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4-07-11 02:56:49 ]
아브라함에게 독자 이삭을 바치라는
명령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지만
아브라함은 생사관을 하나님께 두고
하나님 향한 부활 신앙으로 순종해
결국 이삭 돌려받고 믿음의 조상 돼
▶윤석전 목사: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열국의 아비가 될찌라”(창17:4)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어 아들 이삭을 주셨는데, 아브라함에게 그 아들을 하나님 앞에 번제물로 바치라는 명령을 내리십니다. 이삭을 번제물로 바치면 아브라함의 후손은 대가 끊기는데, 그렇다면 아브라함이 어떻게 온 인류의 아비가 될 수 있었을까요?
예루살렘(Jerusalem)에서 남서쪽으로 80㎞ 떨어진 곳, 이스라엘 영토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도시 브엘세바(Beersheba)는 ‘일곱 우물’, ‘언약의 우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아브라함이 그랄(Gerar) 왕 아비멜렉과 군대장관 비골과 더불어 맺은 언약에서 비롯되었다. 아브라함은 이곳 브엘세바에서 에셀나무를 심고 하나님을 섬기며 살았다.
이삭을 번제로 바치라는 명령을 받은 아브라함.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명령 그대로 행한 예루살렘의 번제 바위가 있는 곳에 솔로몬이 성전을 지었고, 현재 예루살렘 성전산(聖殿山, Temple Mount)에는 모스크가 자리 잡고 있다. 아브라함에게는 생명을 주신 분도 하나님이요, 그 생명을 거두어 가시는 분도 하나님이셨다. 그러한 절대 신뢰의 신앙은 곧 부활을 믿는 신앙이었다. 결국 그 신앙으로 독자를 번제물로 바치려 한 아브라함이 온 인류의 믿음의 조상으로 하나님께 확인되었다.
<사진설명> 예루살렘 성전이 있던 성전산 전경. 이삭을 번제로 바치라는 명령을 받은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명령 그대로 행한 번제 바위를 중심으로 솔로몬이 성전을 지었고, 현재 예루살렘 성전산에는 모스크가 자리 잡고 있다.
<사진설명> 이스라엘 열두 지파의 영토. 이스라엘의 영토를 말할 때 흔히 단에서부터 브엘세바까지라고 말하며, 예루살렘에서 남서쪽으로 약 85km 지점에 있는 브엘세바에서 아브라함은 에셀나무를 심고 하나님을 섬기며 살았다.
▶윤석전 목사: 아브라함이 브엘세바에서 에셀나무를 심고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는데(창21:33) 에셀나무에 대해 알려주세요.
▶홍순화 교수: 에셀나무는 일 년 내내 푸른 상록교목(常綠喬木)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느티나무와 같은 나무입니다. 나무가 거의 없는 이스라엘에서 사람들에게 쉴 곳을 제공해 주는 특별한 나무이기 때문에 그 나무를 에셀나무라고 합니다. 목사님도 요단강(Jordan River)에 가 보셨지만 특별히 예수님이 침례를 받으신 예루살렘 동쪽 약 4km 지점의 베다니(Bethany)에 가 보면 그 부근에 숲을 이룬 모든 나무가 에셀나무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진설명> 베다니에 있는 침례 터 유적 ‘알 마그타스(Al-Mag htas)’ 모습. 예수님이 침례를 받은 베다니에 가 보면 그 부근에 숲을 이룬 모든 나무가 에셀나무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윤석전 목사: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과 사라가 염려한 대를 잇는 문제를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믿음으로 해결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대를 이어야 할 이삭을 번제물로 바치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삭을 바치면 “네 몸에서 날 자가 네 후사가 되리라”(창15:4) 말씀하신 하나님의 언약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왜 이 같은 모순된 명령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권혁승 교수: 아브라함에게 독자 이삭을 바치라고 한 것은 모순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100세에 낳은 아들을 죽여 하나님께 번제물로 드리라는 명령은 인간적인 생각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의 순종은 ‘생명을 주시는 분도 하나님이요, 생명을 거두어 가시는 