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5-04-23 11:43:20 ]
예수께서는 우리에게 남을 비판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 너희의 비판하는 그 비판으로 너희가 비판을 받을 것이요 너희의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가 헤아림을 받을 것이니라”(마7:1~2).
다른 사람의 언행이 내 기준에 비추어 문제가 있어 보이더라도 일단은 함부로 판단하거나 비판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 말씀을 순종하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칭찬하는 데는 아주 인색하면서 남을 비판하고 험담하는 일은 얼마나 쉽게 하는지 모릅니다. 우리는 모이기만 하면 남을 판단하고 비판하고 정죄하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비판’ 혹은 ‘판단’의 원어는 정죄, 심판, 재판, 송사, 판결로 다양하게 번역됩니다. 따라서 ‘판단’이라는 말이 단순히 ‘사물을 인식해서 논리나 기준에 따라 판정을 내리는 것’만이 아니라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는 점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것이 결국은 죄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간의 육신은 잘 변화되지 않는 속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육신의 속성대로 머릿속에 부정적인 생각이 순간순간 떠오르는 것을 막을 수 없습니다. 문제는 그 생각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입니다. 육신의 생각은 사망이라고 했습니다.
“육신의 생각은 사망이요 영의 생각은 생명과 평안이니라”(롬8:6).
사망의 생각을 품고 그 생각이 이끄는 대로 죄의 길을 따라갈 것인지, 아니면 하나님 말씀에 비추어 부정적인 생각이 자리 잡지 못하도록 단호하게 끊을 것인지 빨리 결정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을 부정적인 생각으로 계속 보면 우선 그 사람을 대하는 자신의 태도에 영향이 미칩니다. 그뿐만 아니라 언젠가는 반드시 그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말해 여러 사람에게 해악을 끼칩니다. 또 부정적인 생각들은 사실보다 과장되고 왜곡되기 마련입니다. 험담을 들은 사람들에게는 더 나쁜 선입관이 자리 잡습니다.
결과적으로 성도 간 온전한 화목을 깨뜨리는 것은 물론, 악한 마귀역사가 틈타 서로 이간하게 하므로 성도 간에 걷잡을 수 없는 분쟁거리로 확산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남을 비판하거나 판단하지 말아야 할 첫째 이유는 예수께서 명령하셨기 때문입니다.
“비판치 말라 그리하면 너희가 비판을 받지 않을 것이요 정죄하지 말라 그리하면 너희가 정죄를 받지 않을 것이요 용서하라 그리하면 너희가 용서를 받을 것이요”(눅6:37).
예수께서 내린 명령은 반드시 지켜야 할 계명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이유가 있든 계명이라는 사실만으로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또 우리가 남을 비판할 수 없는 이유는 “아버지께서 아무도 심판하지 아니하시고 심판을 다 아들에게 맡기셨으니”(요5:22)라는 말씀대로 심판할 권세가 오직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에게만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하나님처럼 전지하지 않기에 다른 사람을 제대로 판단할 만큼 그 사람을 알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남을 비판하고 정죄하는 자는 주님의 권한을 월권하는 죄를 범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또 영적으로 볼 때 사람이 잘못하는 실제 원인은 그 사람을 미혹하는 악한 영에게 있습니다. 그 사람도 악한 영에게 속았을 뿐입니다. 따라서 그 자신도 피해자요, 회개하여 하나님의 긍휼을 입어야 할 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나름대로 쓰십니다. 인간이 보기에 아무리 가망 없어 보이는 사람도 정직하게 회개하기만 하면 하나님께서 얼마든지 바꾸실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하나님의 심정으로 남이 잘하는 점에 주목하면서 입을 다물어야 합니다.
/장항진 목사(도서출판국장)
위 글은 교회신문 <431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