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된 외모에 성품도 밝은 자매가 부잣집 막내 아들을 만나 결혼을 했다. 좋은 집에서 아들도 낳고 원하던 행복을 얻은 것 같았지만, 결혼은 피할 수 없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부모의 도움으로 살면서 직업을 가져 본 적이 없는 남편은 가정은 돌보지 않은 채 밖으로만 돌았다.
압력밥솥이 터져 온몸에 화상을 입고 수 없이 피부 이식 수술을 받으면서도 중풍걸린 시아버지의 대소변 수발을 10년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자매는 이미 치료가 늦었다는 간경화 판정을 받고 의식을 잃어가면서도 시아버지의 병간호를 했다. 하지만 시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남편은 이혼을 요구하였고, 죽음을 예감하고 있었던 듯 자매는 담담하게 이혼을 해주었다. 이혼 후에도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던 자매는 얼마 후 40대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 남편은 병원비는 형제들에게 부담시키고 장례식의 부조금만 챙겨갔다.
이렇게 이혼을 겪고 병으로 죽어간 자매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팠다. 마지막까지 자매를 외면한 남편을 보며 아들의 엄마, 병든 시아버지를 섬긴 며느리인데 어쩌면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일 년 후에 놀라운 소식이 들려왔다. 자매가 죽은 후 죄책감을 느낀 남편이 자매가 다니던 교회를 찾아갔고 그곳에서 양육을 받아 신학교까지 가게 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그 집안에서 처음으로 주를 믿은 자매가 하나님을 몰라서 악한 길로 가는 남편에게 끝까지 기다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갔기에, 소망이 없어 보이던 그 남편이 하나님께로 돌아오고 다른 가족도 믿음으로 인도하여 결코 헛된 죽음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하나님께서 짝지어주신 부부란 이런 것이다. 육적으로 배우자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행복을 누리지 못해도, 그 사람의 구원을 위해 내 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자매의 남편이 변화된 것처럼, 내가 죽은 후에라도 하나님께 돌아올 것을 믿고 일흔 번씩 일곱 번 용서하고 기다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할 때 어떤 사람도 어떤 어려움도 ‘나눌 수 없는 부부’로 구원의 한 몸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자료=<국민일보 ‘로뎀나무’중에서>
위 글은 교회신문 <110호> 기사입니다.