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2-06-05 15:01:55 ]
다윗이 공격해 정복한 ‘메드바’
르우벤 지파가 분배받은 성읍
이방 선지자 발람은 ‘바못’에서
이스라엘 저주하려다가 축복해
하나님이 이스라엘 지키신 것
아르논강(Arnon River)과 헤스본(Heshbon) 사이 평원에 있는 ‘메드바(Medeba)’는 원래 아모리(Amorite) 왕 시혼(Sihon)의 성읍이었지만, 이스라엘이 빼앗아 르우벤 지파의 영토가 되었다. 6세기경 메드바에 지은 ‘성 조지 교회(St. George’s Church)’에는 모자이크 지도(Mosaic Map)가 있는데 현재 일부만 남아 있어 순례자들에게 안타까움을 준다. 모자이크 지도는 성서 지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메드바에서 북서쪽으로 약 5km를 달리면 르우벤 지파의 땅 ‘바못(Bamoth)’으로 추정하는 ‘키르벳 엘 곤지야(Khirbet al Quwegiya)’가 나온다. 해발 760m 정상에는 우물이 있고 고고학적 유적도 있는데, 모압(Moab) 왕 발락(Palak)은 선지자 발람(Balaam)을 바못에 세워 이스라엘을 저주해 달라고 했다.
<사진설명> 메드바 전경. 암몬 왕 ‘하눈’은 다윗의 사절단을 오해하고 모욕한 탓에 이스라엘에게 공격받아 메드바를 빼앗긴다. 아람(시리아)에게 군사를 요청해 함께 진을 쳤으나, 다윗이 요압 장군과 그의 군대를 보내 메드바를 정복한다.
<사진설명> 메드바 주변 지도.‘메드바’는 헤스본과 아르논강 사이 평원에 있다. 사해에서 동쪽으로 20km 정도 떨어져 있는 해발 890m 고원이며 주변에 평원이 넓게 펼쳐져 있다. 메드바에서 북서쪽으로 약 5km를 달리면 ‘바못’이 나온다. 느보산이 있는 느보에서 남쪽으로 2.4km 떨어진 조그만 언덕이다.
<사진설명> 바못 전경. 현재 ‘키르벳 엘 곤지야’라고 불리는 760m 언덕에 있다.
윤석전 목사: 르우벤 지파의 성읍 메드바는 어떤 곳인지 설명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메드바는 현재 요르단 땅에 있고, 요르단의 수도 암만(Amman)에서 남쪽으로 30km 정도 내려오면 있습니다. 또 사해에서 동쪽으로 20km 정도 떨어져 있는 해발 890m 고원이며 메드바 주변에는 평원이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평원의 중심에 있는 메드바는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고, 성경과 직접 관련은 없으나 기독교인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입니다. 모압 왕 메사(Mesha)가 자기 아들을 번제로 바친 길하레셋(Kir Hareseth)은 아르논강 남쪽에 있는데, 길하레셋에서 살던 기독교인들이 모슬렘과 충돌하는 바람에 북쪽의 메드바로 피신했습니다. 이들이 메드바에 정착하면서 옛 교회 터를 발견했고, 그곳에서 가장 오래된 성경 지도를 발견했습니다. 메드바는 모자이크 지도가 있는 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르우벤 지파의 성읍이었습니다.
윤석전 목사: 메드바에서 다윗과 암몬의 전쟁도 있었다는데요.
천사무엘 교수: 전쟁의 동기가 참 불행합니다. 역대상 19장 2절을 보면 암몬 왕 나하스가 죽은 후 다윗이 존경하는 의미로 조문단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아비를 이어 왕이 된 하눈이 다윗의 조문단을 정탐꾼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래서 사절단의 수염을 깎고 옷을 도려내어 엉덩이를 보이게 하는 등 심하게 모욕했습니다. 다윗이 선한 뜻을 가지고 조문을 보냈으나 망신을 주며 악으로 갚은 것이죠.
