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2-10-09 10:28:05 ]
“왜 성령을 받으려 합니까?” 하고 물어보면 많은 사람이 “다른 사람은 성령을 받는데 나만 못 받으니 자존심이 상해서요” 혹은 “성령은 나를 도와주는 분이시니까요” 하고 대답합니다.
성령은, 남에게 믿음을 과시하려고 받아서도 안 되고, 자신이 성령을 부리려고 받아서는 더더욱 안 됩니다. 성령이 임하신 목적을 지나치게 인간 중심으로 생각하면 하나님께서 성령을 보내신 궁극적인 목적을 오해하고 맙니다.
성령은 예수를 증거하려고 오셨습니다.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지 사흘 만에 부활하시고 사십 일간 이 땅에 계시다가 승천하실 때에 말씀하셨습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행1:8). 성령이 임하여 권능을 받아야 예수 증인 된다는 말입니다.
사건을 직접 목격한 자만 증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 이 땅에 오셔서 공생애를 사실 때 제자들이 예수를 가까이에서 지켜보았습니다. 그러니 제자들이 예수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예수를 직접 보고 모시고 다녔는데도, 예수를 온전하게 증거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제자들은 인간의 눈으로 예수를 제한적으로 보고, 알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성령은 삼위일체 하나님이니, 예수에 관한 모든 것을 아는 분이십니다. 예수께서 어떻게 탄생하셨으며, 공생애 기간에 어떻게 행하셨으며, 어떤 능력과 이적과 표적을 나타내셨는지, 십자가에서 어떤 고난을 당하다가 죽으시고 부활하셨는지 등 성령은 예수와 항상 함께하셨기에 예수께서는 자신을 소개하는 일을 성령께 맡겼습니다.
“보혜사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 그가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시리라”(요14:26).
‘보혜사(保惠師)’라는 말은 법정에서 결정적 증거를 가지고 있는 변호자를 말합니다. 성령은 예수에 관한 결정적 증거를 지닌 분이요, 예수를 변호하는 분입니다. 예수께서는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예수를 알지 못하여 목수 요셉의 아들로만 보았습니다. 그래서 예수가 자칭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할 때 분노하여 신성 모독죄로 정죄하여 죽였습니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은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성령만은 예수의 탄생과 죽음과 부활까지 다 아는 분입니다.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인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성령만이 예수를 가장 정확하게 아는 분이기에 예수의 참된 증거자로서 예수를 변호할 수 있습니다.
우리도 성령을 받아야 예수 증인이 될 수 있습니다. 성령이 임하셔야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은 것은 예수 자신의 죄 때문이 아니라, 나와 당신의 죄를 대신하여 누명을 쓰셨습니다” 하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령이 우리를 도우신다’는 말은, 우리가 예수의 증인으로서 그 역할을 할 때 성령께서 협력하신다는 말입니다.
성령은 인간을 변호하는 분이 아닙니다. 우리 인간의 변호자는 예수입니다. 우리의 대언자(代言者)는 의로우신 예수 그리스도시며(요일2:1), 우리를 위하여 간구하는 이도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롬8:34).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 우편에서 우리 각 사람이 치러야 할 죗값을 대신 지불했다고 변호한다는 말입니다.
예수는 우리를 변호하고, 성령은 예수를 변호하십니다. 우리가 예수의 일을 하지 않으면 성령이 우리를 도와줄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가 성령의 일을 하려 할 때 그 일을 위해 성령이 도우시기에 우리가 하나님의 종이 됩니다. 그런데 오늘날 그 반대로 성령을 내가 부리는 종으로 오해하는 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성령은 예수를 증거하려고, 변호하려고 오신 분입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30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