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집사는 어렸을 때 병에 걸려 양쪽 다리를 사용하지 못하는 1급 지체장애인이다. 회사 일이 늦게 끝난 그는 삼일 예배에 가기 위해 서두르기 시작했다. 교회에 늦게 도착하면 장애인주차장에 주차를 할 수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간신히 예배시간에 맞추어 교회에 도착한 그는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장애인주차장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의 차 앞에 가던 비장애인 성도가 장애인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성전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자 김 집사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예상대로 장애인주차장에는 이미 주차할 곳이 없었다. 김 집사는 비장애인 성도가 장애인주차장에 주차를 한다는 생각에 서러운 마음이 들었다.
며칠 전, 대형마트에 갔을 때도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주차장인데도 아랑곳 하지 않고 주차를 해 놓고 마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본 터였다. 장애인에 대한 어떤 배려도 하지 않은 채 자신만 편하고자 하는 세상인심과 이기심에 화가 났었는데 똑같은 일을 교회에서 당하고 보니 교인들에 대한 실망감으로 예배를 드리고 싶지가 않았다. 그렇지만 이렇게 무너지면 그가 그동안 하나님을 의지해 장애를 이겨내고 살아온 일에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기에 하는 수 없이 주차되어 있는 차 앞으로 이중주차를 해놓고 예배를 드리러 성전으로 들어갔다.
우리 주님은 ‘작은자 한 사람에게 한 일이 곧 주님을 위해 한 일’이라고 하였다. 장애인주차장 사용의 모습에서 성도들의 서로에 대한 작은 배려와 사랑이 아름답게 꽃피고 열매 맺기를 기대해 본다.
위 글은 교회신문 <94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