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 ‘성서의 땅을 가다’(251·下)] 레위 지파의 도피성 ‘베셀’

등록날짜 [ 2023-08-05 23:23:16 ]

접근하기 좋은 교통 요지에 있던

르우벤 지파 위해 마련한 도피성

예레미야가 모압 심판 예언할 때

‘보스라’라는 지명으로 성읍 등장



‘베셀(Bezes)’로 가는 길에 요르단 암몬의 한 과일 상점에 들렀다. 땅이 척박한데도 하나님은 이곳에 풍요로운 환경을 열어 주셨고, 현재 이곳 사람들은 먹음직스러운 많은 과실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요단강 동쪽 고원 지대에 있는 베셀. 이곳은 르우벤 지파를 위해 세워진 도피성으로서 교통의 요지였다. ‘요새’라는 의미인 베셀은 모압의 메사왕이 B.C. 830년경 요새화한 성읍 중 하나이다. 또 예레미야가 모압의 심판을 예언할 때 등장한 성읍이기도 해서 이곳을 찾은 순례자들에게 감동을 준다.


<사진설명> ‘베셀’이라고 추정하는 ‘움 알 아마드’ 집터 유적지. 베셀은 모압의 메사왕이 B.C. 830년경 요새화한 성읍 중 하나이며, 예레미야가 모압의 심판을 예언할 때 등장한 성읍이다. 이스라엘 민족은 지역에서 가장 넓고 접근성이 용이한 교통의 요지라서 베셀을 도피성으로 정했다.


<사진설명> 베셀 부근의 요르단 전경. 베셀은 요단강 동쪽에 있으며 사해 북단에서 북동쪽으로 28km 정도 떨어진 고원지대에 있다. 



<사진설명> 레위 지파의 성읍 48개(검은색 점)와 도피성 6개(빨간색 점). 도피성은 ▲갈릴리 북쪽에 있는 게데스 ▲에발산, 그리심산이 있는 세겜 ▲남쪽의 헤브론 ▲사해 동편의 요르단 지역에 있는 베셀 ▲므낫세(동편) 지파 영토에 있던 길르앗 라못과 ▲골란 등이다. 교통의 요지인 ‘베셀’도 어디서나 가장 접근하기 좋은 곳이어서 도피성으로 선택되었다.

지도 출처=비블리아

(www.biblia.co.il)



윤석전 목사: 레위 지파의 성읍 베셀을 소개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베셀은 오늘날 요르단 땅에 있습니다. 요단강(Jordan River) 동쪽에 있으며 사해(Dead Sea) 북단에서 북동쪽으로 28km 정도 떨어진 고원지대에 있습니다. 오래된 성경지도가 발견되어 유명한 메드바(Medeba)에서 13km 떨어진 지역이기도 합니다.


많은 학자가 ‘움 알 아마드(Umm al Amad)’라고 하는 굉장히 큰 유적지를 베셀이라고 추정합니다. 이 유적지는 면적 12만㎡ 이상인 매우 큰 규모인데 자세히 살펴보면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텔(Tel, 언덕) 위에 큰 안테나들이 있고 무덤들이 있습니다. 고고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오래전부터 인간이 거주하던 중요 요새였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많은 고고학자가 이곳을 베셀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가 보면 도피성의 원칙을 재차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역에서 가장 넓고 접근성이 용이한 교통의 요지라서 이곳을 도피성으로 정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선지자 예레미야가 베셀에 관해 예언을 했는데 어떤 예언인지 설명해 주세요.


