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가 오시는 대로(大路) <7·下>] 이삭의 믿음

등록날짜 [ 2024-10-30 11:35:21 ]

이삭은 죽임당해 번제물이 될지라도

‘하나님께 순종의 제물 되리라’ 작정

모리아산에서 이삭이 보여 준 순종은

아브라함이 철저히 신앙 교육한 결과


<사진설명>네게브 사막 전경. 이삭과 리브가가 처음 만난 ‘브엘라해로이’ 샘은 네게브 광야에 있던 샘물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성경은 브엘라해로이가 가데스 바네아와 베렛 사이에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창16:14).


▶윤석전 목사: 마태복음 족보에서 예수께서 어떤 발자국을 통해 어떤 모습으로 오시고 계신지를 계속 알아보고 있습니다. 창세기 24장을 보면, 이삭이 저녁에 들에 나가 기도하다가 아버지의 종이 데리고 온 아내 리브가를 만납니다. 이삭과 리브가가 처음 만난 브엘라해로이(Beer-lahairoi)라는 샘이 어떤 곳인지 궁금합니다.


▶홍순화 교수: 브엘라해로이가 어디인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 당시에는 성을 쌓아 살지 않았고 유목생활을 하면서 돌아다녔기 때문에 정확한 장소를 알기 어렵습니다.

다만 성경에 “가데스 바네아(Kadesh  Barnea)와 베렛(Bered) 사이에 있다”(창16:14)라고 기록되어 있어 추정할 수는 있습니다. 가데스 바네아는 브엘세바(Beersheba)에서 남서쪽으로 80㎞ 떨어진 곳으로 확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베렛이 어딘지는 지명을 연구한 서적을 아무리 뒤져봐도 알기 어려우므로, 그 당시 양을 치려고 유목생활을 한 점을 고려할 때 네게브(Negev) 지역 어느 광야에 있던 샘물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윤석전 목사: 이삭은 늦둥이로 태어나 결혼도 늦게 했습니다. 이삭의 성품을 봤을 때 한 배에서 태어난 형제도 없는 만큼 어머니 사라를 많이 의존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또 어머니가 127세에 세상을 뜬 후 의지할 대상을 잃은 이삭이 어머니 대신 아내 리브가에게 많은 위로를 받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삭과 리브가가 어떻게 서로를 의지하며 살았는지 말씀해 주세요.


▶권혁승 교수: 저는 이삭과 리브가가 금실 좋은 부부였다고 생각합니다. 창세기 26장을 보면 이삭과 리브가가 브엘세바 서쪽의 그랄(Cerar) 지역에 거주하는데,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혹시 그 지역 사람들이 아내를 빼앗아 가거나 위협할까 봐 리브가를 여동생인 것처럼 위장하고 숨어서 지냅니다.

그런데 블레셋 왕이 창문을 통해 이삭과 리브가가 서로 껴안고 있는 것을 목격합니다. 창세기 26장 8절의 ‘껴안다’라는 표현은 히브리어 ‘메차케크’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메차케크는 ‘웃음’이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을 만큼, 부부간에 서로 행복하고 즐겁게 지낸다는 뜻입니다. 신앙생활을 하는 우리도 이삭 부부처럼 남편과 아내 사이에 서로 사랑하고 즐겁게 지내야 된다고 봅니다.


▶윤석전 목사: 블레셋 왕 아비멜렉이 이삭과 리브가의 모습을 보고 저들이 부부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아마도 하나님께서 그 지역 사람들이 리브가에게 위협을 가하지 않도록 왕을 통해 보호해 주시려고 아비멜렉에게 보여 주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섭리는 언제든지 ‘하나님의 뜻이 있는 곳에서 하나님이 역사하신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아브라함은 하갈에게서 태어난 아들이 있었고, 사라가 세상을 뜬 후 다른 아내를 얻어서 많은 자녀를 뒀습니다. 그러나 그중 이삭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열국의 아비(창17:4)가 되게 하시겠다는 언약의 첫 번째 열매요, 첫 번째 자식입니다. 하나님께서 약속으로 주신 아들로서는 외아들입니다. 그런 만큼 아들 이삭이 하나님과 사이에서 맺은 약속을 지켜 내고 그 약속을 소유하도록 하려고 아브라함이 이삭에게 남다른 신앙 교육을 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아브라함이 이삭에게 물려준 신앙 유산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권혁승 교수: 이삭은 신앙으로 보면 2세대입니다. 이삭은 아브라함의 신앙을 잘 물려받았을 뿐만 아니라 더 승격시켜서 아브라함보다 더 앞서 나간 면이 있습니다. 바로 모리아산(Mount Moriah)에서 이삭을 번제로 드리라고 했을 때 아브라함의 순종도 중요하지만 이삭의 순종이 더 큰 것입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명령을 받았다면, 이삭은 그 명령을 더 크게 받아들여서 제물로 자원한 셈입니다. 저는 이것을 아브라함이 신앙 교육을 잘한 결실이라고 봅니다.


