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3-08-13 09:18:46 ]
영적 전쟁을 벌일 때 우리가 갖춰야 할 또 하나의 전신갑주는 ‘믿음의 방패’입니다. “모든 것 위에 믿음의 방패를 가지고 이로써 능히 악한 자의 모든 화전을 소멸하고”(엡6:16)라고 성경은 말합니다. 화전(火箭)은 불화살을 말합니다. 방패는 주로 휘두르는 칼이나 창을 막는 방어용 무기입니다. 그런데도 사도 바울은 방패의 용도를 ‘날아오는 불화살을 막는 무장(武裝)’으로 소개합니다.
사실 눈앞에서 적군이 칼을 휘두르거나 창으로 찌른다면, 아무리 불시에 공격할지라도 적군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화살의 경우는 그렇지 않습니다. 쏘는 자가 보이지 않을 때도 있고, 보인다 할지라도 거리가 너무 멀어서 언제 어디서 날아올지 모릅니다.
악한 영들의 역사는 지금도 믿는 자들에게 계속해서 불화살을 쏘고 있습니다. 이 화살은 여러 가지 형태로 우리를 공격합니다.
먼저 이 화살은 우리 그리스도인의 마음에 파고들어 오는 ‘의심’을 말합니다. 지금까지 믿어 오던 하나님 말씀을 의심하게 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의심하게 합니다. 신앙이 해이해질 때 그 틈을 타고 이 의심의 화살이 날아들어서 최악의 경우에는 하나님의 존재까지도 의심하게 합니다. 그래서 결국 믿음에서 떠나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방심은 금물입니다. 그 사이에 의심의 화살이 우리를 믿음에서 낙담하게 하고 전쟁에서 싸울 의욕을 잃게 하기 때문입니다.
또 이 화살은 ‘유혹’을 의미합니다. 우리로 하여금 정욕에 얽매이고 휩싸이도록 마귀가 역사합니다. 이 화살에 맞으면 하나님을 사랑하던 마음을 정욕으로 불타오르게 합니다. 하나님 말씀이 아닌, 육체의 정욕이 우리의 마음을 지배하게 됩니다. 서서히 영적으로 싸늘한 시체로 변해갑니다.
마귀는 이렇게 의심과 유혹의 화살을 늘 준비해놓고 우리를 겨냥합니다. 우리가 눈치를 채지 못하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심스럽게 우리의 급소를 조준합니다. 그러다가 우리가 영적 긴장감을 조금만 늦추면,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활시위를 당깁니다.
이 불화살을 막는 무기가 바로 방패입니다. 로마 군인은 무릎에서 턱까지 이르는 긴 직사각형 모양 방패를 가지고 적군의 활과 창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보호했습니다. 또 적군의 화살이 쏟아질 때는 방패 뒤에 무릎을 꿇고 몸 전체를 숨기기도 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마귀의 의심과 유혹은 우리 인간의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믿음’은 이 모든 공격을 능히 막아내 소멸할 방패가 되어 줍니다.
성경은 ‘믿음’을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뒤로 물러가 침륜에 빠질 자가 아니요 오직 영혼을 구원함에 이르는 믿음을 가진 자니라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니 선진들이 이로써 증거를 얻었느니라”(히10:39~11:2).
히브리서 기자는 위대한 믿음의 선진들이 바랄 수 없는 중에 바라고, 믿을 수 없는 가운데서 믿음으로 승리하였기에 허다한 증인들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나라의 대적을 받기도 했고, 의를 행하기에는 너무나 힘든 역경에 처하기도 하였고, 하나님의 약속을 받기에 너무나 거리가 먼 듯한 상황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그들의 목숨이 입 벌린 사자들에게 내어준 바 되기도 하였고, 대적하는 칼날의 표적이 되기도 하였다고 했습니다(히11:33~34). 그러나 그들은 끝까지 믿음을 지켰습니다. 한마디로 믿음을 방패 삼아 비 오듯 쏟아지는 불화살의 공격을 이겼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믿음의 증인들’이라 부릅니다.
영적인 군사로서 우리도 믿음이라는 견고한 방패가 있어야 합니다. 믿음의 방패만이 나를 지켜 준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장항진 목사(도서출판국장)
위 글은 교회신문 <34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