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2-07-12 06:50:55 ]
‘양 우리’라는 지명에 걸맞게
양 떼 키울 비옥한 초지 많아
동족 업신여기며 섬기지 않던
숙곳은 기드온에게 징벌 받아
마하나임(Mahanaim)에서 남쪽으로 23km 떨어진 길르앗(Gilead) 지역에는 약 100km 길이를 자랑하는 얍복강(Jabbok River)이 흐르고 있다. 야곱의 역사가 담긴 얍복강 가를 따라가면 요단 계곡에 있는 ‘숙곳(Succoth)’이 나온다. ‘양 우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숙곳에는 양 떼를 키울 수 있는 비옥한 초지가 있다. 또 숙곳은 솔로몬의 성전에서 사용할 놋그릇을 제조한 곳이고, 시편에 의인들에게 나누어 줄 땅 숙곳 골짜기라고 나와 있다. 지금은 현대 건물이 지어져 있으나 숙곳은 구약 시대 갓 지파의 삶의 터전이었다.
<사진설명> 숙곳 전경. 숙곳은 ‘양 우리’라는 뜻이며, 지명 그대로 양 떼를 키울 수 있는 비옥한 지역이다. 갓 지파가 요단강 건너가기를 포기할 정도로 초지가 넓게 펼쳐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다.
<사진설명> 요단강과 얍복강이 지나는 부근에 ‘데이르 알라’라는 고대 성읍 자리가 있고, 많은 학자가 ‘데이르 알라’를 숙곳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진설명> 숙곳 주변 지도. 숙곳은 오늘날 요르단 땅에 있다. 사해에서 북쪽으로 46km 떨어진 곳에 있고, 요단강과 얍복강이 옆으로 지나가고 있다. 요단 동편의 길르앗 지역에는 약 100km 길이를 자랑하는 얍복강이 흐르고 있다.
윤석전 목사: 갓 지파의 성읍 숙곳은 어떤 곳인지 설명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숙곳은 오늘날 요르단 땅에 있습니다. 사해에서 북쪽으로 46km 떨어진 곳에 있고, 요단강과 얍복강이 옆으로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데이르 알라(Deir Alla)’라는 고대 성읍 자리가 있고, 많은 학자가 ‘데이르 알라’를 숙곳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요단강에서 3km 정도 떨어져 있는 곳입니다. 숙곳은 ‘양 우리’라는 뜻이며, 지명 그대로 양 우리가 있던 곳으로 비옥한 지역입니다. ‘데이르 알라’가 있는 숙곳은 해저 260m에 위치해 해수면보다 훨씬 낮은 지역이기도 합니다.
윤석전 목사: 숙곳과 관련한 성경 속 사건도 말씀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숙곳은 갓 지파의 성읍이기도 하지만 솔로몬의 성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서 성전에서 쓸 놋그릇을 숙곳에서 만들었습니다. 또 시편을 보면 의인들에게 나눠 줄 골짜기 이름을 숙곳 골짜기(시60:6)라고 할 만큼 비옥한 지역입니다. 갓 지파가 요단강 건너기를 포기할 정도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입니다. 그 외 이집트 룩소르(Luxor)에 있는 카르나크 신전(Temple of Karnak)에 가 보면 애굽 왕 시삭(Shishak)이 이스라엘의 요단 동편을 정복한 기록이 신전 벽면에 부조로 남아 있는데, 숙곳 또한 정복한 성읍 명단 중에 있을 만큼 중요한 성읍이었습니다(왕상14:25~26).
윤석전 목사: 사사 기드온과 관련한 숙곳의 사건도 말씀해 주세요.
