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0-11-16 22:22:12 ]
이름 없이 빛도 없이 함께 전도하는 이들
“커피 한 잔 드시고 가세요. 따끈한 녹차도 있습니다.”
낯설지 않은 친근한 목소리다. 개봉역 오류역 온수역 역곡역 부천역 등 교회 인근 전철역 어디를 가나 ‘커피 전도’를 하는 연세중앙교회 전도자를 만날 수 있다. 따뜻한 커피 한 잔으로 교회 소리만 들어도 차갑게 등 돌리던 꽁꽁 얼어붙은 지역주민의 마음이 녹고 있다.
전도자 손에서 지역주민 손으로 건네지는 커피 한 잔은 별것 아니지만, 그래도 하루 2~3시간 동안 전도할 커피를 준비하는 일은 그리 간단치 않다.
한여름에는 한꺼번에 많은 양의 냉커피를 타야 하기에 맛을 내기 위한 세심한 손길이 필요하다. 커피 맛이 제대로 나지 않으면 기껏 대접해도 사람들이 이네 거절해 버리고 다음 기회도 놓치기 때문이다. 양도 잘 맞추어야 한다. 너무 적은 양을 준비하면 그만큼 전도를 빨리 마쳐야 하고, 너무 많은 양도 곤란하기는 마찬가지다.
한겨울에는 전도 현장에서 직접 커피를 타서 대접하기 때문에 뜨끈뜨끈한 물을 준비하는 것이 필수다. 단열 은박지로 보온물통을 감싸서 커피 전도하는 광경은 우리 교회 전도자들의 구령의 열정이 만들어낸 아이디어 제품이다.
이외에도 바쁜 행인의 발걸음을 잡아 인사를 건네고 복음을 전하려면 사람들의 기호에 맞는 여러 가지 물품이 필요하다. 그래서 전도하라고 매주 요구르트를 한 박스씩 대는 손길도 있다. 또 일회용 휴지는 금세 버린다고 오래 간직하도록 손수건에 성경 구절을 인쇄해 전도용품으로 내놓은 이도 있고, 쌀 과자를 대량으로 내놓으면서 전도용품으로 쓰라는 이도 있다. 한여름에는 뙤약볕에서 전도하는 이들을 위해 밤새 얼음 물통을 여럿 준비해 주는 이도 있다. 한겨울에는 몸을 녹이며 전도하라고 핫팩을 챙겨주는 손길도 있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는 주님이 원하시는 영혼 구원을 위해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섬기는 손길들이 많다. 한 명의 이웃이라도 더 구원하려는 전도자의 마음과 더불어 우리의 마음을 더 훈훈하게 만드는 것은 전도 현장의 뒷편에서 섬겨주는 이들의 섬세한 손길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위 글은 교회신문 <217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