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2-07-20 12:52:50 ]
야곱이 얍복강에서 기도하다가
하나님의 군대(천사)를 만난 후
‘두 진영’이라는 뜻으로 명명해
갓 지파 성읍이며 훗날 다윗이
아들 압살롬의 반란을 피한 곳
윤석전 목사: 야곱은 외삼촌 라반의 집이 있던 하란(Haran)을 떠나 가족과 귀향길에 오릅니다.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가기 전 자기를 죽이려고 쫓아오던 에서를 피해 얍복강(Jabbok River) 가에서 목숨을 걸고 기도합니다. 그 과정에서 하나님의 사자를 만나 그곳을 ‘마하나임(Mahanaim)’이라고 이름 붙입니다. 훗날 다윗은 아들 압살롬의 반역을 피해 마하나임으로 피신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마하나임은 성경 속 인물들이 위기를 피해 은신처로 삼고 하나님을 뜨겁게 만난 곳입니다. 갓 지파의 성읍 마하나임으로 가 보겠습니다.
요르단 마하나임에서 남쪽으로 가면 얍복강이 나온다. 요단 계곡의 중요한 물줄기 중 하나인 얍복강은 갓 지파 사람들의 터전이기도 했다. 갓 지파의 성읍 마하나임은 야곱이 얍복강을 건너기 전 하나님의 사자를 만나고 이를 기념해 ‘하나님의 군대’라고 이름 지은 장소이다(창32:1~2). 이곳은 반란에 실패한 압살롬이 죽임당한 곳이기도 하다. 노새를 타고 있던 압살롬이 상수리나무에 머리카락이 걸려서 도망가지 못하게 되자, 결국 다윗의 장군 요압에게 최후를 맞는다(삼하18:14~15). 마하나임의 상수리나무는 지금도 여전히 자라고 있다.
<사진설명> 마하나임 전경. 학자들이 마하나임이라고 추정하는 최적의 장소는 아랍어로 ‘텔 엣 다합 엘 가르비에’라고 불리는 곳이며 ‘황금 언덕의 서쪽’이라는 뜻이다. ‘텔 엣 다합 엘 가르비에’에 가면 비슷하게 생긴 언덕(텔) 두 개가 나란히 있는데 그중 서쪽 언덕(사진 오른쪽)을 마하나임으로 보고, 반대편 언덕을 브니엘이라고 추정한다.
<사진설명> 마하나임 주변 지도. 마하나임은 지금의 요르단 땅에 있고 요단강과 얍복강이 만나는 지점 부근에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갓 지파의 성읍이기도 한 마하나임은 야곱이 얍복강을 건너기 전 하나님의 사자를 만나고 이를 기념해 ‘하나님의 군대’라고 이름 지은 장소이다.
윤석전 목사: 마하나임이 어디에 있는지 소개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마하나임은 지금의 요르단 땅에 있습니다. 요단강(Jordan River)과 얍복강이 만나는 지점이 있는데 마하나임은 얍복강 부근에 있었으리라 추정합니다. 학자들이 마하나임이라고 추정하는 최적의 장소는 아랍어로 ‘텔 엣 다합 엘 가르비에(Tell edh-Dhahab el-Gharbi)’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다합’은 ‘황금’이라는 뜻이고 ‘가르비에’는 ‘서쪽’이라는 뜻이며, 합치면 ‘황금 언덕의 서쪽’이라는 뜻입니다.
‘텔 엣 다합 엘 가르비에’에 가면 비슷하게 생긴 언덕(텔) 두 개가 나란히 있습니다. 그중 서쪽 언덕을 마하나임으로 보고, 반대편 요단 계곡으로 분리된 언덕을 브니엘(Penuel)이라고 추정합니다. 이곳은 해발 100m 정도입니다. 바다보다 낮은 곳에 있는 요단 계곡에서 올라가면 그 위치상으로 보면 분명히 높은 것 같은데 고도계로 보면 굉장히 낮습니다. 마하나임에는 고고학적 유적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이곳을 마하나임이라고 이름 붙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홍순화 교수: 야곱이 하나님의 천사들을 만났는데 그 수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천사들을 만난 그 광경을 생각하면서 ‘진영(陣營)’ 또는 ‘두 진영’이라는 뜻의 마하나임이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윤석전 목사: 마하나임과 관련한 성경 속 사건들도 설명해 주세요.
