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집사는 교회 휴게실에서 음료수를 뽑기 위해 자판기에 동전을 넣었다. 그런데 자판기의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가 끼어들어 버튼을 누르고는 신이 나는지 깡충깡충 뛴다. 김 집사는 기분이 몹시 나빠져 그 아이를 혼내주려고 다가서려는데, 저쪽에서 아이의 어머니로 보이는 분이 당황한 표정으로 다가와 아이를 붙잡고 김 집사에게 사과를 한다.
“죄송해요. 아이가 장애가 있어서....”
12세 희망이는 자폐라는 장애를 갖고 있다. 희망이는 12세이지만 아직 2, 3세의 정신연령에 머물러 있어서, 눈에 보이는 것을 쫓아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일이 많다. 과자를 들고 있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이 아이건 어른이건, 또는 가게 앞에 진열된 상품들도 허락 없이 가져가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건 희망이가 버릇이 없거나 못된 아이이기 때문이 아니다. 희망이가 아직 원하는 것을 말로 표현하고 상대방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사회적인 규칙들을 익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모실이나 휴게실, 또는 동네에서 이런 희망이의 모습을 보면 다음과 같이 가르쳐주는 것이 희망이에게 더 도움이 된다.
“이거 먹고 싶니? 그럼 ‘먹고 싶어요, 주세요’ 라고 말하는 거야.”
그리고 희망이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기 위해 알아야 할 규칙과 규범을 깨우칠 수 있도록 사랑하는 마음으로 함께 기도해주는 것도 잊지 말자. 하나님이 죄에 연약한 우리에 대해 오래 참으셨듯이 우리도 더디게 배우는 희망이를 기다려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114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