권혁승 교수: 예레미야 48장을 보면 모압에 임할 멸망에 관한 예언이 나오는데, 그 예언 속에는 베셀이 아니라 ‘보스라(Bozrah)’라는 지명으로 나옵니다(렘48:24). 그런데 많은 학자가 보스라를 베셀의 다른 이름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구약성경을 헬라어로 번역한 70인역에서는 보스라 대신 베셀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예레미야의 예언을 살펴보면, 바벨론이 이스라엘을 침공할 때 모압이 바벨론을 도왔지만, 나중에 바벨론은 자신들을 도운 모압까지 멸망시켰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스라엘의 멸망을 도운 모압이 바벨론에게 멸망당하는 역사의 순환을 예레미야가 예언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윤석전 목사: 하나님의 예언을 보면서, 훗날의 일을 미리 알고 당부하시는 그 말씀 앞에 많은 것을 생각해 봅니다. 오늘날 우리가 읽는 성경도 앞으로 일어날 일들과 과거에 일어난 일들을 기록했기 때문에 예언의 말씀을 잘 듣고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 살아간다면 얼마나 축복일까 생각하게 됩니다. 또 우리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미래를 대비할 수 있도록 성경 말씀이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갈 때 축복도 함께 있음이 다행스럽습니다. 방금 말씀해 주신 모압은 어떤 족속인지, 또 이스라엘 민족과 어떤 사이였는지 궁금합니다.


권혁승 교수: 모압이 어떤 민족인지 알려면 창세기에 기록된 아브라함의 조카 롯을 먼저 말해야 합니다. 소돔과 고모라 멸망 이후 롯이 그의 장녀와 관계해서 나온 민족이 바로 모압입니다. “롯의 두 딸이 아비로 말미암아 잉태하고 큰 딸은 아들을 낳아 이름을 모압이라 하였으니 오늘날 모압 족속의 조상이요 작은 딸도 아들을 낳아 이름을 벤암미라 하였으니 오늘날 암몬 족속의 조상이었더라”(창19:36~38). 그런 점에서 모압 민족이 나오게 된 과정이 거룩한 모습은 아닙니다.


롯이 아브라함의 조카라는 것 때문에 이스라엘 민족과는 이런저런 연관성이 있지만, 역사를 보면 모압은 이스라엘과 늘 갈등관계에 있었습니다. 출애굽 때 출애굽하여 북상하는 이스라엘을 막은 일이라든지, 발락이 발람이라는 선지자를 통해 이스라엘을 저주한 일 등 모두 모압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나중에 이스라엘 역사 가운데 보면 나오미의 가족이 아비멜렉과 함께 모압으로 이주했고, 그때 룻이 그 시어머니를 따라서 다시 베들레헴(Bethlehem)으로 돌아오는 룻기서의 배경이 되는 곳이 모압이기도 합니다.


윤석전 목사: 모압 출신인 룻이 이방인이었지만, 다윗의 증조모가 되는 영적 축복을 받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권혁승 교수: 룻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시어머니를 끝까지 지켰기 때문에 하나님께 복을 받았습니다. 고국을 떠나 시어머니의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도 어려운 결정이었을 것입니다. 또 먹을 게 없었는데도 이삭을 주워 시부모를 봉양하는 모습을 보며 성경은 룻을 ‘현숙한 여인’(룻3:11)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큰 은혜를 입었는데도 아합은 하나님 앞에 해서는 안 될 못쓸 짓을 했습니다. 끝내 그는 거짓선지자의 말을 듣고 그것이 옳다 생각하여 전쟁에 나가서 참패와 죽음을 맞았습니다. 400명이나 되는 거짓 선지자가 이 전쟁은 승리한다고 말했으나 결국 참패했습니다.


패한다고 한 참된 예언을 한 선지자는 하나님의 사람 미가야였습니다. 우리는 많은 사람이 무엇을 주장하느냐에 무게를 둘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냐를 항상 중요하게 보고 따라야 합니다. 우리의 믿음은 다수에 있지 않고 하나님 말씀에 있습니다. 하나님 말씀대로 살면 영육 간에 패배가 없습니다. 아합의 참패와 죽음을 바라보면서 우리가 깨달을 것은 바로 하나님만이 참 신이요, 생명이요, 하나님 말씀을 들어야 산다는 것입니다.


예후가 왕이 될 때도 사실 엘리야를 통해 그에게 기름 붓기를 원했지만, 엘리사를 통해 기름 부음을 받았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섭리는 기어이 이루어지고 맙니다. 우리에게 이루어질 섭리라면 아합왕처럼 죽음의 섭리가 아니라 예후처럼 축복의 섭리가 이루어지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의 축복의 섭리가 여러분에게 오늘도 내일도 끝없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81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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