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성서의 땅을 가다’(249·上)] 제사장 직분을 받은‘레위 지파’

등록날짜 [ 2023-05-19 14:59:39 ]

하나님께서는 제사장 직분 받은

‘레위 지파’에게 이스라엘 영토

전역에 걸쳐 성읍 48개를 주셔

하나님께서 주의 일을 맡은 자

책임지신다는 의미가 담겨 있어



윤석전 목사: 창세기 49장에서 야곱은 열두 아들을 불러 축복합니다. 그중 레위에게는 축복이 아닌 저주를 내립니다. 그 이유는 하몰의 아들 세겜이 야곱의 딸 디나에게 몹쓸 짓을 하자 그 오빠들이 분을 참지 못했고, 그중 가장 분개한 레위와 시므온이 세겜의 백성에게 할례를 받게 한 후 그들이 회복되기 전 남자들을 모두 죽이는 악행을 저질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레위 지파는 훗날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 간에 소통을 책임지는 거룩한 제사장 직분을 맡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저주받은 레위 후손에게 왜 제사장 직분을 맡기셨을까요? 그 해답을 레위 지파의 삶 속에서 찾아보겠습니다.


레위 지파의 도피 성읍 ‘세겜(Shechem)’은 예루살렘(Jerusalem)에서 북쪽으로 65km 떨어져 있다. 이곳에는 하나님과 이스라엘 민족의 언약이 이루어진 ‘에발산(Mt. Ebal)’과 ‘그리심산(Mt. Gerizim)’이 있다. 세겜에 현재 남아 있는 바알 제단 터에는 여호수아가 남긴 언약의 돌이 있다.


또 다른 도피 성읍 헤브론(Hebron)에는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이 가나안에 들어와 제단을 쌓고 하나님을 만난 마므레 상수리나무가 있다. 헤브론에는 아브라함과 그의 가족 무덤이 있는 막벨라굴 사원도 있다. 


또 다른 도피 성읍 ‘베셀(Bezes)’은 르우벤 지파를 위한 도피 성읍이며, 예레미야가 모압의 멸망을 예언할 때 기록된 성읍 중 하나이다. 베셀과 가까운 거리에는 ‘야하스(Jahaz)’가 있다. 이곳은 당시 이스라엘 민족이 ‘아르논강(Arnon River)’이라는 큰 협곡을 지난 후 아모리 족속과 큰 전쟁을 일으킨 곳이다.


<사진설명> ‘세겜’에 있는 바알 제단 터. 제단 터 뒤로 레위 지파의 도피 성읍 세겜과 하나님과 이스라엘 민족의 언약이 이루어진 ‘그리심산’을 볼 수 있다. 레위 지파는 제사장 직분을 맡게 되면서 이스라엘과 하나님 사이를 연결해 주는 지파가 되었다.


<사진설명> 레위 지파의 성읍 48개(검은색 점)와 도피성 6개(빨간색 점). 도피성은 ▲갈릴리 북쪽에 있는 게데스 ▲에발산, 그리심산이 있는 세겜 ▲남쪽의 헤브론 ▲사해 동편의 요르단 지역에 있는 베셀 ▲므낫세(동편) 지파 영토에 있던 길르앗 라못과 ▲골란 등이다.


지도 출처=비블리아

(www.biblia.co.il)



윤석전 목사: 레위가 어떤 인물인지 궁금합니다.


권혁승 교수: 레위는 레아가 야곱에게서 낳은 셋째 아들입니다. 레위는 ‘연결’ 혹은 ‘연합’이라는 뜻인데, 레아가 레위를 출산하면서 남편과 다시 연합했으면 좋겠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름 그대로 레위와 그의 후손들은 이스라엘과 하나님 사이를 연결해 주는 지파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섭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윤석전 목사: 야곱이 레위에게 말한 예언을 소개해 주세요.


권혁승 교수: 야곱이 레위에게 예언한 내용은 매우 부정적입니다. 서두에 말씀하신 것처럼 할례 받은 세겜 남자들이 회복하기 전 그들을 모두 죽였습니다. 사람을 죽인 것도 참혹한 일이지만, 할례를 받으면 세겜과 디나를 결혼시키겠다고 한 약속을 어긴 일이 더 심각한 사건입니다. 당시 사람들은 약속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는데, 약속을 어긴 데다 오히려 그들이 고통받는 사이 살해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그 노염이 혹독하니 저주를 받을 것이요 분기가 맹렬하니 저주를 받을 것”(창세기49:7)이라는 말씀처럼 레위와 시므온은 밝은 미래가 없다는, 저주에 가까운 기도를 받게 됩니다.


