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성서의 땅을 가다’(228·下)] 아셀 지파의 성읍‘사렙다, 가나’

등록날짜 [ 2022-03-21 22:10:26 ]

‘두로(Tyre)’에서 북쪽으로 22km 가면 ‘사라판드(Sarafand)’라는 현대 마을이 나온다. 이 마을에 항구도시가 있었는데, 바로 아셀 지파의 성읍 ‘사렙다(Zarephath)’이다. 엘리야는 아들과 함께 죽으려던 과부를 사렙다에서 만나 큰 이적을 일으킨다. 사렙다에서 남쪽으로 가면 아셀 지파의 또 다른 성읍 ‘가나(Qana)’가 나온다. 갈릴리의 ‘가나(Cana)’와는 다른 곳이며 이곳에는 열두 제자의 바위와 함께 기도 장소가 마련되어 있어 순례자에게 감동을 준다.


<사진설명> 사렙다 항구 전경. 사라판드라는 현대 마을에 있는 항구도시가 아셀 지파의 성읍 사렙다이다. 시돈에서 남쪽으로 12km 정도 떨어져 있고, 두로에서 북쪽으로 22km 떨어져 있다. 엘리야는 아들과 함께 죽으려던 과부를 사렙다에서 만나 큰 이적을 일으켰다.



<사진설명> 사렙다 인근 지도. 아셀 지파의 가나는 현재 레바논에 있는 도시로서 예수님께서 혼인잔치 이적을 베푼 갈릴리의 가나와 구분해야 한다.



<사진설명> 가나에 있는 열두 사도 부조. 아셀 지파의 성읍 가나에는 열두 제자를 새긴 바위와 함께 기도장소가 마련되어 있어 순례자에게 감동을 준다.



윤석전 목사: 사렙다는 어떤 곳인가요?


홍순화 교수: ‘시돈(Sidon)’과 두로 사이에 있는 마을 사라판드가 성경에 나온 사렙다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변을 따라 나 있는 길 옆의 항구도시였기 때문에 사렙다는 고대 문화에도 많이 등장하는 도시입니다. 시돈에서 남쪽으로 12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사렙다에는 유적 두 곳이 있습니다. 해안가에 항구 자리가 있고, 해안가와 연결된 곳에 고대도시가 있습니다. 사렙다는 성경에 자세히 나오지 않지만 종교와 문화의 중심지였고, 도자기·옷감 제조가 유명했습니다. 특히 해안가에 있는 항구도시이기 때문에 두로와 시돈만큼 유명하지 않지만 잘 알려진 곳입니다.


윤석전 목사: 아셀 지파의 가나와 예수께서 혼인잔치 이적을 베푼 갈릴리 가나를 구분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아셀 지파의 가나는 현재 레바논에 있는 도시로서 해변가에서 9km 정도 안쪽에 있습니다. ‘단(Dan)’에서 서쪽으로 오면 있는 곳입니다. 예수께서 아셀 지파의 가나에서 혼인잔치 이적을 베풀었다고 레바논 사람들은 주장하지만, 고고학자들은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혼인잔치 이적을 일으킨 곳은 갈릴리의 가나이고, 아셀 지파의 성읍이던 가나는 레바논에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엘리야가 3년 동안 사렙다에서 머물렀는데, 그 기간 이스라엘에 큰 가뭄이 있었습니다.


권혁승 교수: 엘리야 선지자 시대에, 이세벨이 바알 신앙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던 탓에 이스라엘에 3년 반 동안 우로(雨露)가 내리지 않는 큰 재앙이 있었습니다(왕상17:1). 비를 주관하는 신이 바알이라고 믿었는데, 하나님께서는 바알이 신이 아님을 알게 하기 위해 비를 멈추신 것입니다. 3년 6개월 동안 가뭄이 들었다는 것은, 바알에 대한 하나님의 징계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엘리야가 사렙다에서 한 과부를 만난 과정을 말씀해 주세요.


권혁승 교수: 엘리야는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사렙다로 가게 되고, 거기서 한 과부를 만납니다. 그 과부는 먹을 것이 없어 마지막 남은 밀가루와 기름으로 떡을 만들어 아들과 나눠 먹고 죽으려는 위기에 처했습니다.


