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드림’을 기억하는가? 그 때 그 시절, 우리의 모습과 너무도 닮은 사람들이 지금 우리 곁에 있다. 바로 ‘코리안 드림’을 좇아 머나먼 타국, 한국에 찾아온 외국인 노동자들. 이들의 수는 날로 늘어나 이제는 우리나라 인구의 1%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중 약 30만 명이 불법체류자다. 외국인 불법체류에 따른 문제들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자 정부는 외국인 고용문제의 투명성을 기하기 위해 2003년 10월31일까지 고용허가제 도입을 위한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의 합법화 자진신고기간을 설정했다. 새 법령에 따라 4년 미만의 체류자는 2년간의 체류연장을 허가해주지만, 4년 이상 체류자는 모두 불법체류자로 간주되어 강제 출국된다. 불법 체류자가 된 이들 중에는 본국에서 평생을 벌어야 모을 수 있는 거금을 브로커들에게 지불하고 온 경우가 많아서 사정이 절박하다. 하루하루를 불안에 떨며 보내고 있는 이들 외국인들을 청년회 해외선교국은 어떻게 섬기고 있을까?
새벽마다 외국인들을 위해 눈물 흘리며 기도와 심방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하는 해외선교국 아프리카실(실장 권태진) 실원들은 지난 11월24일(토) 아프리카실 소속 외국인들이 근무하고 있는 남양주시 용정리에 위치한 ‘삼원섬유’로 향했다. 오후 6시30분에 교회를 출발하여 한적한 시골 마을 뒷산 언저리에 아담하게 위치한 공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9시. 나이지리아인 폴리뉴스, 킹슬리, 벤, 조우이가 반갑게 맞아 주었다. 공장 한 쪽 숙소에서 심방예배를 드리며 함께 찬양하고 하나님 말씀을 나누는 가운데 외국인들은 “고향집에 온 것 같은 포근한 마음이 든다”며 어린아이처럼 기뻐했다. 이들은 모두 한국에 온 지 2-3년밖에 안 되어 이번 고용허가제에 합법화 신고를 마쳤다. 그러나 고용허가제가 시행되기 전에는 불법 체류자였던 폴리뉴스는 당시 근무했던 공장에서 아직도 월급을 못 받고 있다고 호소했고 권태진 실장이 전 고용주에게 연락을 취해 내년 1월에 월급전액을 지불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자 매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렇다. 머나먼 나라, 말도 잘 통하지 않는 타지에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하나님의 사랑과 그 사랑을 피부로 느끼게 해 줄 수 있는 섬김의 손길인 것을 새삼 확인하는 자리였다.
현재 우리교회에 출석하는 외국인 지체들은 대부분 4년 미만으로 체류기간이 연장되었다. 그러나 4년 이상 된 5-6명은 본국으로 돌아갔으며, 3-4명이 교회에 출석을 않고 연락마저 두절된 상태다. 심리적으로 위축된 외국인들이 외출도 삼가며 지내는 상황이라 이들의 예배 참석율이 줄고 전도도 쉽지 않은 어려운 때이지만 해선국 지체들은 오산리, 의정부, 김포, 안산 등 먼 곳에 있는 외국인들을 자주 심방하여 예배와 찬양과 기도로써 그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하나님의 사랑으로 다가가고 있다. 또한 외국인들이 언어 소통이 되지 않아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그들의 생활을 자주 살피는 동시에, 매주일 외국인 예배 후 한국어 강좌를 개설, 의료, 법률문제의 상담 등 현실적 필요를 채워 주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노력만으로는 이 방대한 사역을 감당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곧 새 성전이 완공되고 살아 약동하는 생명과 능력의 말씀을 들고 온 땅을 누비며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복음의 불꽃을 지필 선교의 시대를 목적에 둔 지금, 우리 성도들의 관심과 기도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우리는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를 돌아보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기억하며, 또한 이들을 현지인 선교사로 세우시기 위해 우리 품에 두신 하나님의 뜻을 기억하며 이들을 섬겨야 한다. 우리가 가진 것을 조금만 나누어도,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기도하여도 이 갈급한 영혼들은 사랑의 하나님을 만날 것이기에! 우리말로 마음껏 설교를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더 축복받은 사람들이기에!
위 글은 교회신문 <55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