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아침, 교회에 일찍 가서 기도로 예배를 준비하기 위해 장 집사는 서둘러 성전으로 향했다. 9시 정각. 기도도 하고 은혜도 받으려고 앞자리로 간 장 집사는 벌써 여기저기 성경책과 가방, 기타 소지품으로 자리를 잡아놓은 모습에 흠칫 놀랐다.
‘이렇게 일찍 와서 예배를 준비하는 사람이 많다니!' 장 집사는 잠시 화장실이라도 간 모양이라고 생각하며 한쪽에 비켜 앉았다. 1시간 20분 동안 기도를 하고 10시 20분쯤 찬양이 시작되었는데도 앞과 뒤, 옆의 빈자리에는 아무도 앉아 있지 않았다. 찬양이 끝나갈 즈음 빈 자리에 앉는 사람들. 장 집사는 그제야 누군가 미리 잡아놓은 자리인 것을 눈치채고 마음이 언짢아졌다. 앞자리에 앉아 설교말씀을 듣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일찍 왔다가 뒤로 돌아간 성도들을 생각하니 약간 얄미운 생각도 들었다.
저녁예배 시간에도 일찍 대성전으로 향한 장 집사. 자리에 앉으려다가 두어 명의 청년들이 2-3줄씩 자리를 맡아 지키고 있다가 뒷줄에 앉기를 부탁하는 말에 섭섭함마저 들었다. 앞자리를 사모하는 성도들의 모습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친밀감으로 뭉쳐진 자리 맡기는 좀 무리가 있는듯 했다.
좋지 않은 일이 겹쳐서 일어난다는 ‘머피의 법칙’. 자리 때문에 하루 종일 언짢은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함께 은혜 받기 위해 자리를 권하는 모습 속에, 좋은 일이 연달아 일어나는 ‘샐리의 법칙’이 적용되는 시간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위 글은 교회신문 <13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