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성서의 땅을 가다’(248·上)] 사사 입다의 고향‘길르앗’

등록날짜 [ 2023-04-19 18:04:58 ]

출신 탓에 고향서 배척받았으나

이스라엘이 위기라는 소식 듣고

하나님의 크신 섭리 이루기 위해

전쟁에 기꺼이 나서 승리 이끌어




윤석전 목사:  이스라엘의 사사(士師) 입다(Jeph thah)는 기생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집안에서 쫓겨나 ‘돕(Tob)’ 땅에 머물게 되지만, 입다는 이곳에서 내일의 희망을 품고 문무를 연마하며 많은 군대를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훗날 이스라엘과 암몬(Ammon)의 전쟁에서 모든 군대를 지휘하는 지도자로 출전해 이스라엘을 위기에서 구합니다. 입다가 자신을 배척한 이스라엘을 위해 목숨을 걸고 전투에 임한 이유는, 자기 자신이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해야 할 일을 미리 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믿음의 사람 입다의 고향이 바로 므낫세 지파의 영토였던 ‘길르앗(Gilead)’입니다.



요르단(Jordan)의 수도인 암만(Am man)에서 북쪽으로 50여 마일을 달리면 요르단의 최북단 지역인 길르앗 산지가 나온다. 이곳은 구약시대 사사인 입다의 고향이기도 하다. 이스라엘 장로들이 입다에게 찾아와서 “암몬 자손을 치려고 하니 도와 달라”고 부탁하자 입다는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발휘해 이스라엘을 위기에 구한다. 엘리야와 엘리사 사역의 근거지이기도 한 길르앗은 므낫세 지파의 성읍이었다.



<사진설명> 길르앗 산지 전경. 이스라엘의 사사 입다의 고향이자, 므낫세 지파의 영토에 속한다. 사사 입다는 이스라엘과 암몬의 전쟁에서 모든 군대를 지휘하는 지도자로 출전해 이스라엘을 위기에서 구한다.



<사진설명> 길르앗 주변 지도. 길르앗은 어떤 한 성읍을 지칭하기보다 지역을 가리키는 말이다. 요단강 동쪽의 야르묵강부터 아르논강까지를 길르앗 지역으로 보고 있다. 바산 지역까지 길르앗이라고 할 만큼 요단강 동편의 산악 지역을 가리킨다.



윤석전 목사:  길르앗이 어떤 곳인지 설명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길르앗은 성경에서 여러 번 등장하는 지명입니다. 어떤 한 성읍을 지칭하기보다 지역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스라엘 영토에서 요단강(Jordan River)을 건너 요단의 동편이라고 하는 ‘트랜스요르단’이 바로 길르앗입니다. 남쪽에 있는 아르논강(Arnon River)부터 갈릴리 남쪽의 야르묵강(Yarmouk River)까지를 길르앗 지역으로 보고 있습니다. 바산(Bashan) 지역까지 길르앗이라고 할 만큼 범위가 정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지만, 요단강 동편의 산악 지역을 가리킵니다. 길르앗 야베스(Jabesh Gilead)는 길르앗에 있는 야베스, 길르앗 라못(Ramoth Gilead)은 길르앗 지역의 라못이라는 뜻입니다.


윤석전 목사:  이스라엘 사람인 입다가 왜 아람의 성읍인 돕 땅에서 살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홍순화 교수: 길르앗의 용사인 입다는 어머니가 기생이었기 때문에 이복형제들에게 핍박을 받았습니다. 형제들의 핍박을 견딜 수 없었던 입다는 집을 뛰쳐나와 돕으로 향합니다. 학자들은 시리아의 타이베(Al-Taybah)라는 마을을 돕이라고 추정합니다. 타이베라는 말이 돕과 관련 있는 단어이기 때문입니다. 입다는 뛰어난 사람이었기에 주위에 많은 젊은이가 모였고 사람들에게 지도자로서 인정을 받았습니다(삿11:3).


윤석전 목사: 자존심 강한 이스라엘의 장로들이 입다에게 황급히 찾아와 전쟁에 참여해 달라고 애원한 이유도 말씀해 주세요.


권혁승 교수: 입다가 그만큼 훌륭한 인물이었다는 증거입니다. 외지로 쫓겨나 불량배로 살아갈 수 있었는데도 입다는 영적으로나 지적으로 지도자로서 면모를 갖춰 갑니다. 그런 인물됨이 이스라엘 장로들에게까지 알려진 듯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하나님께서 준비된 인물을 반드시 사용하신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내일을 착실하게 준비한다면 하나님이 쓰실 것”이라고 격려하곤 합니다.


