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3-09-09 13:57:41 ]
가나안 땅으로 나아가던 이스라엘
아모리 시혼왕이 길을 틀어막아
‘야하스’에서 싸우고 큰 승리 거둬
하나님이 함께하신 광야 세대들
큰 용기 얻고 하나님의 섭리 경험
윤석전 목사: 가나안 땅으로 향하던 이스라엘 백성은 아모리(Amorite) 지역을 지나가게 됩니다. 이에 아모리 왕 시혼(Sihon)에게 아모리 땅을 통과할 수 있도록 정중하게 요청했지만 아모리 왕은 단호히 거절합니다. 그 탓에 이스라엘과 아모리의 전쟁이 시작되었고, 하나님이 함께하신 이스라엘이 대승리를 거두고 시혼왕은 죽음을 맞습니다. 이스라엘 열두 지파가 행군할 때마다 이처럼 승리의 파노라마가 펼쳐졌고, 그 속에서 하나님께서 역사하셨습니다. 이스라엘이 승리를 거두고 시혼왕이 전사한 성읍 ‘야하스(Jahaz)’를 살펴보겠습니다.
야하스로 가려면 아르논강(Arnon River)을 지나야 한다. 그 길에서 사해(Dead sea) 근처에 있는 붉은 바위산인 소돔산(Mount Sodom)에 잠시 머물렀다. 성경에 따르면 소돔은 하나님에게 노여움을 받아 불의 심판을 받은 곳인데, 지금도 죄에 대한 심판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레위 지파의 성읍 야하스는 깎아 놓은 듯한 절벽이 펼쳐지는 아르논강(와디 무사)과 느보산(Mount Nebo) 사이에 있다. 왕의 대로가 지나는 요충지에 있었기에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으로 가려면 이곳을 반드시 통과해야 했다. 가나안으로 향하던 이스라엘 민족은 결국 야하스에서 아모리 족속과 큰 전쟁을 치르는데 전투에서 승리한 이스라엘은 아르논강부터 얍복강(Jabbok River) 사이의 영토를 확보하게 된다.
<사진설명> 야하스라고 추정하는 ‘키르벳 이스칸다르’ 전경. 가나안으로 향하던 이스라엘 민족은 야하스에서 아모리 족속과 큰 전쟁을 치르는데 전투에서 승리한 이스라엘은 아르논강부터 얍복강 사이의 영토를 확보하게 된다.
<사진설명> 레위 지파의 성읍 48개(검은색 점)와 도피성 6개(빨간색 점).
도피성은 ▲갈릴리 북쪽에 있는 게데스 ▲에발산, 그리심산이 있는 세겜 ▲남쪽의 헤브론 ▲사해 동편의 요르단 지역에 있는 베셀 ▲므낫세(동편) 지파 영토에 있던 길르앗 라못과 ▲골란 등이다. ‘야하스’는 왕의 대로가 지나는 요충지에 있었기에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으로 가려면 이곳을 반드시 통과해야 했다.지도 출처=비블리아
(www.biblia.co.il)
<사진설명> 소돔산의 ‘롯의 아내’ 기둥.
윤석전 목사: 레위 지파의 성읍 야하스가 어떤 곳인지 설명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이스라엘 영토 서쪽 지중해에 해안지역이 있는데, 이 지역에 블레셋 사람들이 살았다고 해서 블레셋 평야라고 합니다. 해안에서 동쪽으로 오면 중앙 산악지대가 있고, 요단 계곡이 지나가고 있는 지역을 요단 지구대라고 하는데 이 지역에 사해가 있습니다.
사해에서 동쪽으로 더 오면 요단강(Jordan River)의 동쪽 지역이 있는데 이곳에 아르논강이 있습니다. 아르논강에서 동북쪽으로 약 15km 올라가면 야하스라고 추정하는 ‘키르벳 이스칸다르(Khirbet Iskander)’라는 곳이 있습니다. 야하스는 추정 지역이 제일 많은 성읍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야하스는 사해에서 19km 정도 동쪽에 있는 요지에 있고, 이 지역을 지나가는 왕의 대로가 있어서 중요한 성읍입니다. 이스라엘 민족도 당시 왕의 대로를 따라서 북쪽으로 올라가야 했는데 아모리 왕이 이 지역을 통과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전쟁을 벌여야 했습니다.
