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성서의 땅을 가다’(242·上)] 축복과 저주 선포한‘세겜’

등록날짜 [ 2022-11-03 16:59:24 ]

‘두 산’ 사이에 있는 ‘세겜’에서

이스라엘의 지파 절반씩 나뉘어

축복과 저주의 율법을 선포해

하나님께 복 받을 일만 하여서

영원한 복 받아 누리기를 당부



윤석전 목사: 여호수아서 8장에서 여호수아는 열두 지파 중 여섯 지파는 ‘에발산(Mt. Ebal)’ 앞에 세워 저주를 선포하고, 나머지 여섯 지파는 ‘그리심산(Mt. Gerizim)’ 앞에 세워서 축복을 선포합니다. 이것은 일찍이 모세가 하나님께 받은 명령을 여호수아가 실천한 것입니다. 레위 지파가 율법을 낭독하면 그 율법에 화답해 열두 지파가 웅장하게 “아멘”을 외쳤습니다. 그 소리는 땅을 진동시킬 만큼 대단했습니다.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 간에 웅장한 언약식이 있던 곳, 바로 므낫세 지파의 성읍 ‘세겜(Shechem)’으로 가 보겠습니다.


예루살렘(Jerusalem)에서 북쪽으로 65km를 달리면 므낫세 지파의 성읍 세겜이 나온다. 가나안 땅에 있어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세겜은 성경 속 여러 사건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곳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구속 역사에 있어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북팔레스타인의 주산맥인 그리심산과 에발산 사이에 있는 세겜은 ‘어깨’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성경에 나와 있는 것처럼 그리심산은 축복 받은 산으로 수목이 울창한 데 비해 에발산은 저주받은 산으로 메말라 나무가 없다. 저주받은 산인 에발산에는 우상을 숭배한 것으로 알 수 있는 바알 신전의 기둥과 유물 등 당시의 흔적이 지금도 남아 있어 이곳을 찾은 순례자들을 안타깝게 한다. 이 땅에서 므낫세 지파는 삶을 펼쳐 나갔다.


<사진설명> 세겜 전경. 세겜 북쪽의 에발산에서 내려다본 모습. 에발산(사진 오른쪽)과 그리심산(사진 왼쪽) 사이에 자리한 세겜에서 모세는 여호수아에게 저주의 율법과 축복의 율법을 선포하라고 했다.



<사진설명> 성경 속 세겜인 현대도시 ‘나블루스’ 전경. 도시 북쪽과 남쪽에 있는 에발산은 해발 940m이고 그리심산은 해발 881m이다.



<사진설명> 세겜 주변 지도. 예루살렘에서 북쪽으로 65km를 달리면 므낫세 지파의 성읍 세겜이 나온다. 도시 북쪽에 에발산이, 남쪽에 그리심산이 자리하고 있다. 



윤석전 목사: 여호수아가 저주를 선포한 에발산은 어떤 곳인지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에발산은 성경에서 유명한 세겜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세겜은 에발산과 그리심산 사이에 있습니다. 에발산은 세겜이라고 하는 현대도시 ‘나블루스(Nablus)’의 북쪽에 있습니다. 해발 940m인 좀 황량해 보이는 산입니다.


윤석전 목사: 에발산 옆에 있는 그리심산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사실 에발산과 그리심산을 같이 보아도 문제가 없습니다. 세겜의 북쪽과 남쪽에 에발산과 그리심산이 각각 있는데, 에발산이 그리심산보다 조금 높습니다. 에발산이 해발 940m인데 그리심산은 해발 881m입니다.


그리심산에 가보면 정말 놀라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성경 속 사마리아인들이 지금도 마을을 형성해 살고 있으면서 전통에 따라 유월절 제사를 지내는 모습입니다. 그들이 유월절 제사 지내는 것을 관광화해 전 세계에서 성경 시대의 유월절 제사 지내는 모습을 보려고 찾아옵니다.