윤석전 목사: 그들이 엘리야를 만난 다음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권혁승 교수: 엘리야가 과부에게 “떡을 나한테 가져와서 나로 먹게 해 달라”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불쌍하고 가난한 과부의 마지막 식량을 자신이 먹겠다는 것인데도 과부는 그 말씀에 순종합니다. 그러자 가뭄이 끝날 때까지 과부에게 밀가루와 기름이 끊이지 않았다는 성경 역사를 보게 됩니다(왕상17:9~16). 저는 이 역사 속에서 하나님 말씀 앞에 순종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습니다. 많은 사람이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때 머리로 계산하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나님 말씀은 머리로 생각하라고 주어진 것이 아니라 실천하고 순종하라고 주어진 것입니다. 순수한 신앙은 실천하는 신앙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전 목사: 수넴 여인이 엘리사를 대접하고 받은 축복을 떠올리게 됩니다. 수넴 여인은 아들이 죽었으나 다시 살아나는 축복을 받았습니다. 엘리야가 만난 가난한 과부도 한때만 먹고 죽으려 했지만 “그것을 내게 가져오라” 하신 말씀에 순종해 축복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사람에게는 책임지고 축복할 능력이 있기 때문에 자신 있게 먹고 축복하는 것을 봅니다. 하나님의 사람을 대접하는 것이 축복이라는 것도 느껴집니다. 엘리야를 대접한 사렙다 과부의 믿음을 보면서 오늘날 우리에게 요구하는 강한 믿음이 무엇일까요?


권혁승 교수: 우리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주어질 때, 그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는 교훈입니다. 히브리어로 ‘샤마아(ַע,ׁמש,ָׁ shâmaʽ)’라는 단어가 있는데 ‘귀 기울여 듣다’라는 뜻입니다. 그 말에는 ‘순종하다’라는 뜻도 들어 있습니다. 히브리어로 ‘듣다’와 ‘순종하다’는 하나입니다. 저는 그 단어를 묵상하면서 ‘왜 두 말이 하나일까?’라고 생각했는데, 바로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옛날에 왕의 명령을 ‘어명’이라고 했습니다. 어명은 듣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듣고 행하는 것입니다. 심지어 사약을 내려도 ‘어명’이라고 하면 정자세로 사약을 받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절대 순종해야 할 하나님의 어명입니다.


윤석전 목사: 어명은 따지고 묻고 이유를 대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받아 순종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말씀은 그보다 준엄한 명령이기 때문에 들어야 하고, 듣고 순종함으로 받는 축복이 꼭 있다는 것을 기억합니다. 우리가 하나님 말씀을 사렙다 과부처럼 듣는다면 많은 축복을 수태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전 목사: 성경에 솔로몬과 히람왕이 등장하는데, 히람왕은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고 싶습니다.


홍순화 교수: 히람왕은 두로에서 가장 유명한 왕이었습니다. 그는 솔로몬에게 백향목을 제공했고, 배와 숙련된 선원들도 공급해 주었습니다. 이에 솔로몬은 이스라엘의 풍부한 농산물을 히람왕에게 주면서 서로 주고받는 좋은 사이였습니다.


윤석전 목사: 이스라엘 백성은 비가 오지 않는 광야에서 오랜 시간 모래바람을 맞아 가면서 자란 단단한 싯딤나무(조각목)로 법궤를 만들었습니다. 솔로몬은 레바논의 백항목으로 성전을 지었습니다. 백향목 역시 눈 속에서 자라면서 거친 고통을 이겨 낸 나무입니다. 하나님이 쓰시는 사람은 어떤 고통과 어려움을 겪더라도 이를 연단 삼아 단단해지고, 하나님이 쓰실만하게 성장했을 때 하나님이 기꺼이 쓰시는 것을 봅니다. 시련 속에 있을 때 걱정하지 마십시오. 하나님께서 크게 쓰시고자 단단하게 만드는 기회로 알면서 감사하기 바랍니다. 


한 때 먹을 것밖에 없어 마지막 양식을 먹고 죽으려던 사렙다 과부에게 하나님의 사람이 그것을 달라고 합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사람을 통해 그 과부를 사랑하시고, 하나님의 살아 계심을 보여 주면서 하나님께 순종하는 사람에게 어떤 축복이 있는지 보여 줍니다. 오늘날 우리도 하나님을 잘 섬기고, 하나님의 사람을 가까이 함으로 하나님의 복을 경험하기를 축복합니다. <계속>


위 글은 교회신문 <74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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