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3-01-15 11:31:48 ]
성령 역사는 성령의 은사와 열매로 나타납니다. 성령의 은사에는 지혜의 말씀, 지식의 말씀, 믿음, 병 고치는 은사, 능력 행함, 예언함, 영들 분별함, 방언, 방언 통역 이렇게 아홉 가지가 있습니다(고전12:8~11). 성령의 열매는 사랑, 희락, 화평, 오래 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로 역시 아홉 가지가 있습니다(갈5:22~23).
그런데 성령의 은사 아홉 가지는 한 분이신 성령에게서 나옵니다. 한 성령의 뜻대로 각 사람에게 나눠 주십니다. 이미 한 성령 안에 모든 은사가 다 들어 있습니다. 다만 그 은사가 얼마나 나타나느냐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성령의 열매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언제든지 열매 맺고 싶다고 맺어집니까? 다 때가 되어서 뿌리가 줄기로, 가지로 진액을 공급해 주어야 열매가 열리지 않습니까?
성령의 열매도, 마치 봄이 되어 나무에 새싹이 돋아나서 열매 맺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나무를 억지로 싹 나게 하고 꽃 피게 할 수 없습니다. 오직 때가 돼야 자연스럽게 나무에서 싹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습니다.
예수께서도 성령을 받으면 ‘내 증인이 되리라’고 가능성을 열어두고 말했지, ‘내 증인이 되라’고 명령조로 말하지 않으셨습니다(행1:8). 성령을 받으면 예수 증인이 자연스럽게 된다는 말이지, 억지로 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성령의 은사나 열매도 그와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열매를 맺으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성령이 충만하면 열매가 자연스럽게 나타난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성령을 받은 이후에도 이런저런 은사들을 각각 따로 받아야 할 줄로 오해합니다. 열매도 내가 애써 노력해야 맺는다고 생각합니다. 성령을 받았다면 이미 그 성령 속에 은사와 열매가 들어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내게서 나타나게 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성령을 내 안에서 최대한 우대하며 모셔야 합니다. 그분이 마음껏 나를 통해 일하실 수 있게 해드려야 합니다. 나무에서 진액이 가지를 거쳐 제한 없이 공급되게 해야 합니다. 우리가 집을 사면, 공사해서 내 마음에 맞게 고치고, 가구도 새로 사서 집안을 꾸밉니다. 내 소유이기에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이같이 우리가 성령을 받는 순간부터 나는 성령의 것이요, 성령의 집입니다. 이제부터 하나님께서 관여하시는 공적 신분이 됩니다. 그런데 여전히 내 것이라고 주장하고 내 마음대로 산다면, 성령의 역사와 능력과 특성과 생각이 내게서 나타나지 못하게 거역하고 무시하는 행위입니다.
신앙생활의 성공 여부는 성령께 얼마나 복종하느냐에 달렸습니다. 항상 ‘내 안에 그분이 계시다. 내 입으로 말하는 것도, 내 눈으로 보고 판단하는 것도, 내 귀로 듣고 생각하는 것도 그분이 흡족해하셔야 한다’고 다짐하며 전권을 성령께 맡겨야 합니다. 그리고 성령이 보시는 눈으로, 성령이 원하시는 행동대로 그분을 드러내고 나타내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 안에 성령의 일하심이 은사와 열매로 드러납니다.
성령 충만함을 받았다고 해서 내 안에 있는 죄의 근성 자체가 하루아침에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타고난 성품과 기질이 바뀌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예수를 믿지만 인격적으로 성숙하지 못해, 교회 내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예가 잦습니다.
예수를 믿고 ‘거듭난다’는 것은 인간의 실체가 완전히 변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신분이 변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죄인이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그 이후로 우리는 끊임없이 성령 충만을 유지하며 성령의 은사로, 성령의 열매로 나를 완전히 바꾸어 나가야 합니다. 거듭난 이후 이 과정을 ‘성화(聖化)’라고 하며, 이 성화를 궁극적으로 이루는 분이 바로 성령이십니다.
/장항진 목사(도서출판국장)
위 글은 교회신문 <321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