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언약을 맺는다는 것은 결코 깨어질 수 없는 절대적 맹세다. 인간 사이의 피 언약도 이렇게 효력이 있다면 하나님께서 인간과 맺으신 피 언약의 중요성과 그 능력은 어떠할까?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에 이르기까지 강물처럼 흐르는 하나님의 피 언약은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공급하는 원천이다.
하나님의 피 언약은 인간의 죄로 시작된다. 하나님의 지극히 온전한 존재로 창조되었던 아담과 하와가 뱀, 즉 사단의 유혹에 의해 하나님과의 언약을 상징하는 선악과를 먹으면서 깨어졌다. 즉시 그들의 눈이 밝아졌고, 자신들의 벗은 몸이 부끄러워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치마를 만들어 입고 하나님의 낯을 피하여 숨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찾으셨고 그 일의 원인이 된 뱀을 비롯하여 아담, 하와에게 형벌을 내리셨다. 그때 뱀에게 내린 형벌 가운데 하나님께서는 놀라운 구원을 약속하셨으니 바로 ‘여자의 후손'이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라는 약속이었다(창3:17). 여자의 후손인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인류를 구원하실 것이라는 언약을 선포하신 것이다. 그와 함께 하나님께서는 그 언약의 확증을 위해 첫 번째 ‘피의 제물'을 준비하셨다.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과 그 아내를 위하여 가죽옷을 지어 입히시니라(창3:21).” 하나님께서는 범죄함으로 수치와 두려움에 떠는 그들을 위해 짐승을 잡으시고 그 가죽으로 남자와 여자를 덮어주신 것이다. 그 짐승은 추측건대 양이었을 것이고, 막 죽임을 당한 가죽이었기에 피에 축축히 젖어 있었을 것이다. 성경의 “피가 죄를 속하느니라”(레17:11)의 ‘속한다'라는 말이 ‘덮는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최초의 인간의 죄를 덮어주신 첫 희생제물이 짐승의 피였다는 것은 인간의 죄가 훗날 예수의 피, 즉 예수의 죽음으로 속죄될 것이며 그로 인해 상실된 하나님과 인간과의 관계가 다시 회복될 것이라는 것을 선포하는 것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135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