윤석전 목사: 여호수아가 한 산은 축복을 선포하고, 한 산은 저주를 선포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김윤희 교수: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 앞에서 행한 언약식의 형태입니다. 하나님이 모세에게 특별한 장소에 가서 특별한 언약식을 행하라고 명령하셨고, 그 명령을 모세가 여호수아에게 전달합니다. 여호수아가 가나안 정복에 들어갔을 때 특별한 장소인 세겜에 가서 백성을 에발산과 그리심산 앞에 세웁니다. 에발산은 민둥산이라는 뜻이며 바위산, 돌산이고, 그리심산은 울창하고 푸르른 모습으로 대조를 이뤘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북쪽 에발산과 남쪽 그리심산 앞에 여섯 지파씩 각각 나누어 서서 하나님의 저주의 말씀과 축복의 말씀을 낭독합니다. 에발산 앞에 선 백성이 “아멘”, “아멘” 하면서 저주에 화답했고, 그리심산 앞에 선 백성도 “아멘”, “아멘” 하면서 축복에 화답을 했습니다(수8:33, 신11:29). 그들이 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충성하겠다는 충성의 언약식이요, 다짐의 맹세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귀중한 언약식을 진행한 세겜에서 어떤 저주와 축복의 사건이 일어나는지 알려 주세요.


김윤희 교수: 세겜은 족장 시대부터 굉장히 중요한 장소입니다. 아브라함과 야곱이 와서 장막을 치고, 단을 쌓고 하나님께 예배드린 족장과 관련이 깊은 장소입니다. 야곱이 장막 친 곳을 하몰의 아들들에게 돈을 주고 사서 자신의 땅으로 소유합니다.


둘째로는 지형학적 조건이 탁월합니다. 두 산이 마주 보고 있기 때문에 그 앞에 백성이 섰을 때 소리가 크게 반사되었습니다. 당시에는 마이크도 없고 음향 시설도 없었지만 소리가 반사되면서 백성이 “아멘”, “아멘” 하고 외치는 소리가 메아리쳤을 것입니다. 언약식을 마친 후에도 자신들이 참여한 의식이 머릿속에서, 귓가에서 계속 맴돌았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밤에 잘 때도 두 산 사이에서 울리던 “아멘” 소리가 계속 울렸을 것입니다. 지형학적 조건을 이용하시는 하나님의 탁월한 지혜를 엿볼 수 있습니다.


또 세겜은 위치적으로도 팔레스타인 영토 전체에서 중앙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정복 사업을 하면서 그 영토의 중앙에서 언약식을 했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땅 전체를 주시리라는 확신을 얻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윤석전 목사: 지금도 세겜에서 살고 있다는 사마리아인은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합니다.


홍순화 교수: 성경에 나온 사마리아 사람들이 오늘날까지 이스라엘에서 살고 있는 것을 보고 무척 신기했습니다. 성경은 오래전에 기록된 말씀입니다. 성경 속에 등장하던 사람들이 지금도 살고 있으므로 때로는 이 성지를 성경의 박물관이라고 표현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사마리아인들은 북이스라엘 사람들이었는데 앗수르에게 점령당하면서 통혼 정책으로 혼혈이 되어버린 사람들입니다. 지금 남아 있는 사마리아 사람들은 자신들을 에브라임 지파와 므낫세 지파의 후손이라고 주장합니다. 유대인들과 다른 것 중 하나는 모세오경만 믿습니다. 그들은 지금도 한곳에 모여 공동생활을 하면서 유대인들보다 더 엄격하게 신앙생활을 합니다. 아까도 잠깐 말씀드렸지만 일 년에 한 번씩 성경 시대 풍습을 그대로 고수하면서 유월절 제사를 지내고 있습니다. 대부분 그리심산 정상에 살고 있고, 텔 아비브(Tel Aviv) 남쪽 홀론(Holon)에 일부가 살고 있습니다. 몇 명 남지 않은 400여 명만 있는 소수민족입니다.


윤석전 목사: 세겜 땅에서의 하나님의 축복과 저주, 그리고 그리심산과 에발산을 생각해 봅니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것을 모세는 여호수아에게 전해 여섯 지파는 축복의 산 아래에, 여섯 지파는 저주의 산 아래에 모이게 해서 하나님의 축복과 저주가 이루어집니다.


이곳에서 가슴 아픈 것은 ‘왜 여섯 지파는 축복에, 여섯 지파는 저주에 섰을까’ 하는 것입니다. 교회 안에도 하나님 말씀을 들으면서 나를 타박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고깝게 듣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건 참으로 저주스러운 것입니다. 반면, 어떤 사람은 말씀을 듣고 ‘내가 회개해야지, 고쳐야지’ 하고 깨닫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나님 말씀을 듣고 나는 어느 쪽에 서 있는지 잘 점검하면서 축복받은 그리심산에 선 여섯 지파처럼 여러분에게 큰 축복이 날마다 하나님 말씀을 통해 이루어지기를 원합니다. 다시 한번 므낫세 지파의 성읍 세겜으로 가 보겠습니다. 

<계속>


위 글은 교회신문 <77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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