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이 처음에 은혜 받았을 때의 기쁨이 지금은 사라졌다고 하면서 신앙생활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다며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누구나 한번쯤 경험했을 법한 일입니다. 나무의 새싹이 처음 피어날 때 얼마나 감격적이겠습니까? 두꺼운 땅을 뚫고 올라올 때의 그 기쁨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세상이 모두 자기 것처럼 느껴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장과정을 거치면서 항상 환경이 좋지만은 않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비도 내리고 눈도 오고 바람도 불면서 생존의 위협을 받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밟히기도 하고 심지어는 뿌리 채 뽑힐 위기를 맞기도 합니다.
우리의 신앙생활도 항상 좋은 날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힘들고 어려운 고비를 만나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하나님이 살아 계신가, 라고 의심할 정도로 나를 향해 하나님이 침묵하고 계신 것처럼 느낄 때도 있습니다. 마치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걸어가는 것처럼 상황은 더 악화되고 환경은 더 빠져나올 수 없는 참혹한 터널로 거꾸러진다고 느낄 때도 있습니다.
최근 크리스천들에게 긍정적인 사고를 강조하는 서적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하면 된다’, ‘믿는 만큼 이루어진다’는 긍정적인 삶의 태도와 자세를 강조하면서 크리스천들에게 희망을 줍니다. 그러나 자칫하면 그 기대만큼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실망도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예수를 믿게 됨으로 우리의 환경이 무조건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육신의 부족함이 영혼의 부유가 될 수도 있고, 영혼의 성장을 위하여 뼈아픈 육체의 고난이 따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성경에서 ‘항상 기뻐하라’는 것은 상황이 좋기 때문에 기뻐하라는 것이 아니라 도저히 기뻐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기뻐하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신앙이란 우리의 삶과 생활 속에서 성장하는 것입니다. 척박한 인생의 희로애락 속에서 피어나는 정결한 꽃과 같은 것입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103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