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전 5층은 자모실이 옆에 있어서 예배 후에는 엘리베이터가 만원이다. 그래서 몸이 불편한 성도들이 2층이나 3층에서 예배드리고 다른 층으로 이동하려면 엘리베이터를 한참 기다려야 한다. 그나마 엘리베이터가 도착해도 휠체어를 사용하는 성도가 타려 할 때면, 엘리베이터 안에 잠시 긴장감마저 감돈다. 이미 비좁아진 엘리베이터 안에는 휠체어가 탈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주일 낮 예배 후에도 자모들로 만원인 엘리베이터 문이 2층에서 열렸다. 순간, 휠체어를 탄 할머니 한 분과 보호자인 듯한 성도의 얼굴에 실망감이 비친다. 아마도 이런 식으로 한참을 기다렸던 모양이다. 그때였다. 엘리베이터 안쪽에서 상기된 목소리가 들렸다. “저희는 여기서 내려서 걸어갈게요. 얘들아, 얼른 내려라.” 어린 자녀를 데리고 5층에서 탄 자모가 급히 아이들 손을 잡고 내렸다. 한 손에 아장아장 걷는 아기를, 또 한 손엔 제법 성큼성큼 걷는 서너 살짜리 아이 손을 잡고 계단 쪽으로 향했다.
그 사이, 휠체어를 탄 성도와 보호자가 함께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그 자모의 작은 섬김으로 엘리베이터에 탔던 모든 이들의 마음이 평안해졌다. 휠체어에 탄 할머니와 보호자의 얼굴에도 감사에서 밀려온 행복한 미소가 떠올랐다.
요즘은 누구나 손쉽게 엘리베이터를 이용한다. 교회에서도 충분히 계단을 이용할 수 있는데도 몸에 밴 습관대로 엘리베이터를 이용한다. 그러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장애우와 노약자들의 마음에 작은 상처를 주게 된다. 우리가 장애우와 노약자를 내 부모와 형제처럼 생각하고 조금만 더 배려한다면, 작은 실천 하나만으로도 큰 감동과 행복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다. 섬김이란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출발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위 글은 교회신문 <211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