다윗은 조문단이 모욕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화가 나서 이들에게 예루살렘으로 오지 말고 수염이 다 자랄 때까지 여리고(Jericho)에 머물라고 명령했습니다. 다윗이 화가 났다는 소문이 암몬의 하눈에게 들리자 하눈은 다윗의 군사를 혼자서 감당할 수 없어 시리아(아람)에 원군을 요청했습니다. “곧 병거 삼만 이천승과 마아가 왕과 그 백성을 삯 내었더니 저희가 와서 메드바 앞에 진 치매 암몬 자손이 그 모든 성읍으로 좇아 모여 와서 싸우려 한지라”(대상19:7) 말씀처럼 암몬과 시리아가 메드바에서 다윗의 침입에 대비하고 있었습니다. 이후 다윗이 요압 장군과 그의 군대를 보내 메드바를 정복합니다.
윤석전 목사: 오해가 빚어낸 전쟁이 참으로 두렵고 무섭게 느껴집니다. 르우벤 지파의 또 다른 성읍 바못도 설명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바못은 메드바에서 북서쪽으로 5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느보산(Mount Nebo)이 있는 느보에서 남쪽으로 2.4km 떨어져 있는 조그만 언덕입니다. 현지인들은 그곳을 ‘키르벳 엘 곤지야’라고 합니다. ‘키르벳’은 폐허라는 뜻입니다. 바못은 해발 760m 정도인 곳인데, ‘비스가’봉(峰)이라고 하는 ‘시야가(Ras Siyagha)’가 잘 보입니다.
바못에는 발굴 중인 옛 유적이 있고, 언덕에 아주 좋은 샘물들이 있는 것을 보고 감탄했습니다. 그 지역에 사는 농부를 만났는데, 제가 바못을 탐사 중이라고 말하자 무척 반가워했습니다. 농부는 “이곳은 오래전부터 사람이 살던 중요한 유적지인데 요르단 정부가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라고 한탄하며 한국에서 성지를 찾은 저를 무척 반긴 것입니다.
윤석전 목사: 바못을 ‘바못 바알(Bamoth Baal)’이라고도 부르는데 바알 신과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천사무엘 교수: 바못이라는 말은 ‘높은 곳’이라는 뜻이고, 구약 시대에는 높은 곳에 이방 산당인 바알 신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바못 바알이라는 말은 ‘바알의 높은 곳’이고 이를 줄여 바못이라고 사용했으리라 봅니다. 히브리어 원어를 보면 ‘바못 바알’이라고 민수기 22장 41절에 나와 있는데 한글 성경에는 ‘바알의 산당’이라고 번역했습니다.
윤석전 목사: 바못에서 일어난 성경 속 사건도 말씀해 주세요.
천사무엘 교수: 모압 왕 발락은 이방 예언자 발람을 메소포타미아에서 초청해 이스라엘 백성을 저주하라고 요청합니다. 그러나 발람은 하나님의 계시를 받아 저주하지 않고, 이스라엘을 축복하게 됩니다.
윤석전 목사: 하나님이 발람을 통해 저주하지 않게 하시고 축복하게 하신 것을 보면 이스라엘은 축복받은 민족이며 하나님의 축복이 부럽기도 합니다. 발람의 행동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천사무엘 교수: 발람은 이방 예언자였지만, 하나님에게 계시를 받아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전한 예언자입니다. 하나님 말씀을 가르치거나 전하는 사람은 자기의 생각을 전하지 말고 반드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야 한다는 교훈을 줍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거짓 복음을 전하기도 하는데, 하나님의 말씀인 것처럼 자기의 이익을 대변하는 말을 한다면 하나님에게 심판받을 대상이 됩니다.
윤석전 목사: 암몬 왕은 다윗의 조문단을 오해한 탓에 화를 입었습니다. 우리도 때로는 하나님의 사랑을 오해해 하나님이 나를 징계하시는 줄로 착각하면서 하나님을 원망합니다. 잘 들여다보면 마귀역사도 있고 죄의 결과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하나님을 바로 상대할 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방 선지자의 입에서도 저주가 나오지 않도록 막아 주신 것을 보면,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지키고 보호하신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예수 믿고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이 든든합니다. 하나님의 은혜 속에서 깨달은 바대로 우리의 삶을 다시 한번 점검했으면 좋겠습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751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