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가 오시는 대로(大路) < 8·上>] 이삭, 믿음의 계보를 잇다

등록날짜 [ 2024-11-07 21:40:36 ]

이삭은 하나님 말씀 순종하면서도

인간적으로 유약한 약점도 보여

아내 리브가가 별미를 준비하여

야곱에게 장자 축복 받게 하면서

예수님이 오시는 대로를 늘려가


▶윤석전 목사: 오늘도 마태복음 족보를 통해 하나님께서 인류 구원의 역사를 이루실 엄청난 사건을 은혜롭게 한 발짝, 한 발짝 탐색해 가겠습니다. 이삭은 가나안에서 흉년이 들자 애굽으로 내려가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단호히 막으셨고 이삭은 하나님이 막으시는 일에 이의 없이 절대 순종했습니다. 이처럼 이삭은 믿음의 사람이면서도 인간적인 약점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머무는 블레셋 땅 사람들이 두려워 때로는 아내를 누이라고 속일 만큼 유약한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이삭을 영적으로 도운 사람이 아내 리브가입니다. 이삭은 몰랐지만 리브가는 태중에서부터 아들 야곱이 동생인데도 영적인 장자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분별했습니다. 남편 이삭의 마음을 잘 알아 충분한 별미를 준비한 후 야곱이 장자의 축복을 받도록 들여보내고 결국 축복 기도를 받게 됩니다. 예수님이 오시는 대로를 야곱을 통해 계속 늘려간 것입니다. 


오늘은 이삭의 삶에서 계속 오시고 또 계속 계시는 예수님은 어떤 모습일지 그 모습을 만나보겠습니다. 아버지 아브라함이 세상을 뜬 후 이삭은 브엘라해로이(Beer-lahairoi)에서 살다가 그랄(Gerar)로 거주지를 옮깁니다. 그 이유를 알려 주세요.


▶홍순화 교수: 성경 말씀을 읽을 때마다 늘 당부하는 게 있습니다. 성경 읽을 때 그냥 읽지 말고 공간 개념을 가지고 읽으라는 것입니다. 공간 개념이란 성경에 지명이 나올 때 이 장소가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 것입니다. 그곳이 산악지대인지, 평야지대인지, 아니면 곡창지대일 만큼 풍요로운 곳인지, 광야처럼 거친 곳인지를 파악한 후 읽어야 합니다.


이삭이 거주한 브엘라해로이도 공간 개념을 안 후 성경을 읽어야 합니다. 브엘라해로이가 어디였는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성경에 “가데스 바네아(Kadesh Barnea)와 베렛(Bered) 사이에 있다”(창16:14)라고 기록되어 있으므로 네게브(Negev) 지역 어느 광야에 있던 샘물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브엘라해로이처럼 거친 광야에서는 양을 칠 수는 있어도 농사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그랄은 우리가 잘 아는 블레셋 평야에 있습니다. 아주 비옥한 곳이어서 이삭이 농사까지 지어 소출이 굉장히 많았다고 합니다(창26:12). 하나님께서 이삭에게 축복을 주셨겠지만, 이삭이 브엘라해로이 때보다 더 비옥한 곳으로 이동한 것입니다. 


▶윤석전 목사: 저도 블레셋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고 하면 무언가 험하고 살기 힘든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이삭이 살던 그랄에 가보니 우리나라의 평야처럼 넓게 펼쳐진 땅이 그렇게 비옥할 수 없었습니다. 이삭이 농사를 지어 백 배나 얻고 거부가 되었다는 성경 말씀을 직접 확인하며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랄에 대해 조금 더 알려주세요,


▶홍순화 교수: 그랄은 블레셋 평야에 있으며 땅도 비옥하여 농사까지 지을 수 있는 중요한 지역입니다. 그랄이라고 추정하는 지역이 두 곳 있는데, 바로 텔 하롤(Tel Haror)과 텔 가마(Tel Gama)입니다. 그중에 많은 학자들이 텔 하롤이 그랄이었을 것이라고 좀 더 무게를 두고 주장합니다. 텔(Tel)이라는 이름이 붙을 만큼 평야에서도 다른 곳보다 좀 더 높은 언덕이며, 성서 시대 사람들이 살던 주거지가 있는 텔 하롤을 그랄이라고 추정합니다. 