윤석전 목사: 야곱이 저주에 가까운 예언을 했는데도 레위 지파가 제사장 직분을 맡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권혁승 교수: 모세가 시내산에 가 있는 동안 아론을 중심으로 금송아지를 만든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모세가 성막 설계도와 십계명 돌판을 받으러 올라간 사이를 견디지 못하고 금송아지를 만들어 숭배한 것이지요. 하나님의 진노가 내리는데 그때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진노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모세가 “하나님 편에 있는 사람들은 내게로 모이라”(출32:26) 했을 때 레위 지파가 모세 편에 섭니다. 그 일을 계기 삼아 레위 지파는 성막을 관리하는 거룩한 지파가 됐습니다.


윤석전 목사: 하나님께서 레위 지파에게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민족 사이에서 큰 역할을 맡기셨는데 어떤 역할인지 설명해 주세요.


권혁승 교수: 제사장 가문이 된 것은 레위 지파 중에서도 아론의 후손들입니다. 레위 지파 모두가 제사장의 후손이 아니라, 레위 지파 가운데 아론의 후손들이 제사장 지파가 되고 나머지는 성막을 관장하는 거룩한 역할을 맡게 됩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하나님 앞에 제물을 드릴 때 그 제물을 받아 하나님께 드리는 모든 절차를 레위 지파와 아론의 후손 제사장들이 진행했습니다.


출애굽기 19장 5~6절에는 우리 모두 하나님의 거룩한 제사장 나라가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모두 영적으로는 레위 지파입니다. 따라서 하나님과 세상 사람들 사이를 이어 주는 영적 소통의 통로가 되어야 합니다.


윤석전 목사: 그것이 바로 전도이겠지요. 레위 지파의 성읍들은 어디 있는지 알려 주세요.


홍순화 목사: 하나님께서는 레위 지파에게 성읍 48개를 주셨습니다. 성읍 48개 중 6개는 도피성으로 특별히 주신 성입니다. 하나님께서 레위 지파에게 특정 지역을 주시지 않고 각 지파의 영토에 있는 성읍들을 골라 주신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각 지파가 차지하던 영토는 현재 세 나라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최북단 아셀 지파와 납달리 지파가 있던 지역은 현재의 레바논 남쪽 땅입니다. 그리고 므낫세(동편) 지파가 차지하던 일부 지역은 오늘날 시리아에 속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갈릴리를 기준으로 므낫세(동편) 지파의 남쪽 영토부터 갓 지파와 르우벤 지파가 살던 지역은 지금의 요르단입니다.


열두 지파 전체에 하나님께서 레위 지파에게 주신 성읍 48개가 있는데, 제일 중요한 도피성 6개만 보면 쉽게 이해될 것 같습니다. 가장 북쪽에는 갈릴리 북쪽에 있는 게데스(Kedesh)라고 하는 성읍을 주셨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에발산, 그리심산이 있는 세겜도 도피성으로 주셨습니다.


그리고 남쪽으로 와서 성경의 수많은 역사가 살아 있는 헤브론을 주셨고, 사해 동편의 요르단 지역으로 가 보면 베셀이 있습니다. 또 아합왕이 전사한 곳으로 유명한 길르앗 라못(Ramoth Gilead)이 있고, 거기서 북쪽으로 가면 지금 시리아 땅에 있는 골란(Golan)이라고 하는 성이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레위 지파의 성읍들이 이스라엘의 각 지파 땅에 펴져 있는데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가 담겨 있으리라 봅니다.


홍순화 목사: 하나님의 섭리를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먼저 레위 지파는 어떤 한 지역을 분배받은 것이 아니라 각 지파의 땅에서 하나님께서 특별히 선택해 주셨습니다. 레위 지파가 살 수 있는 삶의 터전을 하나님께서 책임져 주신다는, 즉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은 하나님께서 일용할 양식과 삶의 터전을 허락해 주신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또 성지를 탐사하다 보면 그 지역에서 가장 좋은 땅을 레위 지파에게 주신 것을 보게 되는데, ‘아! 역시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일을 위해 충성한 사람들에게 특별한 사랑을 주시는구나’라고 지리적으로 이해했습니다.


둘째는 이스라엘 민족의 관점에서입니다. 만약 레위 지파가 어느 한 지역에서 살고 있다면, 그 지역 이외에 살고 있던 이스라엘 민족은 두렵고 허전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일을 하는 레위 지파들이 모든 지파 사이에 퍼져 있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함께하심을 느낄 수 있었고, 이는 신앙적으로 매우 좋은 영향을 줬으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레위 지파의 성읍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먼저 헤브론을 만나 보겠습니다. <계속>



위 글은 교회신문 <79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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