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3-05-31 18:23:37 ]
이스라엘 전역 ‘게데스’ 같은
도피성들이 총 6개가 존재해
하나님이 도피성을 주신 것은
거룩한 성지에 보복이 들끓는
죄의 악순환을 끊으려 한 것
윤석전 목사: 레위 지파는 열두 지파 영토에 있던 성읍들을 각각 받았고, 이스라엘 전역의 48개 성읍에 흩어져 살았습니다. 그중 6개는 도피성으로 지정했고, 그곳에 제사장들도 거주했습니다. 도피성은 이스라엘 땅 어디서든 하루 만에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었습니다. 레위 지파와 도피성에 담겨 있는 하나님의 특별한 의지가 무척 궁금합니다. 레위 지파의 성읍 ‘게데스(Kedesh)’를 살펴보면서 그 해답을 찾아보겠습니다.
갈릴리(Galilee)에 있는 가나안 도시 중 하나인 게데스. 게데스로 가는 길에 ‘텔 단(Tel Dan)’ 유적지를 볼 수 있다. ‘텔 단’은 헬몬산(Mount Hermon) 남쪽에 있는 요단강(Jordan River)을 끼고 있어 물이 풍부한 성읍이다. 이스라엘의 경계를 이루는 땅이어서 성경은 “단에서 브엘세바(Beersheba)까지”라고 기록하고 있고, 분열 왕국 이후 여로보암왕은 북이스라엘 사람들이 예루살렘(Jerusalem)에 가서 예배드리지 못하게 하려고 단에 성소를 세우고 제사를 드리도록 했다.
‘텔 단’에서 남서쪽으로 18km를 달리면 훌라호수(Lake Hulah)가 나오는데 그 서쪽 언덕에 레위 지파의 도피성 ‘텔 카데스(Tel Kedesh)’가 있다. 드보라는 카데스(게데스)에서 군대를 소집해 하솔(Hazor)을 통치하던 가나안 왕 야빈과 전쟁을 치렀다. 야빈은 막강한 군사력으로 이스라엘을 학대했지만, 드보라는 게데스 출신 바락을 군 사령관으로 삼아 대승을 거두었다.
<사진설명> 레위 지파의 성읍인 ‘텔 카데스(게데스)’ 전경. 게데스 뒤편으로 헬몬산이 보인다. 게데스를 비롯해 도피성 6개는 각각 몰려 있지 않고 이스라엘 민족이 거주하는 곳 주변에 있다. 이스라엘 백성이 도피성으로 얼른 피해서 자기의 억울함과 문제를 해결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설명> 레위 지파의 성읍 48개(검은색 점)와 도피성 6개(빨간색 점). 도피성은 ▲갈릴리 북쪽에 있는 게데스 ▲에발산, 그리심산이 있는 세겜 ▲남쪽의 헤브론 ▲사해 동편의 요르단 지역에 있는 베셀 ▲므낫세(동편) 지파 영토에 있던 길르앗 라못과 ▲골란 등이다.
지도 출처=비블리아
(www.biblia.co.il)
윤석전 목사: 게데스가 어디에 있는지 말씀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게데스는 갈릴리에서 북쪽으로 26km, 하솔에서 북쪽으로 10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또 이스라엘 영토 최북단인 단에서 남서쪽으로 18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게데스가 있는 언덕에서 내려다보면 훌라호수가 있는 골짜기 전체를 볼 수 있어서 근방의 지형을 잘 살필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곳을 성경에 등장하는 게데스로 확정해서 ‘텔 카데스’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게데스는 이스라엘 민족의 도피성이었기 때문에 잘 알아야 하는 장소입니다.
윤석전 목사: 여호수아 20장을 보면 도피성 6개가 레위 지파의 성읍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도피성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이스라엘 민족의 도피성은 요단강을 중심으로 요단강 서쪽에 3개, 동쪽에 3개가 있습니다. 요단강 서쪽의 도피성 중 가장 북쪽에 게데스가 있고, 거기에서 남쪽으로 더 내려오면 세겜(Shechem)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예루살렘 남쪽에 유명한 헤브론(Hebron)이 있습니다.
