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성서의 땅을 가다’(231·下)] 우상숭배로 멸망한‘디본’

등록날짜 [ 2022-05-06 08:52:31 ]

모압 족속 수도인 디본에서

우상숭배 하며 하나님 대적

선지자 예언한 대로 멸망해

하나님이 주신 풍요 속에서

신앙을 최우선하는지 살펴야


사해에서 동쪽으로 21km를 가면 ‘디본(Dibon)’이 나온다. 하나님은 척박한 디본 땅을 풍요롭게 하셔서 현재 먹음직스러운 과일을 많이 생산하고 판매한다. 오늘날도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디본은 조그마한 마을을 이루고 있고, 모스크를 중심으로 알라를 숭배하는 이슬람 성읍이 되어 순례자들을 안타깝게 한다.


마을에서 차로 조금 달리면 성경 속 역사를 그대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나무가 있는데, 바로 성막을 지을 때 사용한 ‘싯딤나무(Shittim tree)’이다. 3600~3700년 전 출애굽 당시 하나님께서는 광야에서 성막을 지으라고 명령하시면서 싯딤나무로 지으라고 하셨다. 디본은 여호수아가 르우벤 지파에게 분배한 땅이기도 하다.


북이스라엘 왕 ‘오므리(Omri)’는 디본을 정렴했지만 모압 왕 ‘메사(Mesha)’에게 빼앗겼고, 이후 디본은 메사왕 시대 모압의 수도가 된다. 이 사건은 1868년 디본에서 발견된 메사왕의 비문에 상세히 기록돼 있다. 메사는 비문에서 자신을 디본 사람이라 칭하고 있다.


<사진설명> 텔 디본 전경. 사진 뒤쪽으로 보이는 요르단 현대마을 ‘디반’의 서쪽에 있는 오래된 유적지가 바로 성경 시대의 디본이다. 모압의 수도였던 디본에서는 그모스 신의 산당을 세우고 제사를 지내며 우상숭배를 크게 행했고, 이사야는 디본을 비롯해 모압이 아시리아에 의해 황폐하게 되리라고 예언했다(사15:1).



<사진설명>가나안 땅에 살고 있던 족속들. 출애굽 이후 이스라엘 백성은 아모리족의 땅을 점령했고 르우벤 지파에게 땅을 분배했다. 사해에서 동쪽으로 20km를 가면 ‘디본’이 나온다. ‘느보산’에서 남쪽으로 28km 정도 떨어진 곳이다.


윤석전 목사: 디본이 어디에 있는지 소개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현재 요르단 땅에 있는 디본은 성경에서 중요한 곳입니다. ‘느보산(Mount Nebo)’에서 남쪽으로 28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아르논 골짜기가 끝나는 곳에서 북쪽으로 3km 정도 올라가면 ‘디반(Dhiban)’이라는 마을이 나오는데, 도시 서쪽에 있는 오래된 텔(Tel Dhiban) 유적지가 바로 성경 시대의 디본입니다. 성경에서는 ‘디본갓(Dibongad)’이라고 불렀습니다(민33:45). 디본갓과 디본은 이름만 다르고 실제로는 같은 곳입니다. 디본은 메사왕이 다스린 모압의 수도이기도 합니다.


윤석전 목사: 디본 땅에서 섬긴 신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성경에도 여러 번 나오는 ‘그모스(Chemosh)’라는 신입니다. 그모스는 디본의 신이자 모압의 신이었습니다. 솔로몬이 이방 여인을 왕비로 맞아들이면서 이방 신을 받아들일 때 그모스 신도 받아들이고 그모스 신전을 세웠습니다.


윤석전 목사: 성경을 보면 모압 왕 메사가 등장합니다. 메사왕은 모압 석비를 디본에 세웠다고 하는데요.


천사무엘 교수: 메사왕은 디본에서 태어났습니다. 성경을 연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자료인 모압 석비는 1868년 디본에서 발견됐고, 현재 파리 루브르박물관에 있습니다. 비문에는 열왕기하 3장에 나오는 모압과 이스라엘이 싸운 전투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메사는 자신을 디본 사람이라 불렀는데, 메사의 아버지도 모압 왕이었기 때문에 모압의 수도였던 디본에서 출생한 것입니다. 