천사무엘 교수: 마하나임과 관련해 큰 사건 세 가지를 성경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먼저 야곱이 얍복강을 건너기 전 이곳에 머물렀고, 두 번째로 사울이 죽은 후 군 사령관이던 아브넬이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을 왕으로 세웠고 이곳에 왕궁을 세우고 수도로 삼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마하나임은 요새였기 때문에 다윗이 압살롬의 반란을 피해서 이곳에 머물렀습니다.
윤석전 목사: 다윗이 압살롬의 반란을 피해 마하나임까지 이른 과정을 말씀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압살롬은 다윗왕이 마아가와 사이에서 낳은 셋째 아들입니다. 누이 다말을 범한 이복형제 암논을 살해하고(삼하13:28~29) 다윗을 피해 외가인 그술(Geshur)에 가서 3년 동안 도피생활을 했습니다.
성경은 인간이 가장 사악해지는 원인이 권력에 대한 의지와 그 욕심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 주고 있습니다. 다윗은 여러 가지 이유로 아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 형제들 간에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했고, 분노를 품은 압살롬이 맞아들 암논을 ‘바알 하솔(Baal-hazor)’에서 죽인 후 그술 지방으로 몸을 피했습니다. 이후 요압이 다윗의 마음을 누그러뜨려 압살롬이 돌아왔으나, 압살롬은 자숙하지 않고 오히려 반감을 품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이 아버지를 이어 다음 왕이 된다고 하는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었고, 이로 말미암아 압살롬은 다윗이 가장 신임하던 아히도벨이라는 신복과 많은 사람을 끌어들여서 어느 날 갑자기 반란을 일으킵니다.
압살롬의 반란을 피해 다윗이 급하게 피신했는데, 만약 압살롬이 즉시 추격했다면 다윗은 잡혀 죽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후새라고 하는 또 다른 지혜로운 참모가 목숨을 걸고 압살롬에게 거짓 투항해, 곧바로 추격하자는 아히도벨과 반대로 천천히 치밀하게 준비해서 다윗을 공격하자고 설득한 덕분에 다윗은 마하나임까지 피신할 수 있었습니다.
아히도벨은 머리가 좋아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결과로 반란 세력과 자신에게 비참한 최후가 닥쳐오리라는 것을 미리 알았습니다. 그래서 고향인 길로(Giloh)로 돌아가서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됩니다(삼하17:23).
윤석전 목사: 오늘날 믿음의 식구들이 압살롬의 반란을 거울 삼아 점검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천사무엘 교수: 압살롬의 반란을 통해 우리는 두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먼저 다윗의 관점에서 보면 부모는 자녀들 간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바로 처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암논과 다말의 사건이 일어났을 때 다윗은 그 일을 듣고 대단히 분개했으나 사후 조처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 탓에 압살롬이 굉장히 화를 내게 되었고 아버지에게서 마음이 돌아선 큰 원인이 되었습니다.
둘째로 압살롬의 관점에서 본다면 아무리 화가 나도 죄를 짓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담의 장자인 가인이 분을 참지 못해 결국 동생을 죽이는 데까지 이른 것처럼, 압살롬도 자신의 분을 참지 못해 아버지를 대적하고 형제를 죽이고 결국 자신도 죽는 파멸의 길을 걷습니다. 이러한 두 교훈을 압살롬의 사건을 통해 거울 삼아 볼 수 있겠습니다.
윤석전 목사: 압살롬이 암논을 죽인 후 피신한 외갓집이 그술에 있었다고 하는데 그술은 어떤 곳인가요?
홍순화 교수: 그술은 헬몬산(Mount Hermon) 쪽에 있던 아주 조그마한 나라였습니다. 오늘날 시리아 땅에 있었습니다. 성경을 보면 그 당시 왕의 이름이 달매(Talmai)였고, 그술 왕 달매는 다윗이 강한 왕이었기에 자기 딸 마아가를 시집보내 정략결혼을 하도록 했습니다. 그술은 시리아 지역에 있던 조그마한 왕국이었고, 갈릴리 바다의 동쪽에 있었습니다.
윤석전 목사: 갓 지파의 또 다른 성읍 ‘벧하람(Beth Haram)’과 ‘사본(Zaphon)’으로 가 보시겠습니다. <계속>
위 글은 교회신문 <75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