요단강 동쪽의 도피성은 먼저 르우벤 지파 영토에 베셀(Bezes)이 있습니다. 또 아합왕이 전사한 곳으로 유명한 길르앗 라못(Ramoth Gilead)이 있고, 거기서 북쪽으로 가면 지금 시리아 국경에 있는 골란(Golan)이라는 성이 있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사람을 실수로 죽였을 때 당시 법으로 따지면 그 가족들에게 보복을 받아 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때 이 사람이 진짜 살인을 한 것인지 실수로 죽게 한 것인지 판결할 때까지 사람을 죽인 사람이 도피성에 머무르면서 재판을 받았습니다(민35:5). 즉 도피성은 말 그대로 피신할 수 있는 성이며, 무조건 숨겨 주는 곳이 아니라 정식 재판을 받고 판결이 날 때까지 보호해 준 곳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하나님께서는 도피성을 만드셨을까요? 먼저 이스라엘 백성이 살아가야 할 땅은 거룩한 성지입니다. 거룩한 땅에서 실수로 보복하거나 살인하는 죄가 들끓지 않도록 한 하나님의 정책이었습니다. 또 도피성은 더 큰 범죄를 막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사람을 실수로 죽게 한 경우도 있을 수 있으므로, 보복하는 죄가 악순환 하는 것을 막으려는 뜻이었습니다.
이스라엘 지도를 보면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지파가 살던 곳 어디서든 접근하기 가장 좋고 가까운 지역에 도피성들을 절묘하게 만들었습니다. 또 레위 지파에게 주신 성읍들은 편하게 살 수 있는 제일 좋은 곳이기도 합니다.
윤석전 목사: 도피성 6개가 몰려 있지 않고 이스라엘 민족이 거주하는 곳에 흩어져 있는 것을 보면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도피성으로 얼른 피해서 자기의 억울함과 문제를 해결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에도 곳곳에 교회가 많이 있는데 교회가 죄에 대한 도피성이 아닌가 싶으면서 한국 교회, 세계 교회가 도피성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드보라가 게데스에서 군대를 소집해 전쟁한 내용도 알려 주세요.
권혁승 교수: 당시 이스라엘은 하솔에서 통치하던 가나안 왕 야빈의 지배를 받았습니다. 야빈은 철병거 900대를 보유한 막강한 군사력을 지니고 있었는데 오늘날로 말하자면 탱크 900대를 소유했다는 뜻입니다.
이스라엘이 야빈의 지배 아래서 고통당할 때 하나님께서 여자 사사 드보라를 세워 야빈의 통치에서 벗어나게 하셨습니다. 드보라는 바락을 군 사령관으로 임명했는데, 그가 바로 게데스 출신이었습니다(삿4:6). 바락이 야빈의 군대장관 시스라와 함께 전쟁을 벌여서 이스라엘이 고통에서 벗어난 일이 게데스에서 있었습니다.
윤석전 목사: 구약의 선지자들을 보면 거의 남자입니다. 하나님께서 유일한 여성 선지자 드보라를 세워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어떤 일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권혁승 교수: 당시의 남성 중심 사회에서 드보라 같은 여자 사사가 활동했다는 것은 특이한 일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사람을 지으실 때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셨고 남자와 여자를 서로 돕는 배필이라고 규정하고 계십니다. 남자냐, 여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실력을 갖췄느냐가 더 중요한 일이며, 사사 드보라는 내적인 신앙은 물론 남자보다 더 출중한 지도력이나 용맹함을 지니고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경에 ‘현숙한 여인’이라는 말이 나옵니다(잠31:10. 룻3:11). 현숙한 여인은 히브리어로 ‘힘이 있는 여자’를 뜻합니다. 현숙한 여인이라고 하면 조숙하거나 차분한 여성을 떠올리게 되는데, 성경에서 말하는 현숙한 여인은 생활력과 용맹함을 지닌 힘이 있는 여인입니다. 창조 원리에 근거한 하나님의 쓰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전 목사: 레위 지파의 또 다른 성읍인 세겜으로 가 보겠습니다. <계속>
위 글은 교회신문 <801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