천사무엘 교수: 미디안에게 공격받던 이스라엘 민족이 하나님께 부르짖었더니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구원하기 위해 기드온을 사사로 부르셨습니다. 이후 기드온은 용사 300명을 데리고 미디안과 싸워서 이겼습니다. 이후 전투에서 패한 미디안 족속이 요단강을 건너 요단 동편으로 달아났는데 기드온이 이들을 추격했습니다. 추격하는 과정에서 숙곳에 이르렀고, 기드온은 군사들이 대단히 허기지고 지친 상태니 숙곳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달라고 간청했습니다. 하지만 숙곳 사람들은 “아직 전쟁이 끝나지도 않은 데다가 적장도 제대로 사로잡지 못했으면서 무슨 먹을 것을 달라고 하느냐”라고 조롱하면서 먹을 것을 주지 않았습니다(삿8:6). 기드온은 미디안을 사로잡고 난 뒤 다시 와서 반드시 보복을 하겠다고 맹세하고 갔습니다. 그리고 적장들을 다 사로잡고 나서 돌아가는 길에 숙곳에 들려 자기를 조롱한 사람들을 사로잡아서 들가시와 찔레로 그들을 징벌했다고 사사기에 나와 있습니다(삿8:16~17).
윤석전 목사: 숙곳 사람들이 어리석어 어려움을 자초했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나 시사하는 바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천사무엘 교수: 숙곳 사람들은 대단히 이기적이었고, 공동체를 생각할 줄 몰랐습니다. 낯선 사람이라도 그가 배고파 한다면 도와야 하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입니다. 그런데 동족을 위해 전쟁 중인 군사들이 배고파 하는데 먹을 것을 주지 않고 도리어 조롱하고 비아냥거렸다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행위였습니다. 그야말로 베풀 줄 모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오늘날에도 국가나 민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지만, 비아냥거리거나 비웃는 사람들 때문에 고통당하는 이들을 볼 수 있습니다. 교회에서도 열심히 일하고 충성하는 이들을 시기하거나 비아냥거리고 비웃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기 때문에 나오는 결과라고 볼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의 수고를 가볍게 여기고 무시하는 태도입니다. 숙곳 사람들의 잘못을 통해 우리의 삶을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윤석전 목사: 성서에서 사용하는 용어에 ‘텔’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는데 어떤 뜻인지 궁금합니다.
홍순화 교수: ‘텔’은 언덕을 뜻하며 히브리어와 아랍어 모두 발음은 똑같으나 영어로 옮겼을 때 철자만 다릅니다. 히브리어는 ‘Tel’로 쓰고, 아랍어는 ‘Tell’로 표기합니다. 텔은 자연 언덕이 아닌 사람들이 살던 흔적이 남아 있는 언덕을 말합니다. 대부분의 텔은 요지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살던 흔적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각 시대의 유적이 층층이 쌓여 있기도 합니다. 텔은 성경 속 수많은 사건이 사실임을 뒷받침해 줄 유적들이 있는, 성경 시대 사람들이 살던 언덕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윤석전 목사: 야곱은 태중에서부터 하나님에게 축복을 받았으나 차자로 태어나서 장자가 되지 못했습니다. 그는 하나님이 주신 축복을 쟁취하기 위해 팥죽 한 그릇으로 장자의 명분을 샀고, 별미를 만들어 아버지에게 가져가면서 자신이 에서라고 속여서 축복을 받았습니다. 이후 형의 분노를 피해 외삼촌의 집으로 도망갔고, 외삼촌의 집에서 많은 재물을 모았습니다. 야곱은 그것이 축복인 줄 알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형 에서가 군사 400명을 이끌고 야곱의 목에 칼날을 들이대기 위해 오자 그는 얍복강에서 무릎을 꿇습니다. 하나님의 축복을 얻기 위해 몸부림치며 절박하게 기도했고, 하나님은 그 기도를 들으시고 이스라엘이라는 승리의 이름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축복을 가지려 할 때 기어이 소유케 합니다. 하나님의 귀한 축복이 꼭 우리의 소유가 되도록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기드온이 전쟁에 승리한 후 자기 동족에게 먹을 것을 달라고 했지만 숙곳의 백성들은 비아냥대면서 먹을 것을 주지 않았습니다.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면서 숙곳을 징벌했습니다. 성경은 주린 자에게 먹이고 벗은 자에게 입히라고 말했습니다. 오늘날 교회 안에서도 비아냥거리거나 조롱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주린 자에게 주고, 잘한 자에게 박수를 쳐 주며 하나님 앞에서 승리의 내일을 가지는 여러분이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757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