모압 비문의 내용은 열왕기상 3장의 전쟁과 연관이 깊습니다. 이 전쟁은 모압이 이스라엘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벌인 전쟁입니다. 당시 모압은 북이스라엘에 지배를 받으며 많은 조공을 바쳤습니다. 오므리왕 때 북이스라엘이 모압을 정복하고 속국으로 삼은 것입니다. 그러나 오므리왕의 아들 아합이 죽고 아합의 아들인 여호람이 나라를 다스릴 때, 모압은 속국에서 벗어나고자 독립을 선언합니다. 북이스라엘이 남유다, 에돔과 연합해 모압을 침공하지만 결국 전쟁에 실패합니다. 성경 내용과 비문에 쓰인 내용이 유사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사진설명> (왼쪽부터) 메사 석비 원본(파리 루브르박물관), 메사 석비 탁본 그리고 ‘성서의 땅을 가다’ 촬영차 느보산 유물 전시관을 찾아 메사 석비 탁본을 보고 있는 윤석전 목사. 모압 석비는 1868년 디본에서 발견됐다.



윤석전 목사: 디본은 이사야의 예언 속에 나오는 성읍입니다. 예언의 내용을 말씀해 주세요.


천사무엘 교수: 이사야는 모압이 멸망할 것이라고 예언합니다(사15:1~9). 이사야는 아시리아가 침공하기 전 이 예언을 말하면서 모압이 아시리아에 의해 황폐하게 되리라고 합니다. 이때 언급된 모압의 여러 성읍 중에 디본이 있습니다. 디본의 멸망도 예언한 것입니다.


윤석전 목사: 디본이 저주의 심판을 받으리라 예언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천사무엘 교수: 성경은 신앙적인 면에서 모압과 디본의 멸망을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심판하신 이유는 우상숭배와 하나님에 대한 반역 그리고 교만하고 오만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디본에 있는 산당에서 그모스 신에게 제사를 지냈습니다. 디본이 모압의 수도였으니 산당의 크기가 얼마나 컸을지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우상숭배가 크게 이루어진 것입니다. 우상숭배는 창조주가 아닌 피조물을 섬기는 것이며, 하나님이 심판하실 대상입니다. 피조물을 섬긴다는 것은 물질을 숭배하는 것이고, 물질을 섬긴다는 것은 인간에게 욕심을 가져다줍니다. 성경도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약1:15)라고 말합니다.


윤석전 목사: 우상숭배 한 디본의 비참한 역사를 볼 때,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천사무엘 교수: 한 나라의 신앙이 바르고 건전하다는 것은 나라의 정신과 국민의 영혼이 살아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신앙이 바르지 못할 때 결국 국가가 부패하고 민족이 멸망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서구 역사를 봐도 기독교 신앙이 건전할 때 서구의 정신과 문화가 바르게 설 수 있었고, 교회가 부패하고 하나님 말씀에 충실하지 못하자 서구의 윤리와 문화가 흐트러지고 무너졌습니다. 이런 점에서 한국 교회와 신앙인의 사명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부패하고 멸망을 향해 가고 있다면 그리스도인이 해야 할 일이 많은데도 충실하게 하나님 앞에 바로 서지 못했음을 회개해야 할 것입니다.


윤석전 목사: 유다에 흉년이 들었을 때 나오미 가족이 모압으로 이동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천사무엘 교수: 모압 땅은 해발 약 900m 고산지대입니다. 물이 풍부하고 농사가 잘되는 지역입니다. 지금도 요르단의 수도 ‘암만(Amman)’ 남쪽에 가면 농사짓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당시 모압 평지는 보리와 밀, 가축을 키운 아주 기름지고 풍부한 땅이었습니다. 유다에 흉년이나 기근이 들면 모압 땅으로 피신해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윤석전 목사: 르우벤 지파의 땅 아로엘과 디본을 보았습니다. 아로엘과 디본은 하나님을 섬기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가야 하는데도 우상을 만들어 섬기고 물질제일주의에 빠져 갔습니다. 결국 선지자를 통해 무서운 경고를 듣고 심판을 받으면서 저주의 도성으로 몰락했습니다. 한국과 한국 교회도 하나님의 큰 은혜를 입어 독립과 6·25전쟁 그리고 가난과 고통의 보릿고개를 넘어 오늘날 축복을 누리고 있습니다. 현 기독교인들이 하나님이 주신 축복 속에서 참으로 하나님을 섬기는지, 아니면 물질만능주의 속에서 쾌락과 향락을 마치 하나님의 축복으로 오해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 봅니다. 오늘 다시 한번 옷깃을 여미면서 하나님께로 돌아가고 하나님의 은혜 안에 빠지면 좋겠습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74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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