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3-06-14 11:31:13 ]
레위지파 도피성 중 하나인 ‘세겜’
세겜에서 이스라엘 지파 나뉘어
축복과 저주의 율법을 각각 선포
훗날 북이스라엘의 수도로 정해져
예루살렘(Jerusalem)에서 북쪽으로 65km를 달리면 레위 지파의 도피 성읍 ‘세겜(Shechem)’이 나온다.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이 대립하는 위험한 지역이기 때문에 이곳에 들어가려면 엄중하고 까다로운 검문을 받아야 한다. 성경 역사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이곳 세겜에는 에발산(Mt. Ebal)과 그리심산(Mt. Gerizim)이 있다.
구약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이 땅 역시 현대화했고, 도시를 벗어나면 지금도 그 흔적이 남아 있는 바알 제단 터를 볼 수 있다. ‘텔 발라타(Tell Balata)’ 성터라고 불리는 이곳에는 여호수아가 남긴 언약의 돌(수24:25~28)이 있는데 당시 여호수아는 백성으로 더불어 언약을 세워 율례와 법도를 베풀었고 그 말씀을 율법 책에 기록하고 이 큰 돌을 취해 세겜에 세웠다.
<사진설명> 세겜이라고 추정하는 ‘텔 발라타’ 전경. 유적지 뒤편에 하나님과 이스라엘 민족의 언약이 이루어진 ‘그리심산’과 현대 도시 ‘나블루스’를 볼 수 있다.
<사진설명> 레위 지파의 성읍 48개(검은색 점)와 도피성 6개(빨간색 점). 도피성은 ▲갈릴리 북쪽에 있는 게데스 ▲에발산, 그리심산이 있는 세겜 ▲남쪽의 헤브론 ▲사해 동편의 요르단 지역에 있는 베셀 ▲므낫세(동편) 지파 영토에 있던 길르앗 라못과 ▲골란 등이다. 세겜은 어디서나 가장 접근하기 쉬운 곳에 있어 도피성으로 선택되었다.
지도 출처=비블리아
(www.biblia.co.il)
윤석전 목사: 레위 지파의 성읍 세겜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이스라엘의 중심이었던 예루살렘에서 북쪽으로 45km 정도 가면 세겜이 있습니다. 또 여기에서 북서쪽으로 11km 가면 북이스라엘 왕국의 수도였던 사마리아(Samaria)가 나옵니다.
세겜은 지역적으로 보면 요단강(Jordan River) 서편에 있던 도피성 세 곳(게데스/ 세겜/ 헤브론) 중 절묘하게 가운데에 있습니다. 또 세겜 왼쪽에 지중해가 있고 오른쪽에 요단강이 있는데 정확하게 점을 찍어 놓은 것처럼 중간에 있습니다. 즉 어디서나 가장 접근하기 쉬운 곳에 세겜이 있어 도피성으로 선택된 것입니다.
세겜은 히브리어로 ‘목덜미(어깨)’라는 뜻입니다. 목의 양옆에 어깨가 있는 것처럼 세겜의 한쪽(북쪽)에는 에발산이, 그 맞은편(남쪽)에는 그리심산이 있습니다. 두 산의 높이가 거의 비슷해서 두 어깨 사이에 있는 목덜미 같은 곳이라 하여 세겜이라고 불렸습니다. 세겜이 있는 고대 세겜 지역을 ‘텔 발라타’라고 하는데 상수리나무라는 뜻이 있으며, 다시 말해 상수리나무의 언덕이 되겠습니다.
윤석전 목사: 세겜은 하몰의 땅이었습니다. 야곱이 어떻게 하몰의 땅에 거주하게 되었고, 야곱과 하몰은 어떤 사이였는지 궁금합니다.
홍순화 교수: 야곱이 외삼촌 라반이 살던 밧단아람(Paddan Aram)에서 돌아오는 길에 형 에서를 만났고,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가나안 땅에 돌아온 야곱이 머무른 장소 중 하나가 세겜이었습니다(창33:18). 야곱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계속 이동했는데 토착민과 좋은 사이를 유지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 세겜은 하몰의 땅이었기 때문에 하몰과도 사이좋게 지내려 했으나 안타깝게도 야곱의 딸 디나가 몹쓸 짓을 당해 오빠들이 보복을 가했습니다. 그 결과, 하나님께서 도와주시지 아니하면 그 지역 사람들에게 보복을 당해 멸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 곳이 바로 세겜입니다.
