아말렉 족속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시내산에 도착할 때까지 지친 상태로 광야를 걷고 있을 때 아말렉 족속이 맨 뒤에 낙오된 약한 자들을 쳤습니다(신25:17~18).
또 르비딤에서 여호수아가 이끄는 군대와 싸우기도 했습니다(출17:10~11). 모세가 언덕 위에서 손을 들어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동안은 이스라엘이 이기고, 지쳐서 손이 내려오면 이스라엘이 지던 전투가 아말렉과의 전투입니다. 사사시대에도 에훗, 기드온 등과 수차례 싸웠고 사울과 다윗 시대에도 아말렉과 전투한 기록이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하나님께서는 아말렉 족속을 멸절하기로 작정하셨는데(출17:14~16) 하나님의 뜻대로 아말렉 족속이 사라졌는지 궁금합니다.
이형원 교수: 아말렉과 이스라엘 사이의 수많은 전투 기록을 살펴보겠습니다. 블레셋 가드(Gath)의 왕 아기스에게 도움을 받아 다윗이 시글락에서 지내고 있을 때, 다윗이 시글락을 잠시 떠난 사이 아말렉이 쳐들어왔고 이때 다윗의 두 아내 아히노암과 아비가일도 포로로 잡혀갑니다. 다윗이 복수하려고 사백 명을 거느리고 쫓아가 공격합니다(삼상30:1~17). 이후 히스기야왕 시대에 시므온 지파가 아말렉 족속을 멸절했다는 기록이 나옵니다(대상4:41~43).
아말렉 족속이 멸절했다고 암시하는 사건은 에스더서에 나옵니다. 바사(페르시아)의 총리대신 하만은 ‘아각 사람’이라고 소개됩니다(에3:1). 아말렉의 왕 중에 아각이라는 왕이 있어서(민24:7) 하만을 아말렉 후손이라고 추정할 수 있는데, 에스더서를 보면 유다 백성을 멸절하려고 한 하만이 자기 꾀에 빠져 높은 장대에 달려 죽고 그와 함께한 아들들도 같이 멸망했습니다(에9:25). 그때 같이 죽음을 당한 자들이 아말렉 족속이리라 추론하고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사사 압돈은 어떤 인물인지 설명해 주세요.
이형원 교수: 사사기 12장 13~15절에 압돈에 대해 “비라돈 사람이고, 이스라엘 사사로 8년 동안 활동했으며 에브라임 땅 아말렉 사람의 산지 비라돈에 장사되었다”고 나옵니다. 사사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법정 논쟁이 있을 때 재판을 해 주고 공의롭게 판단해 주는 일을 했습니다. 또 다른 나라에서 이스라엘을 쳐들어왔을 때 사사들이 나서서 막아 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윤석전 목사: 사사 중에 흠이 없는 사사들은 누구인가요?
이형원 교수: 사사기를 읽다 보면 사사들의 부정적인 모습을 보게 됩니다. 기드온은 용사 삼백 명을 데리고 미디안과 전투에서 승리했으나, 전리품 귀고리로 만든 에봇이 백성의 우상이 되기도 했습니다(삿8:24~27). 야일, 입산, 압돈 같은 사사들은 자녀를 많이 낳고 나귀를 탔다는 기록이 나오고, 삼손 같은 경우 성적인 쾌락에 빠진 인물입니다. 흠이 없는 사사라면 옷니엘, 에훗, 삼갈, 돌라 같은 사사들이 백성을 태평하게 만들고 공의로운 정치를 했습니다. 여사사 가운데 흠이 없는 이로 드보라가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에브라임 지파의 또 다른 성읍 ‘야노아’와 ‘다아낫실로’로 가 보겠습니다. <계속>
위 글은 교회신문 <71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