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2-02-16 11:56:06 ]
예수께서 수많은 이적 보였으나
회개하지 않아 역사 뒤로 사라져
주님 앞에 개개인이 복되게 살면
그들이 속한 국가도 큰 축복받아
윤석전 목사: 오늘도 예수께서 역사하셨고, 구약시대 성부 하나님께서 역사하셨던 장소, 성경 속 현장을 찾아가 생생하게 전해 드리겠습니다. 첫 장소는 옛 납달리 지파의 영토, ‘고라신(Korazin)’입니다.
‘가버나움(Capernaum)’에서 북쪽으로 4km를 달리면 납달리 지파의 성읍 고라신이 나온다. 고라신은 성경에 두 번 등장한다. 예수께서 이곳에서 많은 이적을 행했지만, 사람들은 믿지 않았고 큰 책망을 받았다. 고라신에는 2~3세기에 지어진 회당이 지금도 남아 있어 눈길을 끈다. 회당 안에는 ‘모세의 자리(The Seat of Moses)’라고 부르는 돌 의자가 있는데, 당시 사람들이 이곳에서 모세오경과 율법을 낭독했다고 한다.
<사진설명> 2~3세기경 지어진 고라신의 유대교 회당. 예수께서는 고라신에서 수많은 이적을 행하셨다. 그러나 고라신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하나님의 권능을 경험했으면서도 회개하지 않아 가버나움, 벳새다와 함께 예수께 책망받았다.
<사진설명>고라신 주변 지도. 고라신은 갈릴리의 가버나움에서 서북쪽으로 4km, 벳새다에서 서쪽으로 7km 떨어진 곳에 있다. 예수님 당시 고라신과 그 이름을 이어받은 현대 도시 ‘코라짐(Korazim)’은 따로 떨어져 있어 구분된다.
<사진설명>고라신 회당에서 나온 ‘모세의 자리’라는 돌 의자. 당시 사람들은 현무암으로 만든 돌 의자에 앉아 모세오경과 율법을 낭독했다고 한다.
윤석전 목사: 납달리 지파의 성읍 고라신이 어떤 곳인지 자세히 소개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이스라엘의 영토 서쪽에는 유명한 지중해가 있고, 지중해를 따라 해안평야지대가 남북으로 길게 펼쳐져 있습니다. 그중 고라신의 서쪽 지역은 ‘악고(Acco)’를 중심으로 형성된 평야지대라고 해서 ‘악고 평야’라고 부릅니다.
이스라엘 영토 가운데에는 중앙산악지대가 있고, 동쪽으로 더 오면 해수면보다 낮은 특이지형 ‘요단 지구대’가 있습니다. 이곳에 요단강과 갈릴리 바다가 있고, 요단 지구대에서 동쪽으로 더 오면 요단 동편 땅이 있습니다. 고라신은 갈릴리의 가버나움에서 서북쪽으로 4km, ‘벳새다(Bethsaida)’에서 서쪽으로 7km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언덕 위에 있는 도시입니다.
윤석전 목사: 마태복음 11장을 보면 고라신은 벳새다와 함께 예수님께 마음 아픈 책망을 받습니다(마11:21). 고라신이 책망받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권혁승 교수: 예수님께서 고라신에서 많은 권능을 행하셨지만, 고라신 사람들이 회개하지 않았던 것이 그 이유입니다. 예수께서 권능을 행하셨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직접 목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능력을 행하셨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를 보고도 회개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 많은 복을 받으면 그만큼 책임도 크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누가복음 16장에도 부자가 음부에서 몸부림치면서 “그러면 구하노니 아버지여 나사로를 내 아버지의 집에 보내소서 내 형제 다섯이 있으니 저희에게 증거하게 하여 저희로 이 고통 받는 곳에 오지 않게 하소서”(눅16:27~28)라고 요청할 때, 아버지 아브라함은 “모세와 선지자들에게 듣지 아니하면 비록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는 자가 있을찌라도 권함을 받지 아니하리라”(눅16:31)라고 말합니다. 이처럼 능력과 권능을 봤다고 무릎 꿇고 엎드러지는 것이 아니요, 우리 각자가 마음속에 죄를 인정하고 회개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을 깨닫습니다. 예수님께 책망받은 고라신은 이후 역사에서 어떻게 되나요?
홍순화 교수: 고라신이 구약시대에 있었는지 확인할 수 없으나, 신약시대에 있었던 마을인 것은 분명합니다. 고라신은 예수님 이후 3~4세기에 확장했다가 5~6세기에 또 한 번 확장했고, 13세기에도 사람이 살던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고라신에서는 2~3세기에 건축한 유대교 회당을 볼 수 있어 성지순례를 가면 꼭 들르는 곳입니다. 고대의 회당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있습니다.
성지에 가 보면 과거와 현재를 비교 대조하며 성지 장소를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갈릴리 남서쪽에 있는 ‘디베랴(Tiberias)’는 예수님 시대에도 같은 이름의 도시가 그곳에 있었고, 시간이 흘러 현대 도시가 그 위에 그대로 자리 잡았습니다. 반면 과거의 고라신과 그 이름을 이어받은 현대도시 ‘코라짐(Korazim)’은 좀 떨어져 있어 구분이 됩니다. 옛 도시와 현대 도시가 섞여 있다면 옛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운데, 고라신은 예수님 시대 이후 마을이 없어졌다가 다른 장소에 현대 도시가 새로 생겨 옛 모습을 잘 발견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유적지입니다.
윤석전 목사: 예수님 당시의 고라신은 결국 사라져 과거 유적지만 남아 있는데,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있나요?
권혁승 교수: 한 도시나 국가의 운명이 그 지역에 살던 사람들에 의해 좌우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고라신과 관련된 마태복음 11장의 헬라어 본문을 보면 ‘너희’라는 대명사가 나와 있는데 우리말 번역에는 빠져 있습니다. 그것은 도시 자체가 중요한 것보다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 ‘너희’라고 지칭한 이들이 하나님 앞에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소돔과 고모라가 멸망한 이유도 주민들이 타락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빛과 소금이 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그 역할을 잘 감당하면 한 국가가 복을 받겠지만, 교회가 빛과 소금 역할을 감당하지 못한다면 그 결말이 어떠하겠습니까. 이처럼 고라신은 하나님의 앞의 우리 모습과 신앙이 한 국가와 그 역사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르쳐 줍니다.
윤석전 목사: 갈릴리 바다는 일반 바다와 다르다고 대부분 말합니다.
권혁승 교수: 갈릴리를 ‘바다’라고도 하고 때로는 ‘호수’라고도 번역합니다. 그러나 고대 히브리어는 바다와 호수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모두 ‘얌(Yam)’이라고 불렀습니다. 얌은 물이 많은 곳을 총칭해 이르는 말입니다. 갈릴리도 물이 많아 가장 긴 길이가 21km, 폭이 넓은 곳이 11km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의 눈에는 바다냐 호수냐 하는 구분이 없었습니다.
윤석전 목사: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초대 왕으로 사울을 세울 때 그를 기쁘게 보셨고 사울도 하나님을 잘 섬겼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그가 교만하고 패역하면서 결국 하나님 손에서 떠나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하나님 앞에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회개하지 않고 예수님께 책망받은 고라신은 개인이 한 평생을 살면서 신앙생활을 잘해야 한다는 좋은 메시지를 줍니다. 고라신의 동남쪽에 있는 납달리 지파의 또 다른 성읍 ‘긴네렛(Kinnereth)’으로 가 보겠습니다. <계속>
위 글은 교회신문 <736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