또 건조한 지역에 비가 내려 일시적으로 발달하는 하천을 ‘와디(wadi, 히브리어로 ‘나할’)라고 하는데, 텔 하롤 가까이에는 ‘와디 그랄(Wadi Gerar)’이라고 하는 하천이 지나고 있어서 땅을 더 비옥하게 합니다.


<사진설명> 그랄이라고 추정하는 ‘텔 하롤’과 블레셋 평야 전경. 텔(Tel)이라는 이름이 붙을 만큼 주변 평야보다 좀 더 높은 곳에 있는 언덕이다. 블레셋 평야에 있는 그랄은 땅이 비옥하여 이삭이 농사를 지어 백 배나 결실을 거두고 거부가 되었다.


<사진설명> 텔 하롤 가까이에는 ‘와디 그랄’이 지나고 있어서 땅을 더 비옥하게 한다.



<사진설명> 텔 하롤 모습.



<사진설명> 이스라엘 열두 지파의 영토. 아버지 아브라함이 세상을 뜬 후 이삭은 네게브 광야에 있던 브엘라해로이에서 살다가 그랄로 거주지를 옮긴다. 그랄은 블레셋 평야에 있는 아주 비옥한 곳이어서 이삭이 농사를 지어 굉장히 많은 소출을 거둔다.



▶윤석전 목사: 수천 년 전 역사를 지닌 성서의 땅이더라도 아마 그 동네 사람들은 우리처럼 큰 감동을 받지는 않을 듯합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감동이 되는 것은 이삭이 거기에서 살았다는 것보다 예수님이 아브라함부터 이삭까지 한 발짝을 크게 내딛고 당시 이삭과 함께 계셨다는 것에 대해 굉장히 큰 감동을 받습니다. 


족보를 내려다보면서 ‘예수님이 나타나시기까지 얼마나 많은 믿음의 사람들을 거치면서 나타나실 것인가’, ‘그 주님이 지금 우리와 함께 계신다고 할 때 시공간을 초월해 내가 예수님을 만나고 있구나’라며 굉장히 감격하고 감사하게 됩니다. 성지에 가보면 하나님께서 중동 지역에서 역사한 복의 사건이 오늘날 내 사건이 되었다는 것에 대해 흥분하기도 합니다. 


성경에 기록된 이삭은 남에게 무언가를 빼앗기기도 하고 때로는 유약하기도 한 약점을 보게 됩니다. 또 하나님께서 예수님이 오시는 대로를 여시는 구속사적 섭리 속에서 그를 보완해 나가는 것도 느낍니다. 이것에 관해 말씀해 주시면 은혜가 되겠습니다. 


▶권혁승 교수: 이삭의 삶은 그랄을 중심으로 펼쳐지게 됩니다. 이삭은 하나님의 섭리에 의해서 아브라함의 약속을 이어받는 하나님 언약의 후계자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것은 큰 민족을 이루어 번성하겠다는 것이며, 그와 관련해 아브라함으로 인하여 모든 만민이 복 받을 복의 근원이 되게 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내가 네게 지시할 땅으로 가라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케 하리니 너는 복의 근원이 될찌라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를 인하여 복을 얻을 것이니라 하신지라”(창12:1~3). 


어쩌면 기근을 피해서 이삭이 그랄로 옮겨간 것도 만민을 축복하시려는 하나님의 섭리에서 그들과 함께 살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 이삭은 그랄에서 평화주의적인 모습과 부부간의 아주 금실 좋은 행복한 삶을 보이고, 하나님 앞에 기도하며 하나님 말씀을 순종하는 신앙의 삶을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쳤다고 봅니다. 


오늘날 교회가 산속에 들어가지 않고 세상에 있으면서 복음을 전하는 것도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주신 “만민에게 복의 근원이 되게 하시겠다”는 의미를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전 목사: 주님이 오시겠다고 약속하신 아브라함이 움직인 길이 주님이 함께 가신 길이요, 이삭이 간 길도 주님이 함께 가신 길이요, 그 후에 후손들도 함께 움직인 곳입니다. 인류를 구원하러 오신 역사를 이렇게 이삭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니 예수가 오셔서 하실 일과 이삭이 움직인 일 속에서 예수님의 발자국 소리를 듣는 것 같아서 무척 은혜가 됩니다. <계속>





위 글은 교회신문 <87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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