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2-07-08 06:58:19 ]
야곱은 격분한 형을 만나기 전
얍복강 변에서 간절하게 기도해
하나님은 이스라엘 이름 주시며
야곱에게 승리를 주겠다고 약속
윤석전 목사: 갓 지파의 땅에 흐르는 ‘얍복강(Jabbok River)’에서 야곱은 뼈를 깎는 기도를 하나님께 올려 드립니다. 야곱은 형 에서의 장자권을 가로채 축복을 받았으나, 형의 분노를 피해 도망갔다가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에서는 장자의 축복을 빼앗긴 분노에 휩싸여 군사 400명을 이끌고 야곱의 목을 치기 위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야곱의 다급한 기도를 하나님이 들으셨고 그의 이름을 이스라엘로 바꿔 주셨습니다. 이름을 바꿔 주셨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야곱을 책임지시겠다는, 다시 말하면 “네 기도를 듣고 승리를 주겠다”라는 하나님의 선언이었습니다. 의미 깊은 역사가 담긴 땅, 얍복강을 만나 보시겠습니다.
갓 지파의 성읍 마하나임(Mahanaim)은 야곱이 하나님의 사자를 만난 거룩한 성읍이다. 야곱이 얍복강을 건너기 전, 여호와의 사자를 만난 것에서 유래해 ‘하나님의 군대’라고 이름을 지은 장소이기도 하다. 이스라엘 백성은 아르논강(Arnon River)에서 얍복강에 이르는 영토를 아모리(Amorite) 왕 시혼과의 전쟁에서 빼앗았는데 요단 계곡의 중요한 물줄기 중 하나인 이 얍복강에서 갓 지파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을 이끌어 나갔다.
<사진설명> 얍복강 전경. 갓 지파의 영토를 가로지르는 얍복강은 랍바에서 발원해 요단강을 향해 흐른다. 야곱은 얍복강 가에서 하나님의 사자를 만나 씨름했고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사진설명> 얍복강 주변 지도. 얍복강은 랍바에서 발원해 북동쪽으로 쭉 올라가다가 서쪽을 향해서 흐른다. 해발 700~800m 정도 되는 데서부터 저지대의 해저로 흘러가는데, 사해에서 북쪽으로 37km 떨어진 지점에서 요단강과 합류해 사해로 흘러들어 간다. 강 길이가 대략 100km 정도이기 때문에 그 지역에서 대단히 큰 강이다.
<사진설명> 야곱이 가나안으로 돌아온 경로. 야곱은 외삼촌 집이 있는 하란에서 출발해 시리아의 알레포를 거쳐 남쪽의 다메섹까지 이르렀다. 다메섹에서 지금의 요르단 땅까지 왔고, 이 요르단에서 이스라엘로 가는 통로 중 하나인 얍복강 ‘와디 자르카’를 통해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으로 돌아왔다.
윤석전 목사: 갓 지파의 땅에 있는 얍복강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갓 지파는 지금의 요르단 땅입니다. 얍복강은 요르단에서 가장 중요한 강 중 하나입니다. 이 지역에서 강다운 강은 네 곳밖에 되지 않는데, 그중 성경에 등장하는 강이 아르논강과 얍복강입니다.
얍복강이 갓 지파의 땅을 관통하는 경로가 특이합니다. 지금의 암만(Amman)인 랍바(Rabbah) 부근의 ‘라스 엘 아인(Ras al-Ayn)’이라는 지역에서 발원합니다. 랍바는 ‘물들의 성’(삼하12:27)이라고 불릴 만큼 물이 많은 지역입니다. 랍바에서 북동쪽으로 쭉 올라가다가 서쪽을 향해서 내려갑니다. 강 길이를 대략 계산해 보면 100km 정도이기 때문에 그 지역에서는 대단히 큰 강입니다. 해발 700~800m 정도 되는 데서부터 저지대의 해저를 향해 흘러가는데, 사해에서 북쪽으로 37km 떨어진 지점에서 요단강(Jordan River)과 합류해 사해로 흘러들어 갑니다.