윤석전 목사: 비록 고향에서 쫓겨났더라도 입다처럼 이방 땅에 가서도 자기를 잘 준비하면 하나님이 크게 쓰시는 역사를 바라보면서 희망과 꿈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입다가 자신을 버린 이스라엘을 위해 싸운 까닭도 궁금합니다.


권혁승 교수: 입다가 동족에게 버림받았지만, 그는 지난 일에 연연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민족을 선택하셨다는, 더 큰 하나님의 섭리에 초점을 맞추었을 것입니다. 입다가 암몬 자손의 왕에게 사자를 보내 이스라엘 역사에 대해 증언하는데 무려 13절에 달하는 역사 진술이 있습니다(삿11:15~27). 그 내용을 보면 이스라엘이 모압이나 암몬 자손의 땅을 점령하지 않았다는 역사적 증거를 정확하게 제시합니다. 이는 입다가 역사에 얼마나 해박한지를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입다가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섭리가 얼마나 큰지를 알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그러므로 사사로운 감정을 뛰어넘어 하나님의 큰 역사에 그가 관심을 가진 것이 전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이유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윤석전 목사: 입다가 전쟁에 나가기 전 하나님께 서원한 내용도 알려 주세요.


홍순화 교수: 입다는 젊은 청년들 사이에서 리더로 인정받은 사람일 뿐 전쟁을 하도록 훈련받은 군인은 아니었습니다. 입다 역시 민족의 운명이 달린, 그것도 강력한 힘을 가진 암몬 족속과 전쟁을 치러야 하므로 인간적으로 자신이 없었을 것입니다. 패배했을 때 닥칠 결과도 무척 끔찍스러운 일입니다. 결국 입다는 하나님을 의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늘날도 인생의 모든 것이 걸린 중요한 일을 앞두고 하나님께 서원하는 기도를 올려 드리는 것처럼 하나님을 진실하게 의지하려고 서원기도를 올려 드린 것입니다. 하나님이 전쟁에서 이기게 하신다면 우리 집에서 제일 먼저 나를 영접하는 사람을 번제로 바치겠다는 극단적인 서원을 할 만큼 그가 급박한 지경에 처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삿11:30~31).


윤석전 목사:  결국 하나님께서 서원을 받으시고 전쟁을 승리로 이끄십니다. 그러나 전쟁을 승리한 후 입다의 외동딸에게 무척 가슴 아픈 사건이 벌어집니다.


홍순화 교수: 입다가 승전의 기쁨을 안고 돌아왔으나, 무남독녀인 자기 딸이 소고를 치면서 환영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나 괴로워 자기 옷을 찢었다고 합니다(삿11:34~35). 입다의 딸도 효성이 깊어, 아버지의 뜻을 알고 순종하겠다고 합니다. 딸에게 애곡할 시간을 준 후 입다는 서원대로 갚았다고 가슴 아픈 사건을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오늘날 성도들이 입다의 사건에서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할지 말씀해 주세요.


권혁승 교수: 먼저 입다의 서원이 조금 감정에 치우친 서원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에서 우리가 하나님 앞에 감정에 치우친 서원을 하다 보면 하나님 영광을 위하기보다 자기 자신을 드러내려는 서원이 되기가 쉽다는 교훈입니다. 우리가 간절한 서원을 하되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가를 분별하는 조심성이 필요하겠습니다.

또 하나는 일단 하나님 앞에 서원한 것이라면 지키려고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입다는 자기 딸을 번제물로 바쳐야 하는 서원을 그대로 지켰습니다. 서원을 했다면 그것이 비록 자기 자신에게 해로운 것이라 할지라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성경의 가르침을 기억나게 합니다(시15:4).


윤석전 목사: 하나님의 신임을 받은 성경 인물과 성경 지리는 어떤 관계가 있나요?


홍순화 교수: 어떤 인물이 어느 때에 태어났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디에서 태어났는가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하나님께 쓰임받을 조건이 시간에도 있지만 장소에도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에게 쓰임받을 수 있는 곳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하나님에게 쓰임받았다는 것도 우리가 늘 깨달아야 할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전 목사:  르앗 부근에는 구약시대 위대한 선지자의 고향도 있습니다. 바로 엘리야의 고향 디셉(Tishbe)입니다. 므낫세 지파의 땅 디셉으로 가 보겠습니다. <계속>



위 글은 교회신문 <79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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