윤석전 목사: 하나님께서는 이 전쟁을 통해 이스라엘 역사에 어떤 섭리를 펼치려고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홍순화 교수: 이스라엘 민족이 아르논강을 건넜습니다. 이곳은 엄청난 협곡인데 이스라엘 민족이 이 지역을 지나 야하스를 거쳐 여리고(Jericho)까지 이르는 데 멀지 않은 거리입니다. 즉, 요단강을 건널 때까지 지리적인 장애는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아모리 족속이 이 지역을 막고 북상하지 못하도록 방해합니다. 다시 말해 아모리 족속과 벌인 전쟁에서 진다면 이스라엘 민족은 가나안 땅으로 도저히 갈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야하스 전쟁에서 이겨서 이 지역부터 북쪽의 얍복강에 이르는 지역까지 확보해 요단강을 건너는 데 지리적인 발판을 얻습니다.
또 이 전쟁은 광야 세대가 주축이 되어 치른 전쟁이기에 중요합니다.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은 벌써 출애굽 한 지 40년 가까이 지나면서 애굽에서 나온 사람 중 스무 살 이상은 다 죽고, 광야에서 훈련받은 새로운 세대가 이스라엘 군대의 주축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전쟁다운 전쟁이나 국가의 운명이 걸린 전쟁을 아마 처음 치렀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전쟁에서 이겼기 때문에 그들은 용기를 가지고 가나안 땅을 들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야하스 전투는 하나님께서 가나안 땅으로 갈 수 있도록 장애물을 제거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세대에게 용기를 주는 큰 섭리가 있던 전쟁이었습니다.
윤석전 목사: 어떻든 하나님이 함께하는 백성이 전진하는 것을 막을 자가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홍해가 갈라지고, 요단강이 갈라지고, 여리고도 무너지는 일들을 바라보면서 우리가 하나님과 함께하는 그 의미가 얼마나 큰지를 깨닫습니다. 우리 예수 믿는 성도들이 전쟁 과정을 보면서 깨달아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권혁승 교수: 이스라엘 민족에게 전쟁을 치르고자 하는 의사는 없었습니다. 가나안 땅에 들어가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기 때문에 그저 그 길목을 지나가려고 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민족은 먼저 아모리 왕 시혼에게 사신을 보내서 “우리가 길을 지나가게 해 달라”, “농경지나 샘물을 절대 해하지 않고 단지 왕의 대로로만 지나가겠다”라고 요청합니다(민21:21~22). 매우 신사적인 제안이었지만, 시혼은 군대를 거느리고 맞서 싸우려고 나옵니다(민21:23). 이제는 전쟁을 치를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이 전쟁 과정을 보면서 두 가지 교훈을 얻었습니다. 하나는 신앙 안에 있으면서 우리는 자칫 잘못하면 남을 억압할 수 있는데, 신사적인 자세와 인격적인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게 좋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하나님의 때가 왔을 때는 과감하게 나서서 하나님이 주시는 능력으로 싸워 이겨야 되는, 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윤석전 목사: 사람들에게 “온유하고 겸손하라”라고 당부하면 무엇이든지 져주어야 하는 줄 생각합니다. 처음 시혼왕에게 지나가겠다고 정중하게 말했을 때 길을 열어 줬다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하지만 그들이 거절할 때는 하나님의 섭리와 명령에 따라 담대하게 싸우는 것이, 곧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것이 온유요 겸손입니다. 우리는 온유와 겸손을 잘 이해하면서 승리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성서의 지리를 반드시 알아야 하는 신앙적 이유도 말씀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성서 지리를 바로 알아야 성경을 바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성서 지리를 잘 알면 추상적 신앙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신앙생활 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성서에 나온 지리를 열심히 배우고 익혀야 합니다.
윤석전 목사: 이번에는 레위 지파의 또 다른 성읍인 ‘이블르암(Ibleam)’으로 가 보겠습니다.
<계속>
위 글은 교회신문 <815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