윤석전 목사: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출발한 야곱이 얍복강에 이르기까지 경로를 소개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야곱은 형 에서의 분노를 피해 유프라테스강 상류인 ‘밧단 아람(Paddan Aram)’ 지역의 대표 도시 ‘하란(Haran)’으로 피신했습니다. 지금의 튀르키예(터키) 땅입니다. 야곱이 하란의 외삼촌 집에서 고향으로 돌아온 경로는 그 당시 사람들이 다니던 길을 통해 추정할 수 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시리아의 알레포(Aleppo)를 거쳐 계속 남쪽으로 내려와서 다메섹(Damascus)까지 이르는 길을 사용했습니다. 이어 다메섹에서 지금의 요르단 땅까지 오면, 이 지역에서 이스라엘로 가는 통로 중 하나가 지금의 얍복강인 ‘와디 자르카(Wadi Zarqa)’입니다. 와디 자르카를 통해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윤석전 목사: 야곱이 얍복강 강변에서 절박하게 기도한 이유를 말씀해 주세요.
천사무엘 교수: 사람은 죽음 앞에서 가장 절박한 기도를 드리게 됩니다. 야곱의 경우를 보면 개인의 죽음뿐만 아니라 자기 식솔들의 생명까지 위협에 처한 상황에서 드린 기도였습니다. 얍복강 변에 선 야곱은 “약속의 하나님, 제가 요단강을 건널 때는 이 지팡이 하나뿐이었지만 이제 두 떼나 되었습니다. 저를 형 에서의 손에서 건져 주십시오”(창32:10~11)라고 기도합니다. 야곱이 형 에서에게서 구해 달라고 간구한 까닭은 형이 받아야 할 아버지의 축복을 자신이 가로챘기 때문입니다. 그 탓에 형 에서가 분노했고, 동생 야곱을 죽이려고 했습니다. 밧단아람의 외삼촌 집으로 도망했다가 돌아올 때 형의 분이 풀렸는지 안 풀렸는지 잘 몰랐기 때문에 하나님께 절박하게 기도를 드린 것입니다.
윤석전 목사: 야곱이 얍복강에서 올려 드린 기도를 응답받은 후 야곱의 삶에 어떤 은혜로운 일이 있었을까요?
천사무엘 교수: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면 두 가지 은혜가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하나님께 은총을 받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 스스로 변화되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가 다 이뤄져야 온전한 기도가 된다고 봅니다. 야곱의 절박한 기도를 들으시고 하나님께서 그를 이스라엘로 바꿔 주셨습니다. 이름이 바뀌었다는 것은 그의 성품도 변화되었다는 뜻입니다. 야곱이라는 이름 자체는 일종의 사기꾼, 혹은 남을 속였다는 성품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으로 바뀌면서 그의 모든 것이 다 변화되어서 하나님을 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야곱은 더는 속이는 삶을 살지 않습니다. 손해를 보아도 참고, 또 그가 지나온 세월을 후회하고 회개하는 삶을 살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야곱이 하나님과 겨루어 이겼다는 말은 어떤 의미인가요?
천사무엘 교수: 인간이 하나님을 이긴다고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네가 하나님과 사람으로 더불어 겨루어 이기었음이니라”(창32:28)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이들이 자꾸 조르면 “그래 엄마가 졌다”, “네가 이겼다”라는 표현을 쓰지 않습니까? 마찬가지입니다. 야곱의 힘이 하나님보다 강했다는 뜻이 아니라 야곱이 하나님으로부터 복을 받고자 하는 마음이, 또 야곱이 하나님에게 은총을 받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했고 하나님께서 그 마음을 인정해 주셨다고 이해하면 좋습니다.
윤석전 목사: 얍복강과 야곱의 사건을 다루면서 하나님의 배경이 얼마나 대단한 힘인지 느끼게 됩니다. 얍복강에서 가까이 자리 잡고 있는 성읍 ‘숙곳(Succoth)’으로 가 보시겠습니다. <계속>
위 글은 교회신문 <756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