분도 하나님’이시라는, 소위 생사관이 하나님 안에 있다는 것을 고백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명령은 아브라함의 믿음을 시험하려는 뜻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과 함께 아브라함이 가진 신앙이 부활을 믿는 신앙이었음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드리라고 한 사건과 관련해 히브리서 11장 19절은 “저가 하나님이 능히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실 줄로 생각한지라 비유컨대 죽은 자 가운데서 도로 받은 것”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말씀 그대로 아브라함은 생사관을 하나님께 두고 있고, 이삭을 번제물로 드리더라도 하나님께서 이삭을 부활로 다실 주실 것이라고 믿은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성경에 나오는 부활 신앙의 첫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아브라함이 이삭을 드린 사건은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님 손에 생사가 있다는 것과 하나님이 우리를 부활로 다시 살릴 수 있는 분이심을 알려 줍니다. 또 “이삭은 중생(重生)을 경험했다”, “아브라함이 낳은 아들이지만 모리아산(Mount Moriah)에서 하나님을 통해 다시 돌려받은 중생의 인물”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아브라함이 얼마나 하나님을 사랑하며 순종했는가를 알 수 있으면서 동시에 이삭의 믿음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그 당시 이삭은 아버지가 자신을 결박해 제단에 올려놓는다고 가만히 누워 있을 나이가 아니었습니다. 아버지를 밀쳐 버리고 도망갈 수 있지만, 죽임을 당해 번제물이 될지라도 ‘하나님께 순종의 제물이 되리라’며 작정한 모습은 이삭이 평소 아버지의 신앙생활을 보고 ‘나도 하나님 말씀을 거역할 수 없다’, ‘아버지가 거역하지 않았으니 나도 거역할 수 없다’며 하나님에게 절대 순종하는 믿음을 보게 됩니다.
결국 하나님께서는 수풀에 걸린 준비된 수양을 제물로 받으시고 이삭을 살려 주십니다. 이후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셔서 아무 죄도 없지만 십자가에 달려 피 흘려 죽으시어 우리를 죄와 사망과 지옥에서 구원하시고 부활이라는 엄청난 은총을 주셨습니다. 예수의 십자가 피의 공로 앞에 회개하고 죄 사함받으면 다시 사는 생명의 축복이 우리에게 임한 것입니다.
성경에 “죽도록 충성하라 그리하면 내가 생명의 면류관을 네게 주리라”(계2:10), “죽고자 하는 자는 살 것이요 살고자 하는 자는 죽으리라”(마16:25)라고 기록된 것도 주님의 말씀에 따라 순종하면 영원히 살 것이요, 순종하지 않으면 그 죗값으로 죽으리라는 말씀입니다. 성경 속 이삭을 통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셔서 아버지 말씀대로 죽고 부활하신 생애가 재현되는 모습이 눈앞에 보입니다. 예수님이 오시는 족보에서 예수님의 사역도 보여 주면서 역사하시는 그 뜻이 큰 은혜가 됩니다.
앞에서 ‘텔 브엘세바(Tel Beersheba)’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성경 속 장소를 말할 때 자주 등장하는 ‘텔’에 대해 알려 주세요.
▶홍순화 교수: 히브리어와 아랍어로 옛날 사람들이 살던 언덕을 ‘텔’이라고 합니다. 텔 브엘세바는 지층이 아홉 겹입니다. 텔 브엘세바는 아홉 겹의 역사의 시루떡 같습니다. 성경을 이해할 때 성지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텔이며, 옛날 사람들이 살던 언덕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윤석전 목사: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말씀하신 그대로 행동했습니다. 생명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굳건히 믿었기 때문이며 “네 자손이 하늘의 뭇별과 같이 많으리라”(창15:5)며 하나님이 한 번 하신 말씀은 그대로 되리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믿음이 있었기에 아브라함이 온 인류의 믿음의 조상이 된 것입니다. 이삭과 관련해 많은 어려움과 시험을 통과한 아브라함의 말년이 어떠했을지 계속 살펴보면서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체험해 보면 좋겠습니다. <계속>
위 글은 교회신문 <857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