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곤 목사의 평신도신학<29>] 창조는 오랜 기간에 이루어진 작품

등록날짜 [ 2011-08-23 11:27:21 ]

창세기 1장은 세상을 창조하는 데에는 ‘엿새(six days)’가 걸렸다고 한다. 어떤 기독교인들은 이 여섯 날을 24시간인 날로 해석한다. 그러므로 지구 나이는 약 일만 년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오랜 지구 견해를 따르면, 창세기 1장에서 나오는 ‘날(day, 히브리어 ‘욤’)’이라는 단어는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시대(age)’를 실제로 의미한다. 그러므로 세상은 아주 오랜 기간에 창조되었다는 것이다. 이 견해는 성경뿐만 아니라 과학과도 일관성이 있다. 이제 다음에 소개할 네 가지 설명으로 오랜 지구 견해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첫째, 히브리 단어 ‘욤(day, 날)’은 24시간을 의미하지만, 종종 시대(age)를 의미하기도 한다. ‘욤(day, 날)’이 시대를 의미하는 가장 중요한 예는 바로 창세기에서 찾을 수 있다. 창세기 1장에서 여섯 ‘날’ 동안 이뤄진 창조를 설명한 이후 바로 창세기 2장에서는 더 자세하게 인간 창조를 소개하고 있다.

“여호와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신 ‘때(욤, age)’에...”(창2:4). 창세기는 분명히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시는 동안 ‘어느 정도 기간’ 또는 ‘시대(때)’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만약 ‘욤’이라는 히브리 단어가 창세기 2장에서 어떤 시대를 가리키는 것이라면 창세기 1장에서 ‘욤’이 꼭 문자적 24시간이라고만 주장하는 것은 근거 없는 소리가 된다.

이사야서에도 “그 날(‘욤,’ 때)에 여호와의 싹이 아름답고 영화로울 것이요 그 땅의 소산은 이스라엘의 피난한 자를 위하여 영화롭고 아름다울 것이며”(사4:2)라고 말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 구절이 천년왕국 즉, 지구상에 도래할 미래 일천 년 평화시대를 가리킨다고 말한다. 또 다른 사람들은 이 구절이 지구상 하나님 왕국의 마지막 성취를 가리킨다고 말한다. 어느 방법이든지 ‘날(욤)’은 명확하게 어떤 오랜 기간을 의미하는 것이다.

둘째로, 창세기 1장 ‘날(욤)’들을 24시간으로 해석하는 것은 창세기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준다. 한 가지 예로, 창세기 1장에서 해는 넷째 날까지 나타나지 않는다. 이러한 사실은 넷째 날 이전 날들의 ‘아침’과 ‘저녁’이 해가 뜨고 지는 것으로 정의되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암시한다. 더 중요한 것은 적어도 여섯 날 중 두 날은 24시간에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을 포함하고 있다. 셋째 날에 하나님은 “땅은 풀과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과목을 내라”(창1:11)고 말씀하신다. 그래서 “땅이 풀과 각기 종류대로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게 되었다”(창1:12). 식물이 자라는 과정은 일반적인 24시간, 즉 하루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창조 여섯 째 날 하나님이 아담으로 하여금 모든 짐승에게 각각 그 이름을 짓게 시키셨다는 점이다(창2:18~20). 아담의 이름 짓기는 마구잡이식으로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동물 이름 짓는 과정은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부분이고 아담에게 많은 시간을 소요케 하는 일이었을 것이다. 대략 동물이 1만2000종 있다고 가정하자. 어떠한 활동도 없이 잠도 자지 않고 지금은 멸종한 동물들을 뺄지라도 포유동물만 이름 짓는 데도 아담은 40여 일 이상이 걸렸을 것이다.

셋째, 성경 여러 부분에서는 하나님의 ‘날’이 우리 인간의 ‘날’과 같이 계산되지 않는다고 가르친다. 예를 들자면, 시편 90편이 말하기를 “주의 목전에는 천 년이 지나간 어제 같으며 밤의 한 경점 같을 뿐이니이다(4절)” 하고 말한다. 이러한 주제는 베드로도 인용하였다.

“사랑하는 자들아 주께는 하루가 천 년 같고 천 년이 하루 같은 이 한 가지를 잊지 말라(벧후 3:8).” 이러한 가르침은 우리에게 창세기 1장 ‘날’의 문자적 이해에 대한 주의 깊은 해석을 요구한다. 같은 선상에서 히브리서 4장은 우리는 여전히 주님이 창조 후 안식하신 일곱 번째 날에 거하고 있다고 가르친다.

“제 칠일에 관하여는 어디 이렇게 일렀으되 하나님은 제 칠일에 그의 모든 일을 쉬셨다 하였으며 또 다시 거기 저희가 내 안식에 들어오지 못하리라 하였으니... 그런즉 안식할 때가 하나님의 백성에게 남아 있도다 이미 그의 안식에 들어간 자는 하나님이 자기 일을 쉬심과 같이 자기 일을 쉬느니라 그러므로 우리가 저 안식에 들어가기를 힘쓸지니 이는 누구든지 저 순종치 아니하는 본에 빠지지 않게 하려 함이라(히4:4~5;9~11).”

이 본문은 하나님께서 여섯째 날 창조 일을 마치시고 여전히 안식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은연중에 암시한다. 구약 이스라엘 백성이 그랬던 것처럼 사람이 하나님의 뜻에 불순종하지만 않는다면 하나님의 안식에 들어갈 수가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안식하셨던 일곱째 날이 모든 인간의 역사를 뒤덮고 있다는 사실은 현재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는 안식 전 창조의 여섯 날 또한 아주 긴 기간이었다는 사실을 결론지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수많은 구절들이 지구가 아주 오래 되었다고 가르치고 있다. 하박국은 “영원한 산”과 “무궁한 작은 산”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합 3:6). 미가서에서의 우리말 “땅의 견고한 지대”는 ‘오랫동안 지속된 지대’이라는 의미의 히브리어로부터 번역되어진 것이다(미 6:2). 이렇게 지구가 오래 되었다는 사실은 지구의 나이가 단지 몇 천 년이라는 견해보다 수십 억 년이라는 견해와 더 조화를 이룬다. 이러한 사실은 지구 나이가 아주 오래되었다는 것을 믿는 것이 세속적이거나 불경하다고 하는 것과 전혀 상관없음을 말한다. <계속>

위 글은 교회신문 <25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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