또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삭도 아브라함처럼 흉년을 겪지만 그 대처가 다릅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약속을 잊어버린 채 가족을 데리고 흉년을 피해서 애굽으로 향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는데, 이삭은 흉년을 당했는데도 애굽으로 내려가지 않습니다. 


저는 그 또한 아브라함의 신앙 교육의 결실이라고 봅니다. 아브라함이 저지른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들 이삭은 아브라함의 신앙의 유산자로서 아버지가 보여 준 신앙 위에 더 큰 신앙을 세운, 그래서 예수님이 오실 족보를 마련한 좋은 통로가 되었다고 봅니다.



<사진설명>이스라엘 열두 지파의 영토. 예루살렘에서 남서쪽으로 약 85km 지점에 있는 브엘세바에서 아브라함과 이삭은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모리아산이 있는 예루살렘으로 향한다.


▶윤석전 목사: 오늘날 성지에 사는 사람 중에도 성경 시대의 생활 풍습을 잘 보존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데, 그 사람들이 누구인지 궁금합니다.


▶홍순화 교수: ‘베두인(Bedouin)’이라는 민족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천막생활을 하고 유목생활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현재 이스라엘 남부 지역, 이집트의 시내반도,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넓게 퍼져 있습니다. 시내반도에는 약 6만 명 내외, 이스라엘 남쪽 브엘세바 지역에 약 10만 명이 있습니다.


과거 성경 시대에는 국경선이 없어서 자유롭게 이동했지만 지금은 한 국가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그들의 삶에는 성경 시대 풍습이 잘 남아 있는데 일례로 초대받은 집에 들어가면 이동 과정이 피곤하고 고되기 때문에 초대받은 사람과 초대한 사람이 같이 바닥에 누워서 쉽니다. 성경 시대 사람들의 생활에 가장 근접된 사람들이기에 개인적으로 베두인과 만나고 교류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윤석전 목사: 두 교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통해 이삭을 낳고 이삭에게 역사하신 과정에서 예수께서 이 땅에 오실 역사의 발자국 소리를 크게 듣는 것 같습니다.


사람이 세상에서 무슨 일을 하더라도 하나님의 약속에 따라 이뤄지지 않은 일은 하나님이 책임질 이유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네 자손이 하늘의 별처럼, 바닷가의 모래처럼 번성하리라”라며 자녀를 약속하신 후 결국 아들을 주셨습니다. 그 후 모리아산에서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드리려고 하자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을 알았고 순종하는 것을 알았다”라고 말씀하시면서 “네가 네 아들 네 독자를 아끼지 아니하였은즉 네 씨로 말미암아 천하 만민이 복을 얻을 것”(창22:16~18)이라며 하나님의 독자라도 아끼지 아니하여 영생의 복을 주실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렇게 예수께서는 이삭처럼 이 땅에 우리를 위한 대속물로 오셔서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어 우리 죗값을 갚아 주시고, 인류가 회개를 통해 구원받게 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이루셨습니다.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요1:29) 말씀처럼 예수 그리스도를 보여 주는 신령한 족보의 단면 속에서 큰 은혜가 된 줄 압니다. 감사합니다.


<사진설명>성지에 살고 있는 베두인 모습. 오늘날에도 사막에서 천막생활을 하고 유목생활을 하면서 성경 시대의 생활 풍습을 잘 보존하고 있다.(오른쪽)네게브 광야에 있는 오아시스




위 글은 교회신문 <87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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