윤석전 목사: 세겜에서 겪은 사건이 이후 이스라엘 역사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도 알려 주세요.
권혁승 교수: 창세기 28장을 보면 야곱이 외삼촌 집으로 도망할 때 예루살렘 북쪽의 벧엘(Bethel)에서 하나님을 만납니다. 그때 야곱은 벧엘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하는데 정작 돌아와서는 세겜에 살게 된 것입니다. 당시 세겜은 상업이 발달해 경제적으로도 유익을 얻을 수 있는 거대도시였습니다. 야곱도 일시적으로 살기 좋은 곳에서 거주하고 싶다는 유혹을 받았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세겜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게 되었을 때 야곱은 벧엘로 가야겠다는, 지난날 하나님과 사이에서 맺은 약속을 깨우칩니다(창35:3). 고난 속에서 하나님께 서원한 기도를 회복했다는 결과를 보면, 세겜에서의 사건은 우리에게 좋은 교훈이 됩니다.
윤석전 목사: 그 밖에도 세겜에서는 구약의 역사에서 중요한 사건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세겜은 이스라엘 민족에게도 남다른 의미를 지닌 도시였으리라 생각됩니다.
권혁승 교수: 구약 역사에서 세겜에서 발생한 사건을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여호수아가 가나안을 정복할 때 세겜에서 하나님과 언약을 갱신한 사건입니다. 시내산에서 하나님과 언약을 맺지만 가나안 땅에 들어와서 그 언약을 하나님 앞에서 다시 새롭게 서약하는 아주 중요한 의식이 있었습니다. 남쪽에 있는 그리심산에서 축복을 선포하고, 북쪽에 있는 에발산에서는 저주를 선포하게 됩니다. 축복을 선포한 그리심산은 나무가 우거진 아름다운 곳이지만 저주를 선포한 에발산은 민둥산입니다. 축복과 저주를 선포한 장소가 확연하게 대조되는 것을 직접 볼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솔로몬 이후 이스라엘이 남북으로 분열되는데 북왕조 이스라엘이 세겜을 수도로 정합니다. 하지만 세겜은 계곡 안에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나라가 접근하기 너무 좋아 훗날 방어하기 좋은 사마리아에 산성을 쌓고 수도를 옮기게 됩니다.
윤석전 목사: 세겜에 사마리아인들이 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홍순화 교수: 정확하게 말하자면 세겜이 아닌 바로 옆에 있는 그리심산에서 자신들만의 마을을 형성하고 삽니다. 그들은 원래 북이스라엘에 살던 사람들인데 앗수르에게 침략을 당한 후 혼혈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자기들이 누구보다 하나님을 잘 믿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면서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 이 다섯 권만 성경으로 믿고 있습니다. 현재 사마리아인은 대략 750명 남아 있습니다. 일 년에 한 번씩 전통에 따라서 유월절 제사를 드리는데,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어 많은 나라에서 사마리아인들과 전통의식을 관람하러 세겜을 찾습니다.
윤석전 목사: 성경 시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던 세겜이 오늘날에는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 궁금합니다.
권혁승 교수: 세겜은 현재 팔레스타인 국가의 중요한 도시이며 새로운 도시라는 뜻으로 ‘나블루스’라고 불립니다. 세겜에는 유대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요셉의 무덤이 있는데 요셉의 무덤을 지키려고 경건한 유대인들이 그곳에 상주해 있고, 아랍 사람들 중 과격한 사람들은 이를 파괴하려고 하면서 분쟁지역인 곳입니다.
윤석전 목사: 우리가 이 땅에 사는 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때로는 경제적으로, 때로는 질병으로 수많은 불가능이 닥쳐옵니다. 우리의 도피성은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뿐입니다. 그분은 우리의 질병을 고치시고, 우리의 불가능을 해결해 주시는 전지하고 전능하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여러분에게 문제가 있거든 내가 끌어안고 고통당하지 말고 즉시 예수께 가서 기도해 해결받기를 바랍니다. 내 평생에 최고의 축복은 하나님이 나를 쓰시는 것입니다. 여러분 생애에서 하나님이 사용하는 복된 삶이 꼭 전개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803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