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전쟁이 벌어지는 이 세상에서 악한 영은 우리를 어떻게 해서든 패배시키려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예수 그리스도로 승리한 자입니다.

성경은 “대저 하나님께로서 난 자마다 세상을 이기느니라 세상을 이긴 이김은 이것이니 우리의 믿음이니라”(요일5:4)고 말씀했습니다. 누구도 우리를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며, 그 사랑으로 넉넉히 이기리라고 말씀합니다(롬8:35-39). 우리는 이 믿음을 가지고 세상을 이기며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의 믿음이 굳건해질수록 악한 사단, 마귀, 귀신 역사도 점점 더 교묘한 방법으로 우리를 미혹합니다. 이제는 복음을 정면으로 가로막는 방법보다는 세상 문명을 이용하려 합니다. 사람들은 문명이 발달하면 할수록 그 속에서 편히 쉬려 합니다.

시대마다 구미에 맞는 다양한 세속 문화를 즐비하게 마련해 놓고 복음을 듣지 못하게 눈과 귀를 가리거나, 믿는 자들을 타락시켜 세상으로 끌고 갑니다. 그러니 무엇이 진리인지, 무엇이 세속적인지 분별하기가 점점 더 어렵습니다. 우리는 무엇보다 하나님을 대적하는 모든 인본주의적인 요소와 싸워 이겨야 합니다.

사도 바울이 살던 시대도 헬라문화가 절정을 이뤘습니다. 그 당시 바울은 바리새인 중의 바리새인이요, 하나님의 율법을 아는 일에 뛰어난 선생이었습니다. 또한 지적으로도 뛰어난 자였습니다. 당대 최고 학자인 가말리엘의 몇 안 되는 문하생 중 한 명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바울이 예수 믿는 자들을 잡아 죽이려고 다메섹으로 가던 중에 예수를 만난 후로는, 그 모든 세상 배경, 문벌, 지식이 쓸모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바울 자신이 알던 모든 지식을 해로운 것으로 여겼고, 더 나아가 배설물로 여겼습니다(빌3:8~9). 전에는 바울도 이런 것들을 의지하고 유익하다고 생각했으나, 알고 보니 해로운 것이었으며 오히려 이제는 그것들이 그리스도와 자기 사이를 가로막는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말입니다.

사도 바울이 무엇보다 철저히 경계한 점은 생명의 말씀인 복음이 당시 팽배하던 철학사상에 의해 개념화, 추상화, 이론화, 지식화되는 것이었습니다. 그 일이 얼마나 위험한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누가 철학과 헛된 속임수로 너희를 노략할까 주의하라”(골2:8) “말의 지혜로 아니함은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헛되지 않게 하려 함이라”(고전1:17). 이 같은 바울의 고백 속에서 우리는 그가 얼마나 철학사상을 경계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오늘날은 어느 때보다 인본주의 학문이 넘쳐 나는 시대입니다. 인터넷이 등장하여 엄청난 분량의 지식을 손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이런 지식이 여전히 하나님 말씀을 대적하고 파괴하는 데 쓰이고 있습니다.
 
특히 엄청나게 다양한 정보가 무료로 제공되다 보니, 이제는 절대적인 덕목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상대적이 되었습니다. 다수 의견뿐 아니라 소수 의견까지도 상대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해 줍니다. 모두 자기 멋대로 살아도 되는 줄 아는 시대입니다. 그러다 보니 하나님 말씀조차 절대적인 가치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습니다. 다양한 학문적 해석을 앞세워 육신이 좋을 대로 받아들입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도덕적, 윤리적으로 용납되지 않던 일들이 이제는 당연한 가치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성경 말씀에 근거하여 절대적인 진리를 외치는 사람들을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 소통이 안 되는 사람으로 취급합니다. 한마디로 절대 진리가 사라져 가는 시대입니다.

사도 바울이 모든 이론을 파하며 하나님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요소를 다 파하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케 했듯, 우리도 그렇게 해서 영적 전쟁에서 승리해야 합니다(고후10:5).


/장항진 목사(도서출판국장)

위 글은 교회신문 <35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